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섬 - 박경화 장편소설
박경화 지음 / 책나무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딤섬

박경화 지음
책나무

 처음에는 표지를 보고, 혹시 여자들의 사랑, 즉 레즈비언을 소재로 한 소설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중반 정도를 읽을 때 쯤에서야, 등장인물과 그들의 성격에 대해 조금 파악이 될 정도. 그렇다고 난해한 소설은 아니고, 기초 지식이 없다고 해서 읽기 어려운 건 아니다. 나쁘지 않았다.

우선, 이 소설의 1인칭 화자인 연휘. 퍼포먼스 예술가인 연휘에게는 미혼모로 의상실을 통해 본인을 키워온 젊은 엄마가 있었다. 그러나 엄마는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엄마가 키우던 고양이 파랑이도 엄마의 죽음과 함께 잃어버린다. 그리고 연휘에게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만난 사진작가 케이(강준우)가 있다. 그리고 케이의 선배인 소용과의 삼각관계로 세사람은 갈등에 쌓인다. 서로 사랑하지만, 그 사랑도 완전하지 못하고, 서로 경계하지만, 그 경계도 완벽하지 못한......

연휘와 같은 퍼포먼스 예술을 하는 그분, 재오. 연휘의 표현으로는 그분(꼭, 그분을 진한 글씨체로 기록했다.), 재오의 연인인 전직 발레리나인 루에게는 아티로, 그리고 재오의 가족인 여동생과 같은 관계이지만, 오래된 애인인 희경(처음에는 이름없이 그저 여동생으로만 표현되어 친 여동생인 줄 알았는데, 5년 전에 같이 살게 되었으나 섹스가 원만하지 못하고, 마치 근친상간을 하는 것 같아서, 결국은 여동생이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린 관계이다.)에게는 오빠.

횡으로는 연휘  ↔  케이
          ↘↖  ↗↙
             소용

종으로는 루 ↔ 재오 ↔ 희경의 관계가 형성되며, 재오와 연휘는 퍼포먼스 예술을 하면서 연결된다.

그리고 연휘와 루는 고양이 '파랑'으로 깊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 연결관계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즉, 연휘가 말하는 '그분'이 재오라는 설명은 없다.

연휘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국제퍼포먼스아트를 다녀왔을 때, 또 다른 국내 작가가 '그분'이었고, 그리고 다음에 재오가 암스테르담을 다녀왔다는 설명만이 있을 뿐이다. 작가는 이 등장인물들의 상관관계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고양이 파랑으로 연휘와 루가 한 번 마주쳤을 뿐이다. 연휘 엄마의 고양이 파랑이 어떻게 루에게 가게 되었는 지, 그리고 파랑의 이름을 루가 알고 부르는 지도 언급이 없기 때문에... (고양이의 이름표가 목에 붙어있었나?) 

또한, 여동생인 희경이 여동생이 아니고, 희경의 과거와 그녀의 아픔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다가, 후반부에 그녀의 엄청난 비밀이 드러난다.

그리고 결말에 대한 친절한 언급도 없다. 인터넷 서점에 책소개에 나온 글을 통하자면,

내일이 불안한 청춘, 공허하고 결핍된 삶을
예술과 사랑으로 채워나가는 매혹적인 소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과 닮은 인물들
그렇기에 당신의 마음을 건드리는 소설 <딤섬>


소중한 존재의 부재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
처절한 고통과 슬픔을 담담하게 그리기에 더없이 격정적인 소설

이 설명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소설에서 그려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떠오를 뿐이다.

그런데, 분명하게 결론 내릴 수 없는 그 무엇이, 막연한 그 무엇이 나는 좋았다.
우리 인생자체가 선명하지 못한 법이니까......
2011.11.26.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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