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굴레 - 경성탐정록 두 번째 이야기 경성탐정록 2
한동진 지음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피의 굴레

한동진 지음

북홀릭

 

<외과의>

전작인 <경성탐정록>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주인공 이름을 셜록 홈즈에서 따와 설홍주와 왕도손이라고 설정했다고 하니까, 초등학생인 막내가 진부한 설정이라고 비난한다. 그래도 사건 전개나 추리법은 진부하지 않거든~

첫 단편은 <외과의> 경성에서 안과 전문의 과정 중인 국수주의자 이와테는 기생 향월이와 연애를 즐기다, 집안 좋은 나카무라 후미코와 약혼이 진행되면서 코카인 1.5g으로 향월이를 살해하고, 의학적인 방법으로 체액을 모두 제거한 후, 사체를 토막내어 유기한다. 그러나 베르티용의 신체측정법을 인용한 명탐정 설홍주에 의해 덜미를 잡힌다.

1932년 3월 일본 동경 타마노이에서 일어난 토막 살인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 온 것 같다.

  

<안개 낀 거리>

셜록 홈즈 역할의 설홍주, 왓슨 역할의 중국인 한의사 왕도손, 레스트레이드 경부 역할의 레이시치 경부, 허드슨 부인 역할의 허도순 부인까지~

별명이 '신타로' 인 신의택이 살해된 신타로 사건을 파헤치는 설홍주. 서른 아홉의 투기꾼으로 시작해 미두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명성 증권을 세워가며 승승장구해 벼락 부자가 된 인물이다. 그러나 떼돈은 벌었지만, 인품도 모자라고, 여자관계는 지저분하고, 금전관계는 더 지저분하고, 인간관계는 끝장인 인물이다.

명치정(명동)의 괴물 무라사키 신이치 회장이나, 금성 미두 취인소의 김동훈 사장, 명성 증권 부사장 이택균까지도 신타로를 제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원한을 산 모든 사람들이 현장부재증명(알리바이)를 갖고 있어서 사건이 미궁에 빠진 상태이다.

그러나 설홍주는 야쿠자를 통해 망치로 사람 잡는 전문가를 찾으라는 힌트를 얻어, 신타로의 배경을 파헤치고, 신타로가 도한(백정)의 자식이라 호적에 빨간색으로 찍혀 있음을 떠올리며, 진주 백정들이 주도해서 만든 사회단체를 통해 신타로가 과거 혼인관계와 혼인 신고도 채 하지 못하고 아들을 낳아 삯바느질로 살림을 꾸리다, 결국 신타로의 배신으로 사망한 부인 김성숙과 그 처가집의 사연을 듣게 된다. 그러나 인간적인 설홍주, 설홍주의 사건 처리 방법을 주목하시라~


<피의 굴레>

1910년 동경에서 스물다섯 살의 조선인 허장남이 쥐약을 먹고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와세다대 이학부를 졸업한 학자. 오늘날의 뇌종양인 정체불명의 괴질로 두통과 구토, 간질 발작에 시달리며 '모루히네'에 의존해 생명을 부지할 뿐이다.

그로부터 20년 후, 친구가 썼다는 [바람]이라는 시를 전면광고로 싣겠다고 찾아온 명수관의 김명수 사장이 변사체로 발견되고 음독자살로 추정된다.

왜 제목을 피의 굴레로 했나 했더니, 허장남이 뇌종양으로 인하여 모루히네(몰핀)을 과다 복용하는 바람에 정신착란을 일으켜, 그의 아들 신생아 뒤통수에 허상일이라는 문신을 새기게 되고, 이를 계기로 그의 아내인 서주희는 미쳐가는 허장남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생후 한 달 된 허상일을 데리고 오랫동안 그를 흠모해오던 일본인 아소 지로는 서주희와 허상일(아소 하지메)을 받아들이고 설득하여 친아들처럼 키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허장남의 친구였던 김명수가 이를 빌미로 아소 하지메에게 돈을 요구하고, 아소 하지메의 약혼녀인 임마리아는 김명수를 살해하고 자살로 위장하기에 이른 것. 허장남의 대에 일어난 살인과 다시 허상일 대에 일어난 살인... 세대를 잇는 피의 굴레가 아니겠는가?

 

<날개 없는 추락>

한동진의 두 번째 추리 단편집 <피의 굴레>의 마지막 이야기. 본명은 '백청만'이고 '사이고 시로'라는 변절한 조선인이 옹벽에서 떨어져 죽은 사채로 발견된다. 이를 부검한 손다익 박사는 백청만을 발견하고 신고한 현준건을 구하기 위해 설홍주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손다익 박사의 백부는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며, 용의자로 몰린 현준건 역시 비적단으로 활약한 아버지를 두고 있다.

설홍주는 사건 현장을 돌아보고, 백청만이 옹벽 위에서 떨어져 죽은 것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현준건이 아닌, 주변 인물을 탐색한다. 그리고 백청만을 찾아와 난동을 부린 '하시모토'라는 유도 선수를 찾아내고 이들 무리가 일본의 유명한 '사이고 시로'와 이름이 같은 백청만(=사이고 시로)를 모른다고 잡아떼자 이를 수상히 여기고, 파헤쳐서 결국 사건을 종결 짓는다.

2015.4.21.(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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