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국제 관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24
닉 헌터 지음, 황선영 옮김, 정서용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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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인상

 

 책이 얇고 가볍다. 내용이 쉽다. 비주얼세대에게 상당히 잘 먹힐 것 같다.

 

 


 구   성

 

 자칫하면 복잡하고 길게 서술될 수 있는 내용을 매우 간결하고 쉽게 썼다. 본문이라 할 수 있는, '들어가며'에서 Chapter.8까지는 8~110 페이지까지다. 글자도 큰 편이고, 자간도 넓어 실제 내용은 얼마되지 않는다. 

 

 중간중간 박스형태로 들어가는 아포리즘과 참고사항, 그리고 사진 따위가 이 책의 주독자층이 될 청소년층에게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챕터 끝부분의 요점정리는 앞선 설명에서 핵심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 그런데 이게 과연 요점인지는 독자가 스스로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부록이 풍성하다.

 ① 책 내용과 관련하여 토론을 할 수 있게 토론거리를 제공하는 '토론하기', ② 독자층 가운데 책 내용 중 잘 모를 수 있는 25개의 용어를 친절히 설명해놓은 '용어설명', ③ 이 책에서 언급되는 사건들을 시대별로 간략히 정리한 '연표', ④ 책을 읽고 스스로 심화학습을 할 수 있도록 참고할만한 사이트 7개를 소개한 '더 알아보기', ⑤ 그리고 용어별로 '찾아보기'로 먹음직스럽게 상을 차린 것 같다.

 

 

 

 내   용

 

 핵심만 선별한 듯 매우 간단하다.

 

 ① 저자가 생각하는 국제 관계의 정의, ② 국제 관계의 형성 과정, ③ 국제관계의 주체간의 분쟁과 갈등, ④ 범세계적 문제 : 국가 간 빈부격차, 자원과 환경 문제, 인권 문제, 종교와 민족주의로 인한 갈등, 인구와 핵문제.

  

 

 

 생각해볼 점

  

(1)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간의 대립을 단순하게 기술하며, 내적 갈등의 원인보다 그 현상인 테러리즘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쉬웠다.


(2) 검색을 통해 살펴보았는데, 저자는 영국인인 듯 하다. 

http://www.amazon.com/International-Relations-Ethics-Politics-Hunter/dp/1432965549


그래서 그런지, 과거 찬란했던 영국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향수일까? 

그에 대한 내용은 눈에 거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예컨대, p.30(아래 사진 참조)에서와 같이 '제국주의'와 '민주주의'를 볼드체로 강조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마치, 제국주의 국가의 침략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결과가 있을 수 있었다는듯한 인상을 받았다.

 


 다음은 p.30에 1914년 당시 제국주의 국가의 영토에 관한 지도를 옮겨 놓은 부분이다. 내용 전개상 참고용도로도 큰 연관이 없어서 굳이 싣지 않아도 될만한 그림임에도 실어놓은 이유는 뭘까? 

 

 

 또한 p.36의 박스 해설에서, 저자에게 있어 자랑스러울 '영연방'에 속한 국가의 목표가 "민주주의, 법치, 선정, 사회 정의를 전파하는 것"이라는 설명은 다소 황당하기까지 했다.

 

 

 저자는 시장의 팽창으로 더 많은 자원과 수요를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무력으로 약소국을 점령, 유린하고 식민지로 삼아 수탈한 그들의 야만적 역사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제국주의자들의 주장을 비중을 두어 옮겨 실은 까닭은 무엇일까? 

 

(3) p.75에서 식량문제를 거론할 때, 카길과 같은 다국적 식량(곡물)기업에 대한 언급이 없는 부분도 아쉬움이 남는다.

 

 

 

 전체적 소감

 

 한편으로 보면 이 책은 국제법론 입문서의 일종으로, 중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독자층을 타켓으로 삼아  법리를 덜어내고 최대한 쉽게 서술된 책으로 볼 수 있겠다.

 

 국제관계라는 주제에 대해 가볍게 일별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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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답안에 반역을 권함 -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한 청춘 설계서
허우원용 지음, 김태성 옮김 / 공명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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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기 전까지

 

 네이버 북카페의 서평이벤트를 통해 알게 된 책이다.

 책 소개와 목차를 보면, 다 아는 내용에 그저 '공감'가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으나 잘못된 소유욕(수집벽?)때문에 구매했다.

 즉, 책을 소유하고 한번 읽은 것으로 마치 그 책의 지식을 내 것으로 가지고 있다는 착각에 기인하여 또 덜컥 구매하고 만 것이다.

 어찌됐든 구매하게 됐고, 이 책을 한번 읽었다.

 아래에서는 책을 읽어나가며 틈틈이 정리한 메모 중 일부만 간략하게 언급한 뒤, 총평으로 마무리하겠다.

 


책을 읽고나서

 


컨텐츠 요약

 

ⓛ 주류에 순응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라 (Ch.1)

 

② 좋아하지 않음에도 주위 기대나 사회적 가치 등에 좇아 진지하게 노력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열정을 가지고 즐기는 것보다 못하다. (Ch.2)

 

③ 실패와 좌절은 인생의 일부로 성장의 발판이다 (Ch.3)

: 이른바 "No pain, No gain" 또는 "실패 없으면 성장없다." → 성공만 하는 이들은 없다. 그리고 성공은 큰 문제를 내포한다. 기회비용을 잊어버리거나 나머지 선택지의 가치를 상실함을 깨닫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④ 무엇이든 내 머리를 거쳐 판단하라(독립적 사고 + 주체적 사고) (Ch.4)

 :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Cogito ergo sum(French: Je pense donc je suis; English: I think, therefore I am)"에서 파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i) 반드시 질문하라(의문품기) (ii) 연역적·귀납적 사고를 통해 실체에 다가서려는 노력을 하라

 

⑤ 앎과 행동은 별개다 (Ch.5)

 : 사실 받아들이기 → 계획구상 → 행동(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고독을 통해 내면으로 침잠할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것) → 초심으로 돌아가 꾸준히 현재를 점검

 

⑥ 즐거움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도구이자 목표다  (Ch.6)

 

⑦ 견문+경험+상상력으로 넓고 깊은 시야 갖추기 (Ch.7)

 : 당장의 이익보다는 견문 확대에 충실하라.

  견문(지식, 학문, 수양)을 실천하고 검증해 활용 가능한 경험으로 내면화하라,

  다양한 관점을 빌려 당연함으로부터 벗어나라(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하는, 시각전환 능력 갖추기).

 

⑧ 타인과 외계의 연결 도구인 인문을 추구하라

 : 인문은 인생에 있어 필요불가결하다(충분조건은 아니나, 필요조건에 해당한다).

 


 

 


 (사진설명) 위는 '옮긴이의 말'에 실린 내용으로, 이 책을 역자 나름의 생각으로 이 책 내용을 요약해본 것이다.



 

저자의 특이한 이력과 관련하여

 

 저자는 국립타이완대학 의대 출신의 의사이다. 동시에 작가이자 PD, TV프로 사회자, 강연자다. - 지금은 전업작가다.

 이런 그의 이력과 관련하여 두 가지 말을 할 수 있겠다.

 

 하나는 의사출신이나 자기가 의학지식을 현학적으로 남발하며 글을 쓰지 않고 쉽게 쓴다.

 대중을 상대로 소설을 쓰고, 강연도 많이 다니는 그이기에 대중의 눈높이를 잘 알기 때문이 아닐런지.

 

 다른 하나는 그가 책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아래에 말하겠지만- 아무래도 그의 화려한 이력이 뒷받침된 성공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불편한 사실이다.

  저자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제도권 교육을 통해 쭈욱 걸어온 의사로서의 길에서 벗어나, 작가 등 다른 업으로 성공을 했지만, 과연 국립타이완대 의대 출신이라는 스펙이 없었다면 그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그런 의문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저자가 체험했다는 이직 사례 따위는 일단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던가 기득권층으로 진입해야지 다른 가능성이나 대안도 모색할 수 있는 것'이라는 약간 삐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기타 : 이 책의 서술적 특징 또는 짚고 넘어갈 부분

 

① 예화속에서 각인물이 주고받는 대화는 마치 드라마대본을 보는 듯 작위적으로 느껴져 약간 거북했다.

 이는 저자가 작가(소설가, 극작가)이기에 맛깔나게 살린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②  저자는 이 책 2장에서 줄곧 열정 vs. 성실(부지런함, 진지함)을 개념대비하며 자신의 견해를 설득시켜나가는 데 과연 이게 이분법화될 수 있는 것인가 의문이다.

 


털고 일어나며

 

 이 책의 내용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기존 동아시아권의 질서에 갇힌 청춘들에게 전하는, 선각자중 일인의 외침이라 할 수 있겠다. 적어도 미래 세대인 청춘들만큼은 달라져야 할 것이기에.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나, 여전히 질서와 그 문화가 뿌리깊기에 기존 체제와 질서에 순응하고자 하는 청춘에게는 다시 한번 각성을 요구하는 차원에서라도 재언할 필요가 있겠다.

 

 생각해보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한 바는, 학창시절 모범생이 아닌 우등생들이 그들 자신도 알게모르게 실천하고 있던 것 같다. 그들은 문제에 부딪히거나 필요할 때에만 그들이 감춰왔던 성향을 살짝 드러냈을 뿐이었을 뿐, 평소에는 '면후심흑(面厚心黑)'의 차원에서 그와 같은 반골기질을 감추었다고 추측한다. 

 이를 고려해볼 때, '학교 우등생이 사회 우등생이 아니다'라는 기존의 통념에 비춰봤을 때, 위와 같은 학교 우등생들이 사회와 환경의 변화에도 진화의 선상에서 끊임없이 잘 적응해 나가는 것은 예외적이라는 생각이 무척 단순함을 알 수 있다. 

 

 개성과 창의성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는 시대다. 자신 안에 저자가 말하는 반골정신, 주체성을 뚜렷하게 정립해나가는 것이야말로 변화하는 이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서평은 말씀드린바대로, 네이버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를 통해 책을 소개받아 직접 구매하여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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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앤테이크 Give and Take -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
애덤 그랜트 지음, 윤태준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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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3가지 유형의 인간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베풀거나 타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희생하는 기버(Giver),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자기중심적인 테이커(Taker), 그리고 손익균형을 고려하여 행동하는 소위 '주는만큼 받는 것'을 정의라 생각하는 매처(Matcher)가 그들이다. 이 중에서 기버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해부하여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 '기버'와 '성공'의 관계의 비례성을 명증하는데 중점을 둔다.

 

 기버가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반대로 테이커와 매쳐가 성공에 도달하기 어려운 이유를 구체적인 사례를 위주로 낱낱이 파헤친다. 게다가, IT도구의 발달과 이용의 확대에 따라 관계망이 풍성하면서도 촘촘해지고, 개인의 데이터에 대한 자료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을만큼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다시피한 시대의 환경적 변화에 더불어 기버가 갈수록 성공의 사다리의 윗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고 기버의 구체적 행태가 그에게 어떤 도움을 주며, 때때로 기버가 맞닥뜨리게 될 위험이나 시련, 부정적 평가상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려준다.

 

 각 장에서는 중점 사례가 될만한 인물들과 더불어 비슷한 사례나 관련 사례들을 끌어쓰며 이야기하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저자의 주장을 좀 더 구체적·입체적으로 생생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쉽게 술술 읽을 수 있다. - 특히 후자에 관하여, 최대한 우리말에 가깝도록 자연스러운 번역도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도 있다. 그것은 이 책의 큰 흐름을 따라 독자의 의식이 흘러가는 가운데 군데군데 보게 되나 쉽게 지나치게 되는 부분 몇 군데에 관한 것이다. 일부분만 언급해보겠다.

 

 ① 기버가 살아남기 또는 성공에 적합한 유형이라 하나, 불완전한 형태의 기버는 오히려 최악의 결과를 가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가끔 기버가 되거나 기버의 성향을 발휘하는 경우 특히 기술직에 있어서는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일 수 있으며 '호구'가 되어 이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약한 기버, 알고보면 속내는 매처에 가까운 기버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심약한 기버에 대해 좀 더 상술해본다면, '남에게 좋지 않게 보이면 어쩌나'하는 생각을 가진 채 남을 많이 의식하고 그들의 요구나 기대에 부응하려고 하는 '기버'가 대표적 예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버'는 '우리'에 기초한 공동의 발전과 성장을 중요시하고 '다른 사람의 기쁨이나 성공에 조금이나마 일조한다'는 생각이 담긴 태도를 가지는 주체적인 기버이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기버가 아니다. 

 

 ② 알고보면 기버는 더 넓은 관점에서는 '테이커'에 가깝다는 인상을 주는 부분이 있다.(p.101, 105 外) 즉, '천국이나 내세를 위하여 선행을 베푼다'는 목적론적 선행 의식구조와 유사하다고 여겨지는 데, '내가 남을 도와주면 그가 아니라도 언젠가 다른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이도 저자는 '기버'로 보고 있는 것이다.

 중·단기적으로는 기버에게 그의 선행에 걸맞는 보상이 주어지지 않기 쉬운데, 과연 그러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효과적인가 의문이다. 나아가, 저자가 기버의 정신이나 태도에 있어 도덕이나 올바름의 차원이 아니라 단순히 실용성이나 성공과의 관계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 보여 찜찜하였다. 물론 이 책의 저술 목적을 고려해볼 때도 그러하거니와, 별 실익도 없는 도덕이니 정의니 하는 것으로 "기버가 되라"고 역설하기엔 이에 동조할 사람이 매우 드문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책에서 밝히는 바와 같이 "인간의 본성에 적합하다"든지, "성공에 이르는 데 있어 가장 적합한 유형"이라든지, "파이를 키우고 함께 나누는 것이 더 낫다"는 식의 이유가 좀 더 와닿을 수는 있겠지만.

 

 ③ 저자는 3가지 인간 유형론적 관점에서 서술을 이어나가고 있으나, 그 외적 요소를 또는 그와 연관해서 유형론을 진지하게 고찰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이 책의 p.178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물론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다. 그러나 기본 요건을 갖춘 방대한 후보군이 있을 경우 그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근성이다." 

 이를 바꿔보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다. 그러나 기본 요건을 갖춘 방대한 후보군이 있을 경우 성공에 가장 가까운 인물상은 기버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러면 그렇지!, 기버만 되면 성공하겠구나!'라는 생각이 한편으로 드는 가운데, 다른 생각도 들게 된다.  그것은 사회적 성공 내지 자기 실현에 있어서의 기버가 가장 우수한 모델이냐 아니냐는, 이른바 경제학에서 말하는 'Ceteris Paribus(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경우)'가 전제된 때에야 논의가 가능한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전제다.

 

 기존 통념에 신선한 반격을 날리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상당 부분 공감하면서 속이 후련해졌다. 그와 함께, 사회는 각박하고 살벌한 곳이라며, 그간 마키아벨리즘에 치우친 생각에 휩싸이거나, 업무관계나 법률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철저한 '매처'나 '테이커'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삶의 방향키를 다른 곳으로 돌리던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정작 내가 마키아벨리즘이나 대인관계상 전략전술 내지 협상에 관하여 배우고 탐닉해 오던 것들은 내가 매쳐나 테이커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사람들을 경계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래왔던 것임을 간과하며 살았던 것 같다. 비유컨대, 괴물을 경계하기 위해 괴물에 대해 탐구하다 서서히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고나 할까.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태양같은 기버가 되어 이 사회 곳곳에 윤택한 햇빛을 퍼뜨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 본성에 관하여 성선설을 믿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기버가 되고자 하는 목적이 -담보나 보장이 확실하지 않은- 제3자를 통한 보상이나 사회적 성공을 위한 것이라 할 지라도 많은 이들이 기버가 된다면 이 세계는 어떻게 될까에 대한 흥미진진한 상상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순간이 즐거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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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인간 - Homo Philosophicus
김광수 지음 / 연암서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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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키워드 : 존재각성

 

 


 저자의 내공은 심오하다.

 9장에 이르는 주제, 화두, 또는 담론 속에서 이어지는 사고의 흐름에서 그가 보여주는 생각의 정합성이 교묘하고, 관련 지식 등이 상당하다.

 우선 1장에서는 인간이란 존재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에 대한 열변을 토하고 있다. 2장에서는 인생의 방향에 대한 고찰을, 3장에서는 내면의 성장과 자아실현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4장에서는 진리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드러낸다. 5장에서는 이성과 감성을 대비하면서도 양자의 대립없는 조화를 낭만주의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6장에서는 인생에 있어 만나게 될 다양한 내외적 공격에 대한 대처법을 고뇌하고, 7장에서는 인생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고통'의 역할을 재조명한다. 그리고 8장에서는 개인의 자아실현과 사회발전이 어우러지는 '가능한 최선의 사회'를 생각해본다. 9장은 사실상 이 책의 에필로그이자, 결론이나 다름없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말한다면 '존재각성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개인의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유한한 삶이 가져다주는 허무를 극복하고, 현실속에서 만나볼 수있는 최선의 사회를 만들어나가자' 이쯤된다.

 즉 이 책의 키워드는 '존재각성'이고, 이 책의 모든 설명과 논의가 '존재각성'을 필요성을 역설하는 부연설명 내지 논리전개과정이라 할 수 있을만하다. - 존재각성은 사실, 개인과 사회의 이상향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에 있어 출발점에 지나지 않지만.

 

 

 

 

 

 염두에 둘 것 몇 가지

 

 

 

1) 책을 읽어갈 때 그 장의 제목을 염두에 두며 읽어가는 게 좋다.

 

 개개의 장의 논의는 비록 하나의 키워드를 향해 달려가지만, 이는 두 점사이를 잇는 직선의 형태가 아니다. 계단 형식으로 차근차근히 위로 올라가는 설명형태라고나 할까. 그렇기에 하나의 계단에 비유가능한 각 장의 주제 또는 질문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꼭 그럴 필요 없이 그냥 9장 또는 8장과 9장만 읽어도 이 책의 핵심은 다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 끓인 소뼈국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만한 인스턴트 식품이 아니다. 푹고아 우러난 곰국과도 같은 이 책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끓여내듯 읽고 음미해야 한다. 차근차근히 읽어가면서 중간중간 저자의 생각에 딴지를 걸고 다투어보기도 하고, 맞장구를 쳐주기도 하며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나가 결론에 이르러서는 내 생각을 점검하고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럼에 있어 각 장의 주제나 의제에 대해 저자가 사유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도출한 결론을 이야기할 때, 저자가 움직여가는 생각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키워드와 함께 각 장의 제목을 염두에 두며 읽어가는 게 좋다. 만약 그와 같은 접근법을 취하지 않으면 저자의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거나, 읽어도 남는 게 없을 수 있다.

 덧붙여, 이에 비해 소주제는 잠시 참고만 하며 넘어가면 된다. 산 정상에 다다르기 위해 잠시 거쳐갈 때 보는 이정표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2) 저자가 인용하는 사례나 글귀도 조심해야 한다.

 

 저자가 가공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그것과 조금 다르게 변형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얼마든지 -다른 것을 넘어서-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록 기계부품을 이루는 하나의 볼트와 너트같은 사소한 내용이라도 -전체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되- 자구 하나하나 따지고 짚어봐야 한다. 사실, 책을 읽어가면 알 수 있듯이 그럴 부분이 적지 않다. - 다분히 그 진위나 해석 등에 관하여 의견대립이 있음직한 명제나 가설, 지식, 사실인식이 있다는 말이다. 특히 저자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쓰는 상식, 인용문이 그러하다(p.16, 21 外).

 

 

 

3) 단정적 표현의 경우, '~라고 나는 생각한다(I think that ~)' 라는 말을 덧붙여 읽어야 하지 않는지 확인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책은 사실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저자 나름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과 의견을 구분했을 경우 후자라면 저자 자신의 견해로 보아야지 전자의 명제로 혼동해서는 안된다.

 경제성을 위해 생략된 표현을 종종 떠올리며 읽어나가지 않으면, 저자가 보여주는 나름의 사유 세계와 그 안의 구성물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오류나, 교조적으로 맹신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감상과 총평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면에서 괜찮았던 것 같다.

 첫째, 여지껏 매우 소중하여 꺼내어 이야기하지 않았던 주제와 의제를 꺼내어 저자와 함께 대화하며 사유하고 살펴봄으로써, 생각의 근거를 다시 튼튼하게 다질 수 있었다.

 둘째, 생각의 밑받침이 될 이런저런 상식도 쏠쏠하게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총평으로 부족한 서평을 마무리하겠다.

 "인생의 중심 주제에 대해서 일관되고 정제된 사유, 그리고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존재각성을 역설하여, 개인과 사회의 혁명적 변화와 개선의 모태가 될 수 있기에 그 가치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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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끕 언어 - 비속어, 세상에 딴지 걸다
권희린 지음 / 네시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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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나서


 


구성에 대해


 비속어 어원설명, 이에 관련한 저자 나름의 촌평 또는 본인의 이야기(경험담 등)를 통한 

비속어 활용사례,  대체어나 사용팁(없을 경우가 많다) 딱 이 세 가지 구성으로 67개의 

비속어를 설명하고 있다. 

 책 목차를 보자. 구성은 간단하다. 앞뒤에 놓인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에, 비속어에 

대해 다루는 내용을 4개의 파트로 분류해 놓았다. 깔끔하다.



 내용 중 상당수는 일기처럼 흔한 패턴을 가진다. 즉, 비속어에 대해 저자가 보고 들은 것을

관련지어 나름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런 뒤 전향적인 태도가 무엇일 지 이야기하거나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마무리 한다. 현상-대안 ▶ 이런 형식이다. - 그게 아니면 

비속어를 사용해 저자 본인의 이런저런 평소 생각을 이야기한다. 

 물론 화두를 제시하거나 대안을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표현된 저자의 생각은 참고하거나 

경청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내용으로 들어가서 보자면...

 

 저자는 비속어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 자세를 취한다. 본인도 비속어 사용을 때때로 해봤고, 

지금도 가끔 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앞서, 냉소적 관점에서 성의없이 말하자면 공자왈 

맹자왈 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했지만- 비속어에 대해서 교장의 훈화같은 말만 늘어놓지는 

않는다.

 이런 류의 책이 흔히 보여주는, ① 사전적 나열 ② '바른말 고운말'쓰기 식의 태도는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많이 드러낸다. 그냥 비속어의 어원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것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으며 어떻게 바뀌는 게 좋을 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건 짤막하게 

그치고, 본인의 경험담을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아나운서 출신의 스포츠경기의 진행자

라기보다 전직 선수 출신의 해설자로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러기에 교육

현장의 일선에 선 저자의 생각과 느낌을 많이 접하게 된다.

 저자는 고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생각없이 쓰는 비속어에 대해 가르치기 위해 비속어수업을 

했다고 한다(p.247~248). 이 자료는 그대로 이 책의 출간에 쓰인 듯 하다. 이 때문인지 학교에 

대한 내용이 책에서 자주 거론되는 것은 아닌지. 또는 저자의 직업이 고교 현직 교사이다보니 

그런 '썰'을 풀 수 있는 게 아닌지 .

 

 일선 교육현장에서 저자가 보고 느낀 점이나 일상에서 겪은 일 등의 사례는 이 책을 

말랑말랑하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양념역할도 겸한다. 

 

 그리고 가끔씩 보여주는 저자의 소시민적 모습도 이 책의 묘미랄까.

 예를 들면, 171페이지에서 저자는 대학생때 떠난 유럽여행에서 "카드의 한도를 믿고 명품 

가방 두개를 지르"고야 말았다. 그리고 귀국 후 "어깨에 힘을 주고 상표가 보이도록 자랑

스럽게 열심히 메고 다녔다." 그러나 이를 '짝퉁'으로 본 친구들을 보며 사람에 따라 진품도 

가품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때 씁쓸해하기까지 한 저자는 206~207 페이지

에서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조차도 같은 선상에 두고, 고가 상품의 소비심리를 

되돌아보지 않고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허영심에 찌들어 사는 이들이 

꽤 많은 현 세태를 두고 "쓸개빠진 세상"이라고 비판하며 끝을 맺는다.

 이를 보다 아래의 사가 떠올랐다. 이는 최근 읽은 허우원용씨의《모범답안에 반역을 권함》

이란 책에서  왕궈웨이씨의 <완계사>라는 제목의 사(詞)를 인용한 구절이다.

 

 " 높은 봉우리에 올라 밝은 달을 엿보려다

   우연히 천안이 뜨여 속세를 엿보니

   가련한 내 자신도 속세의 인간이로구나. "

 



 (사진설명) 표지 구성은 단촐하다. 까스활명수나 박카스 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이런 그림을 넣을 

것일까? 이런 표지와 달리 속지는 예쁘다고 본다. 

 



(사진설명) 얼간이 아래에 어원 설명 두 줄이 사진상 나오지 않았다.

 내용이 한 눈에 시원시원하게 들어온다. 이 책을 술술 읽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이 바로 이런 

디자인이다.

 

 




 전반적인 인상 (총평)


 

 글이 참 톡톡튀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일상에서 흔히 쓰거나 들을 수 있는 말이기에 

친숙해서 재미있다. 이 글을 책으로 낸 그 기획 아이디어도 신선하다. 내용이 속시원하다. 

3가지 컬러(밝은 초록색, 밝은 검정색, 회색)로 속지를 디자인했는데, 참 이쁘다.

 

 저자는 현직 국어교사답게 (상투적이고 어렵게 쓸 수 있는 내용도) 쉽고, 호흡이 고르도록 

간결하게 쓴 편이라 상당히 잘 읽힌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무심결에 쓰는 비속어의 의미와 쓰임새를 알고, 평소 언어습관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책 내용 중 저자가 수업중 자신도 모르게 '거지같다'고 한 말에 상처받은 한 학생의 이야기

는 나도 가슴이 아팠다.

 

 "선생님 수업 잘 듣고 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쓰시는 '거지같다'는 표현은 안 하셨으면 

해요. 

 저희 집이 정말 가난한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뜨끔하고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내가 쓰는 언어 중 과격한 감정이 담기거나 불쾌감과 모욕감을 불러일으키는 말로 그 말의 

수용자에게 -본의아니게- 상처를 주는 말은 없나, 또는  내 품위와 인격을 심히 떨어뜨리는 

일은 없는 지 되돌아 보게 되었다.

 

 더불어 저자가 술회하는 이야기나 여러가지 생각을 통해서, 비속어와 관련하여 지금 이 

세상에서 비속어보다 더 비속한 행태를 문제의식을 가지고 천천히 생각하고 고민해볼 수 

있어 좋았다.



 


 아쉬웠던 것


 하나만 짚고 넘어가겠다.

 디자인에 관한 것 한 가지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표지를 제외하고 다른 것은 다 괜찮고, 예쁘기까지하다.

 근데 아래는 '별로'인 것을 넘어 좀 불편했다.



 위 빨간 동그라미 표시가 된 부분은 실제 책을 읽다보면 글씨가 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밝은 초록색 빗금이 검은색 글자를 읽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


 그에 비해 위 하얀색 동그라미 부분은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온다. 

 하얀색 바탕의 보색 대비는 물론, 옅은 회색의 빗금이 도드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에필로그인데, 조금 진한 회색 바탕에 검은 글씨라 위 초록색 빗금 위에 올려진 

검은색 글자 보다 더 읽기가 어려웠다.

 

 이상을 제외하면 이 책은 꽤나 매력적인 책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난무하는, 대충 알면서도 마구잡이로 쓰이고 있는 

수많은 비속어도 다룬 후속편도 기대해봄직하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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