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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평점 :
어차피 내 느낌을 글로 전달하는게 쉽지않고, 잘쓰지 못하니 다듬어지지 않고 거칠더라도 [종의 기원] 첫 만남의 순간을 고스란히 남기고자 두서없이 끄적인다.
유진의 행적을 따라가다가 조금씩 그의 외침을 보고난후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심장의 펄떡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멀찍이 떨어져 관객의 눈으로 한편의 연극을 보듯 봐주겠다며 펼친 책장 이였는데, 정작 내가 글속에 빠져버렸다. 내앞에서 모든 일들이 벌어진것 마냥 섬짓하고 살 떨리는 소름이 돋는 이 느낌 얼마만인지.
토끼를 쫓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겁에 질린 여자를 뒤쫓으며 `짜릿함`에 카타르시스를 맞이하는 현재의 그. 처음부터 갖고 있었는지 아니면 조금씩 어둠에 물들어갔는지 아직도 그를 모르겠다. 오해를 남긴채 어설프게 묻어버린 일이 잘못된건지, 사랑을 갈구하는 목마름탓인가 그도 아니면 겉돌기만 했던 대화부족?
찰라의 순간 잠깐 맛본 비릿함에 끌려 서서히 끈을 놓아가는 그를 보면서 숨이 탁 막히기를 몇번 그가 멈추기를 더이상 중독되지 않기를 바랬다. 그 자체가 `악`이 되어버린 순간조차 환상이기를...
이 정도의 악의를 갖고 있는 이들의 내면은 정말 그릴수없는 복잡한 미로 같은걸까?
날카로운 그림을 그린 어린시절 유진처럼 조금씩 문제를 안고 있는 아이들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 TV 프로가 생각난다. 결국, 사랑과 관심이 정답이라는 식이였는데...
그러나, 아이와는 또 다르게 성인이 되어버린 이들에겐 <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라는 속담도 떠오른다. 결국 빛과 그림자를 택하는 것은 나 자신일텐데.
세상에 너무 많은 이들이 `사이코패스` `분노조절장애` 라는 이름을 갖고있다. 이제는 네 탓, 당신들 탓 , 세상 탓만해서는 답이 없지않나. 사회의 관심과 배려 속에는 내가 베풀어야 할것들도 포함되지않나.
이런 글을 `나`가 되어 풀어나간 정유정 작가는 지금 안녕하신지 정말 궁금하다.
나는 편안히 앉아 읽기만 했는데, 오랜만에 후유증으로 물먹은 솜이 되어 온몸에 힘이 쭉 빠져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듯 이리도 멍하고 무거운데.
휴...내속에 움트고 있는 시끄러운 내가 튀어나오기 전에 좋은 일만 생각해야지... 무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