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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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검은숲

 

절대로 국내 아이돌 그룹 '비스트'를 연상시키지 마라! 그렇게 훈훈하고, 멋진 내용이 아니다. 끔찍하다고 해야할까? 비스트라는 단어에서 연상할 수 있는 나쁜 의미를 다 동원해야 할 것이다.

이 소설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안데슈 루슬룬드와 버리에 헬스트럼의 두 콤비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데뷔작 <비스트>로 북유럽 최고의 장르문학에 수여하는 글래스키 상을 수상했고, 10세가 되기 전 세 차례 성폭행을 당하고 범죄의 길로 빠져 전과자가 된 헬스트럼과 스웨덴 공영방송 사회부 기자로 활약하면서 시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루슬룬드 두 사람의 공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가의 이력도 범상치 않지만, 내용 또한 너무 강렬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혼남 프레드리크 스테판손은 어린 시절 불행했던 가정, 즉 아버지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기차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한 형에 대한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살아가면서, 이 불행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 유달리 외동딸 마리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4년 전에 마리아와 이다라는 아홉 살 소녀들을 강간하고 비참하게 살해한 연쇄성폭행범 벤트 룬드의 탈주 긴급 뉴스를 접한 프레드리크는 공황상태에 빠진다. 오후에 데려다준 마리의 어린이집 앞에서 인사까지 나눈 남자가 바로 탈주범 벤트 룬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결국 사랑하는 딸, 마리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벤트 룬드는 잡히지 않고, 여전히 속수무책인 경찰을 대신하여 정의를 실현하고자 그는 총을 들고 나서 결국 살인범이자 아동성애자 성폭행범인 벤트 룬드를 총으로 쏴 죽이는데 성공한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일말의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살인범, 그런 그를 경미한 정신질환으로 진단하여 극형을 면하게 해준 변호사, 피해자에 대한 측은지심은커녕 출세만을 생각하는 검사, 여론의 질타가 무서워 법에 어긋나는 판결을 내리는 판사. 등장인물이 너무 다양하고,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럽고, 익숙지않은 스웨덴 이름이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는 사견이다.

개인의 불행을 국가가 막아줄 수 없고 보상해주지도 못한다는 불안감과 사형제도가 없는 스웨덴의 사법적 특성상 그 어떤 흉악범도 단죄할 수 없다는 불만은, 딸을 잃은 아버지 프레드리크를 살인범으로 만들어 놓게 된다. 결국 프레드리크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의 말대로 유일한 삶의 이유인 마리가 세상에서 사라진 현실에서 그가 어떻게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겠는가......

이 두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서 다음의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자식을 지키기 위해 부모는 어떤 일까지 할 수 있을까.”
“어린 소녀와 연쇄살인범, 누구의 생명이 더 소중한가.”
“모든 이의 생명은 똑같이 존중받아야 하는가.”

결코 복지가 완벽한 나라인 스웨덴이 지상천국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지한 군중이 무섭다는 생각도 들고, 사형제도가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끔찍한가 하는 생각도 들고... 도대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광기어린 짐승에 불과한 벤트 룬드 같은 범죄자들이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섭고 회의감이 일어난다.
2013.6.19.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성범죄자들에게 칼날을 들이대고 싶은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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