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문학동네 동시집 7
김륭 지음, 홍성지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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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문학동네 동시집(07)
김륭 시 / 홍성지 그림
문학동네

짝꿍

겉과 속이 다르다고 놀리지마
수박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냐

수박 속살은 파랑이나 초록이었을 거야
똑, 누군가 꼭지를 따는 순간 변한 거지

가슴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랐을 거야
엉엉 밤새 울었을 거야

수박 속살이 붉은 것은
달과 오래 눈을 마췄기 때문이야
밤마다 뽀뽀도 했겠지

수박꼭지가 똑 떨어지는 순간
달이 꼬옥 껴안아 준 거야

상처받은 마음, 아픈 마음을 따뜻하게 보담아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우리 동네 구멍가게와 약국 사이를 어슬렁거리던 고양이, 쥐약을 먹었대요 쥐가 아니라 쥐약을 먹었대요 우리 아빠 구두약 먼저 먹고 뚜벅뚜벅 발소리나 내었으면 야단이라도 쳤을텐데......
 
  구멍가게 빵을 훔쳐 먹던 놈은 쥐인데 억울한 누명 둘러쓰고 쫓겨 다니던 고양이, 집도 없이 떠돌다 많이 아팠나 보아요 약국에서 팔던 감기몸살약이거나 약삭빠른 쥐가 먹다 남긴 두통약인 줄 알았나 보아요

  쓰레기통 속에 버려진 고양이, 구멍가게 꼬부랑 할머니랑 내가 헌 프라이팬에 담았어요 죽어서는 배고프지 말라고, 프라이팬을 비행접시처럼 타고 가라고 토닥토닥 이팝나무 밑에 묻어 주고 왔어요
 
고양이가 쥐약을 먹은 사소한 사건을 잘 풀어낸 것 같다.
특히 마지막 부분, 죽은 고양이를 죽어서는 배고프지 말고 비행접시처럼 타고 가라고 프라이팬에 묻어 준 부분이 인상깊었다.
 
쉿! 우리 동네 저수지의 비밀

  쉿! 우리 동네 저수지 물고기들이 잘 잡히지 않는 까닭을 아세요? 고급 승용차를 몰고 온 낚시꾼들은 미끼도 물지 않는 약삭빠른 놈들이라고 투덜투덜 불만을 터뜨리지만,

  이건 나만이 아는 비밀이에요 수돗물 한 방울이라도 아끼지 않으면 꽁꽁 꿀밤 주는 아빠 때문에 알았죠

  자린고비란 말 알죠? 아니꼬울 정도로 인색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반찬 삼아 한 번씩 쳐다보았다는 이야기

  낚시꾼들 몰래 얘들아, 하고 부르면 새처럼 수면 위로 솟구쳐 올라 안녕!반갑게 인사를 하는 우리동네 물고기들 이름은 자린고비

  날이 갈수록 더러워지는 저수지에서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탓이죠 낚시줄에 매달린 지렁이를 반찬 삼아 쳐다볼 뿐 우리 동네 물고기를은 덥석, 물지 않아요

  각시붕어야 괜찮아 가물치야 괜찮아
  쉿! 가난해도 괜찮아

자린고비와 물고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 줄이야!
낚시줄에 매달린 고기를 물지 않는 물고기를 자린고비에 비유해 정말 재미있게 표현한 것 같다.

2011.10.30. 이지우(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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