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스탈린 - 강철 인간의 태동, 운명의 서막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김병화 옮김 / 시공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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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스탈린은 황제의 행차를 어떻게 기억했을까?
- [젊은 스탈린 - 강철인간의 태동, 운명의 서막],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저, 김병화 역, <시공사>, 2015.

"1848년부터 통치해온, 콧수염을 기른 합스부르크의 늙은 황제(프란츠-요제프)는 백마 여덟 필이 끄는 금박마차를 타고 돌아다녔다... 1913년 정월에 (오스트리아) 빈에 있던 20세기 거물들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곳에 있던) 스탈린의 좀더 거창한 주소와는 전혀 다른 세상인 브리게테나우 구역의 멜데만슈트라세에 있는 남자용 값싼 하숙에는 실패한 화가인 젊은 오스트리아인이 살았다. 스물세살의 아돌프 히틀러였다. 
소소(스탈린)와 아돌프(히틀러)가 공통적으로 본 빈의 광경 하나가 있다. 히틀러의 가까운 친구인 쿠비제크는 이렇게 기억한다. '우리는 늙은 황제가 쇤부른에서 나와 호프부르크로 가기 위해 마차에 오르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하지만 미래의 두 독재자(스탈린과 히틀러) 모두 그에게 감동받지 않았고, 경멸감까지 느꼈다. 스탈린은 이 기억을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아돌프는 황제에게 흥미가 없었으므로 그 광경을 대단찮게 여겼다. 그저 황제가 대표하는 국가에만 관심이 있었다.'"

- [젊은 스탈린 - 강철인간의 태동, 운명의 서막] 중.

사마천의 [사기] <항우본기>에서 항우는 진시황이 초나라 회계땅을 유람하는 장면을 숙부 항량과 지켜보다가 "내 저 놈의 자리를 빼앗아 차지하고 말리라!"고 일갈한 반면,
<고조본기>의 유방(한고조)은 진나라 수도 함양에서 부역을 살다가 역시 진시황의 행차를 보고 "아, 대장부란 마땅히 저래야 하는데!"라고 부러워 했단다.
주지하다시피, 중국 진말한초의 '초한전쟁'에서 최후 승자는 한나라를 세운 고조 유방이다.

1914년 '사라예보의 총격'은 1차 세계대전의 빌미가 되었는데, 그때 피살된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의 삼촌인 프란츠-요제프 황제가 거창하게 행차하던 1913년의 오스트리아 빈에는 스탈린, 히틀러, 티토 같은 '20세기 정치적 거인'들이 동시에 살고 있었고, 히틀러는 황제의 행차를 통해 '국가주의'를 보았다.

[젊은 스탈린]은 이후 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국가주의(나치즘)'을 패퇴시킨 소련의 '국가주의(일국 사회주의)' 독재자 스탈린이 2천만 명 이상 대숙청을 실행한 "무자비한 독재자" 이전에 "가난한 우등생, 이상주의적 신학생, 낭만주의 시인에서 은행강도, 해적, 음모가, 살인자"로서 성장한 '운명의 서막'을 서술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수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 같은 '영웅'들의 '서막'을 파헤치는 '헐리우드 히어로물(수퍼맨 리턴즈, 배트맨 비긴즈, 어매이징 스파이더맨)'의 요즘 세태를 닮았으되, 왜 주인공(스탈린)이 그렇게 괴물이 되어갔는지에 관한 역사적 시각이 부족한 듯 하여 '헐리우드 히어로물'보다도 못한 점이 아쉽기도 하다.

다만,
"두뇌, 확신, 지적 집중, 정치적 재능, 폭력에 대한 믿음과 경험, 까다로움, 보복심, 매력, 감수성, 무자비함, 감정이입 능력의 결여 등... 전적으로 괴이한 특이성이 이미 갖추어져 있었지만 활약할 무대가 없었던" 스탈린이 1917년 10월 러시아 소비에트혁명에서 "그 무대를 발견"했다고 스탈린 '운명의 서막'을 파헤치면서 저자는 "스탈린주의는 레닌주의의 왜곡이 아니라 그것의 발전 형태였다"고 결론짓는다.

20세기 거대한 세계사적 흐름과 혁명은 이렇게 인물들 개개인, 즉 '레닌의 편집증'과 '스탈린의 괴이한 특이성'으로 인해 '운명'적으로 희화되어 가고, 이러한 역사해석의 '우연성' 속에서 문득 궁금해진다.

스탈린은 1913년 황제의 행차를 과연 어떻게 기억했을까?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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