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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흙의 아이 변구, 개경에 가다 - 고려 ㅣ 사계절 역사 일기 6
김남중.서성호 지음, 이영림 그림 / 사계절 / 2011년 9월
평점 :
불과 흙의 아이 변구, 개경에 가다
역사일기 06
일기글 김남중, 정보글 서성호 / 그림 이영림
사계절
역사일기 1 / 1104년 4월 8일
나는 오늘도 허리가 부러질라 땅을 경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장 마을에 살기 때문이다.
비록 나처럼 12살 밖에 되지 않은 소년이라도 특수행정구역에 사는 사람들은 뼈빠지게 일해야 한다.
도순이가 사는 윗 마을은 향 마을.
흙칠이가 사는 아랫 마을은 부곡 마을.
주성이가 사는 옆 마을은 처 마을이다.
향, 부곡, 장, 처 마을의 행정구역에 사는 농민들은 나라의 땅을 대신 경작해야 한다.
내 이름은 경한이다.
경자 돌림인데 그 이유는 우리 마을이 경작 실력이 중요한 마을이기 때문이다.
남동생 경식이 녀석은 나에 비해 너무 땅을 잘 가꾸고 일, 운동 모두 잘한다.
그래서 비교를 받는다.
내 앞에서만 본성을 드러내고 어른들 앞에서는 착한 척 한다는 것만 빼면, 게다가 우리가 땅을 경작하는 것에 대해 명령하고 감시하는 향리와 아들, 일규 녀석은 신분이 높다고 촌장님에게도 반말을 한다.
그런데 개경에서 땅 가꾸기 대회가 열린단다.
꼭 나가 보고 싶다.
역사 일기 2 / 1104년 4월 12일
겨우겨우 어르신들을 설득해서 미리 일할 몫을 다해 놓은 뒤 땅 가꾸기 대회에 나가기로 했다.
물론 경식이 녀석을 보호 겸 가는 것이지만, 기대된다.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께 절을 한 뒤 배를 타고 갔다.
개경에 닿을 때까지 며칠은 있어야 한다.
배 안에서 개경에 있는 아버지와 함께 살려고 간다는 여자 아이, 민솔이를 만나 금새 친해졌다.
경식이도 민솔이와 친해지고 싶은 듯 했지만, 민솔이는 내가 더 좋은 눈치였다.
오랜 만에 경식이보다 더 잘난 게 있으니 좋았다.
그래도 친동생 경식이와 대회에서 다투게 될 것을 생각하니 묘했다.
역사일기 3 / 1011년 4월 15일
드디어 시끌벅적한 개경에 도착했다.
대회 장소에서 대회를 기다렸다.
그런데 민솔이도 대회에 참가하는 모양이었다.
경식이는 첫 번째로 돌을 치우는 경기에서 바위에 발이 깔려 피가 나서 자진 탈락을 하고, 나느 ㄴ세 번째 호미나 낫처럼 땅을 일구는 기구를 정리하는 시합에서 제한 시간 초과로 탈락하고 말았다.
나머지 다른 사람들도 탈락했다.
결과는, 민솔이의 우승이였다!
민솔이는 많은 상금을 받았고, 소원을 이야기했다.
"저... 조금 난감하지만, 경한이와 혼인하고 싶어요."
어어억... 억? 물론 좋지만...
"경한아, 돈이 많이 있으니까 너희 아버지와 함께 여기 와서 먼저 살고, 돈이 충분해지고 나이도 차면 결혼하자, 어때?"
"나야 좋지~ 아버지께 편지 보낼께. 조금 떨떠름하지만 괜찮아, 히히."
(경식이는) " 이씨..."
-끝-
2012.4.8. (일) 이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