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김소월 전집
오하근 / 집문당 / 1995년 4월
평점 :
품절


원본 김소월 전집
오하근 엮음
집문당

김소월 시집이나 전집의 발표 당시에 오류가 교정되지 않은 것과 현행표기법으로 고치면서 잘못된 것이나 오독으로 파생된 잘못, 동일작품이 다른 작품으로 둔갑한 것과 소월의 작품이 아닌데 소월의 작품으로 오해된 것 등을 면밀하게 검토를 하여 모두 바로잡았다고 한다.

안서 김억의 오산학교 시절 제자로 1920년 「낭인의 봄」, 「그리워」등을 발표하면서 시인이 된 김소월(1902~1934)은 한국의 전통적인 한을 노래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짙은 향토성을 전통적인 서정으로 노래한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그의 시집을 문학평론가인 오하근이 새롭게 엮은 것이다.

그 중에서 몇 편을 골라 집중적으로 감상해 보았다.

19. <못잊어> 55쪽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을리라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한긋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97. <길> 144쪽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공주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방언을 쓰면서 모더니즘을 발전적으로 수용한 시를 쓴다는 백석(본명은 백기행,1912~1996)의 시 <고향>이라는 제목의 시와 함께 감상하여 보는 것도 좋은 시 감상법일 것이라 추천한다.

99. <가는 길> 148쪽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이 시의 두 화자(話者:말하는 사람)는 같은 사람일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요?
내 생각에는 이 시의 화자는 이별을 후회하고 이별한 상대방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다. 넓게 보면 같다. 하지만 <못잊어>의 화자는 이별한지 별로 오래 되지 않고 잊기를 결심하지 못한 사람이고, <가는 길>의 화자는 이미 잊기로 결심한 것 같아 보인다.

2014.12.21.(일) 이은우(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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