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죽음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창백한 죽음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사라진 소녀들>의 작가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또 다른 장편소설로서 심리 스릴러이다. 이번 소설은 전작보다 더 집요해지고 강력해졌다고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한 18세 소녀 다니엘라 게르슈타인의 실종을 조사하던 탐정 알렉산더 자이츠와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낯선 남자에게 납치된 여인인 미리암 징거의 사건을 담당한 탄야 실트크네히트,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가정주부인 니콜라, 근무 중 사이코패스를 사살한 충격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여자 경찰관인 아누슈카 로스베르크 형사와 그의 애인이자 동료인 넬레 카르민터는 이 사건을 조사하다가 한 접점에서 모이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수사 과정에서 숲 속 외딴 돼지 축사에서 하얗게 변해 죽어 있는 여성을 찾게 된다.
전작 <사라진 소녀들>에서 시각장애인 소녀의 실종 사건을 시작으로 인간의 사악한 본능과 그에 맞서는 어린 소녀의 생존 본능이 서늘히 대치하며 섬뜩한 서스펜스를 자아냈다면, 이번 <창백한 죽음>은 한 여성이 하얗게 변해 죽은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양의 탈을 쓴 늑대이자 잔혹한 천재 '소시오패스'의 실체를 생생히 추적하며 수사하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려냈다.
'당신 옆의 25명 중에서 1명은 소시오패스일 수 있다...!'라는 불편한 진실 앞에,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고 믿고 싶지 않지만, 슈테른베르크 박사를 통해서 설득력있게 설파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믿어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또하나 거북한 점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넬레 카르민터와 그녀의 연인인 아누슈카 로스베르크 형사의 동성 연애를 대놓고 아무렇지도 않은 시선으로 살아간다는 점과 전직 경찰이자 현재 탐정으로 활약하는 알렉산더 자이츠에게는 열세 살이 어린 고작 스무 살의 외르디스 케텔하케라는 애인이 있다는 사실이다. 개방의 차원을 넘어선 독일 사회의 성문화가 살짝 거북스러운 부분이다.
처음부터 쭈욱 니콜라의 성인 샤도프스키도 알려주지 않고, 문제의 소시오패스일 것 같은 느낌만 주면서 그저 니콜라의 남편으로만 설명을 하고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숨기면서 진행을 했기에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 찾아헤메게 만들었다. 아마도 니콜라의 남편인 토마스 샤도프스키가 호르스트 쇤이라고 추측하도록 유도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분위기나 하는 일이 너무 달라서 니콜라의 남편이 호르스트 쇤일거라고는 생각하기는 좀 힘든 점이라 하겠다. 그러나 도대체 누가 진범으로 툭 튀어나올까? 하는 의문을 품은 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야만 했고, 그러면서도 사실 이 문제의 소시오패스가 공범이 있을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여기에서 제일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은 니콜라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녀의 일생 자체가 비극이고 비참하다고 하겠다.
하얀 눈과 붉은 선혈 속에서 무참히 짓밟히며 하나둘 늘어만 가는 희생자들과 수사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범인, 불안과 두통에 시달리며 끈질기게 사건을 좇는 여형사의 추격전과 어두운 비밀을 간직한 사립 탐정의 쫓고 쫓기는 심리 게임, 그리고 살기 위해 처절하고 절박한 사투를 벌이는 강인한 한 여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2014.8.14.(목)  두뽀사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