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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웬과 함께하는 아침
헨리 나우웬 지음 / IVP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일년간은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이었다. 특히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방학은 본격적인 전력질주를 의미하였고, 해가 바뀌어 바로 지난 주까지 시험은 나의 삶에 있어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였다. 매일 아침 이른 식사를 마치고 도서관에서 커피를 마시며 성경을 읽노라면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과연 나를 위한 것인지 주님을 위한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명백한 것은 당장 나는 이 시험을 치루어야만 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불안과 걱정이 늘 나를 괴롭혔다. 매일 아침 성경을 읽으면서도 차마 기도하지 못한채 나는 나의 시험에 주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지, 나의 욕심을 위해 살면서 괜히 주님을 핑계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였던 나는 실상 마음의 평화가 없었던 채로 살아가고 있었다.
내가 앉은 자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주교인인 한 언니가 공부를 하곤 했다. 같이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도 주고받는 사이인 그 언니의 책상에는 항상 이 책이 놓여있었다. 책장 표지에서 맑게 미소짓고 있는 나우웬처럼 그 언니 역시 밀크크림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간직하고 있었다. 불안에 떨고 있는 나에게 늘 힘이 되어 준 언니는 나우웬을 통해서 그런 평안을 누리고 있었던 것일까?방학이 되고, 발표가 나고 모든 일이 한차례의 폭풍처럼 지나간 지금 나는 나우웬과 함께하는 아침을 읽는다. 성경의 절대적인 신앙의 선진들과는 달리 나우웬은 고민과 갈등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건네고 있는 신앙적 메세지는 성경 구절과 같은 확신과 견고함이 배어있다.누구나 신앙적인 고민으로 힘들어한다. 하지만, 주님과의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작지만 커다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