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유키 쇼지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유키 쇼지 지음

검은숲

 

완전히 출판사 이름만 보고 선택한 일본 소설이다. 일본 스파이 소설의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는 유키 쇼지의 소설이 되겠다. 1962년, 현대 미스터리의 다양한 갈래를 재조명한다는 기치 아래 기획된 하야카와 서방의 '일본 미스터리 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이다. 이후 4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 현대 미스터리의 한 가지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작가 유키 쇼지는 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최초로 하드보일드 작풍과 스파이 장르를 도입하여
5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면서 일본 소설을 대표하는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는 중국 남부에 위치한 캄보디아와 베트남 지도를 선보이고 있듯, 일본이 아닌 남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 소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점령하고 있던 일본군이 퇴각하면서 베트남에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공백이 생겨났다. 여기에 프랑스의 입김과 자국의 독립을 바라는 세력이 서서히 충돌하면서 베트남은 내전의 기운으로 꿈틀대기 시작한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제1차 인도차이나전쟁으로 악화되는데,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는 그런 복잡한 정치 상황 하에 놓인 1961년 10월의 사이공(현 호찌민 시)을 무대로 펼쳐진다. 그러나 벌써 50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틀에 얽매인 미스터리의 제한된 기법에서 벗어나 등장인물에게 행동의 자유를 부여해보고 싶었던 유키 쇼지는 이러한 남베트남의 상황에 주목하고, 등장인물들을 후끈한 열기와 축축한 습기가 가득한 남베트남에서 이야기를 펼쳐가게 한다.

갑자기 사라진 친구인 가토리 요시히코의 후임으로 사이공에 다시 돌아온 사카모토는 가토리의 아내인 유키코와 불같은 사랑을 나누는 불륜 관계이다. 어쩌면 이 두 사람은 가토리를 배신하고 있다는 동질감을 만끽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가토리가 사라졌다는 것은 두 사람이 편하게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을 이어주던 연결고리도 같이 사라졌다는 생각을 하기에  사카모토는 그저 사라진 동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가토리를 찾아내는 것이 어쩌면 삶의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사이공 일본인 단체 간사로 일하는 합동통신 기자 모리가키 세이스케에게서 다른 뭔가를 감지한 사카모토는 가토리의 행방을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가토리의 현지 처인 리엔과의 만남, 리엔을 주선한 남, 가토리의 마지막 모습을 본 훈, 그리고 모리가키가 마련해준 아파트에서 베트남인의 소극적인 모습이 아닌 유난히 친절하게 다가오는 초와 득….

사카모토는 스파이와 이중스파이 관계를 알아가면서 사건은 색다른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스파이를 소재로 다룬 소설은 읽어본 기억이 없는데,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 주어서 좋았다.

2015.1.24.(토)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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