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
윤재성 지음 / 새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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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

윤재성 지음

새움

코로나19로 인하여 간소해진 명절, 그러나 시어른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듯 싶다. 이번에는 동그랑땡을 준비하려고 없는 솜씨를 한 껏 부려서 힘겹게 동그랑땡까지 부쳐 명절 상을 준비해 설날 아침 행군을 나섰다. 그렇게 온 몸에 피곤만 쌓인 채 명절 연휴가 끝나고 또 피곤에 지친 모습으로 한 주를 시작한다.

지난 2016년에 고독한 현대인의 마음속 '외로움'을 청부살해하는 회사를 그려낸 작품, 『외로움살해자』를 통하여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었던 신인작가 윤재성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이 책, 『화곡』으로 다시 찾아왔다. 검은 바탕에 도무지 알 수 없는 표지를 가진 정체모를 방화범에 의해서 사랑하는 여동생과 자신의 얼굴을 잃어버린 한 남자, 형진이 집요하게 범인을 뒤쫓는 이야기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젊은 동네 백수 형진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던 밤, 화곡(禾谷)동 원룸촌에서 수상한 사내와 마주친다. 사내는 느닷없이 형진의 얼굴에 불을 뿜고, 형진의 여동생이 있던 원룸 건물까지 송두리째 태우고는 사라진다.

흉측한 몰골이 된 채 가까스로 살아남은 형진은 경찰과 언론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누구 하나 '입에서 불을 뿜는' 방화범의 존재를 믿어주지 않는다. 결국 형진은 화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홀로 범인을 뒤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서울 시내 화재현장 어디에도 범인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다.

희대의 방화범 VS 얼굴 잃은 알코올중독자.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작열통과, 가는 곳마다 쏟아지는 혐오의 시선들은 형진을 알코올중독자, 빈털터리, 노숙자, 전과자로 전락하고 만 형진과 특종을 찾아나선 사회부 여기자 정혜의 기나긴 싸움이 이어진다. 그러나 실제로 형진이 잃어버린 것은 가족이나 집, 직업 같은 것이 아니었다. 형진은 방화범에게 인간의 자격을 빼앗긴 것이다. 8년 동안 이어진 형진의 추격은 어떻게 막을 내릴 것인지…….

결국에 밝혀진 범인의 모습은 아직도 납득이 안되는 모호하기만 할 뿐이다. 잘 모르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2020.2.15.(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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