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 - 청년 전태일을 키워드로 한 소설가 15인의 짧은 소설
강윤화 외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

강윤화 깅경은 김남일 김도언 김종광 김하경 손홍규 윤이형 윤정모 이시백 이재웅 정도상 조해진 최용탁 한상준

삶이보이는창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과반이었던, 나는 여고시절에도 남산아래의 학교를 다니면서도, 매일 지나다니는 명동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그 뜨거운 광주사태에 대해서도, 그리고 대학을 다니면서도 학생운동에 대해서도 아무 관심도 아무런 인식도 없었다. 오죽하면, 이 책의 서평단을 글귀를 보기 전까지는 '전태일'이라면 '분신자살' 말고는 달리 딱히 아는 것이 없었다. 서평단 응모를 하기 위해, 검색을 해보고야, 전태일이, 그저 막연하게 알고 있던, 대학생 운동가가 아니고(아마 이한열, 박종철과 혼선을 빚고 있었나보다.), 나보다도 훨씬 나이도 많은 노동자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의 무지에 대해 너무 놀라웠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지금 중학생이 된 딸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더니, 고대사 보다는 오히려 근 현대사에 더 흥미를 느끼고, '전태일'에 대한 책을 읽고, 물어온 적이 있었다. "……." 로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도 그가 분신자살로 수많은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여놓은지가 40년이 흘렀다는 걸 왜 인지하지 못했는지......

'전태일'을 키워드로 하여 15인의 소설가들이 짧은 소설을 써서 모았다.

다음이 열다섯 편의 소설이다.

 1. 지금은 여행 중|강윤화|11
 2. 영희의 조건|김경은|25
 3. 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김남일|39
 4. 그건 아니야, 오빠|김도언|59
 5. 태일돌멩|김종광|73
 6. 지르 자자! 찌찌!|김하경|85
 7. 게으름뱅이 형|손홍규|109
 8. 은지들|윤이형|123
 9. 화이바|윤정모|139
10. 전태일이 밥 먹여주냐|이시백|155
11. 비명|이재웅|169
12. 어떤 순간|정도상|183
13. 서울, 기차|조해진|199
14. 배|최용탁|213
15. ……그 뒤,|한상준|227

이 책을 읽으면서도 사실, 어떤 글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책<은지들-윤이형> <비명-이재웅>도 있고, 어떤 글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는 글<게으름뱅이 형-손홍규>, <어떤 순간-정도상>도 있고, 또 어떤 글은 오랫동안 여운이 남아서, 가슴 한 저리가 시린 글<배-최용탁>도 있다. '송두율' 교수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가 없는 무지한 독자임이 부끄럽다.

특별히 어떤 글이 좋았는지는 말하기 힘들고, 대부분의 글들이 비록 짤은 소설이지만, 그 안에는 너무나도 많은 의미와 생각을 담고 있어서, 단편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왜 우리 주변에는 이토록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리 많은 건지...... 이유도 모른채, 아무런 해명도 듣지 못하고, 힘들게 분노하면서 살아가야하는 이웃이 많은 건지......

열심히 살면, 노력한 대로 댓가를 얻어야 하는 것이 인생의 이치이거늘, 왜? 가난은 반복되야 하는지......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지......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다. 15편의 짧은 소설을 통하여, 내가 얻은 생각은 세상은 참 살아가기 힘들구나. 내가 받은 해택을 참으로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나는 너무 오만하고, 무지하고, 나태하게 살아 온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을 깊게 하게 만들었다. 여러 사람들의 고통을 모른 채, 타인의 피와 땀을 인지하지 못한 채.

조금씩이라도, 세상에, 이웃에 관심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아침이다...... 늦은 밤 독서를 마치고......

2011.12.14.  두뽀사리~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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