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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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 지음

네오픽션

 

웹툰 <통>의 원작소설이다. 모처럼 등장하는 인물 이름에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지 않아도 되는 국내 작가의 소설이라 반가웠다. 아무래도 일본 소설이나 유럽 소설, 미국 소설 들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헷갈려서 늘 밑줄을 긋거나, 메모지에 따로 적어가며 읽지 않으면, 누가 누구인지, 이 사람이 누구인지 도통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정우, 윤정현, 김인범 등등 굳이 이름을 외우지 않아도, 밑줄을 긋지 않아도 읽어가는데 불편하지 않아서 좋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를 알아가는 부산 주먹의 전설 이정우의 파란만장한 서울 진출기를 그린 소설이다. 작가 오영석(필명 민)은 유니텔 초창기부터 장르소설 쪽에서 '미나'라는 이름으로 활발히 활동한 작가로, 만화스토리 작가로서도 10여 년간 활동하며 다양한 장르의 만화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웹툰도 그리 좋아하지 않고해서 이런 웹툰이 있었는지 조차 전혀 모르고 살아온 나에게 웹툰이, 그것도 남자들 주먹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진다.
'남자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라고 하지만, 남자의 진면목을 별로 알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지난 주 영화 <신의 한수>에서 시작해서, <군도 : 민란의 시대>와 이 소설 <통>까지 남자, 주먹, 칼, 피 등이 넘치는 세계를 계속해서 접하고 있다. 웹툰을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다소 과장이 심하고 찌르고 베고 쏘고... 피 흘리고, 죽이는 일이 다반사이니 끔찍하다고 해야하나? ㅠㅠ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실날같은 러브 스토리도 만날 수는 있지만 말이다. 이제 박유천의 <해무>도 찾아가서 봐야하는데~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이 있다. 무언가를 뿜어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던…. 그리고 언젠가는 지나가기 마련인 시절 말이다. 정작 나 자신은 그런 순간을 그저 조용히 평범하게 지낸 탓인지, 학창시절 좀 놀던 친구들과는 이야기도 잘 나눠보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청춘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먼, 그저 소설 속에나 등장하는 일인 것 같이 낯설기만 하다. 이 소설 속 주인공, 이정우도 가장 격하고 뜨거운 시절 한가운데 놓인 고등학교 학년의 학생이다. 그러나 평범하지만은 않은, 부산 주먹의 전설이며 '통'으로 살아온 이정우가 서울의 동진고로 전학을 오며 소설은 시작된다.
서울에서는 조용히 살기 원했지만 그건 이정우의 삶이 아니다. 학교 내외 일진들과의 대결에서 극강의 실력을 뽐낸 이정우는 단시간에 그 지역을 평정하게 된다. 그 후 일대 조직폭력배들은 '통' 이정우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통'이지만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은 이정우의 삶도 이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동진고에서 처음 만난 같은 반의 윤정현, 그리고 우연하게 만나게 된 교생 윤정임, 이 두 사람의 이름이 비슷해서 처음에는 둘이 남매인 줄로 생각했다. 하고 많은 이름 중에서 이정우에게 제일 중요한 두 사람의 이름을 이토록 비슷하게 설정해 놓았는지 모르겠다.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가족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청춘들이 심하게 다치고 심지어 죽기까지 하는데도 죽음에 이르지 않고는 그 가족을 전혀 볼 수 없다는 점이 의아할 뿐이다.

2014.7.28.(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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