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 선집 2 중국 문화 총서 6
모택동 지음, 김승일 옮김 / 범우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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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강제의 철갑을 두른 헤게모니'로서의 '국가'를 둘러싼 '지구전'
- [옥중수고](1929~1935), 안토니오 그람시, 이상훈 옮김, <거름>, 1994.
- [지구전론](1938), 마오쩌뚱, 이등연 옮김, <두레>, 1989.


"현대의 군주, 즉 신화, 군주는 실제의 한 인격, 하나의 구체적인 개인일 수는 없다. 그것은 오직, 이미 인정받고 있으며 또 어느 정도까지는 행동을 통하여 스스로를 확인한 하나의 집단의지가, 그 속에서 하나의 구체적인 형태를 취하기 시작하는 유기체 혹은 복합적 사회요소일 수 밖에 없다. 역사는 이미 이러한 유기체를 보여 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정치정당(보편적이고 전체적으로 되고자 하는 집단의지의 효소들이 함께 모여진 최소의 세포)이다."
 - 안토니오 그람시, [옥중수고-1](1929~1935), <현대의 군주>,
‘마키아벨리 정치학에 대한 간단한 주석’ 중.
 
안토니오 그람시는 자신의 [옥중수고]에서 이탈리아 사람답게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에 주목한다. 
즉, "마키아벨리 이전에는 정치과학이 유토피아의 형식을 빌어 표현되거나 현학적인 논술의 형식으로 표현"되었으나 "마키아벨리는 이 양자를 결합하여, 교의적, 합리적 요소를 ‘대장’이라는 인격체 속에 육화시킴으로써 자신의 개념에 상상적이고 예술적인 형식을 부여"하였으며, '순수히 이론적인 추상'으로서의 군주를 통해 궁극에는 민중과 하나가 되고, 이 과정에서의 발화된 정치적 정열과 신화의 요소들이 실존하는 '군주'를 통해 이상적인 '군주론'이라는 '정치적 선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람시에게 정치는 지배와 피지배의 전제하에 존재하는 것이고, 군주제 또한 사회를 '통합'하기 위한 전체주의적 시도를 '군주'라는 한 개인을 통해 실현하려고 했던 정치체제인 것이며, 현대에서는 이러한 시도를 '구체적인 개인'이 아닌 '보편적이고 전체적으로 되고자 하는 집단의지의 효소들이 함께 모여진 최소의 세포'로서 '정치정당'이 실현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정당의 역사는 어느 특정한 사회집단의 역사일 수 밖에 없으나", "이 사회집단은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친척집단과 반대파와 적을 가지고 있어" "주어진 정당의 역사는 오직 사회와 국가의 총체성에 대한 복합적인 기술 속에서만 드러날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마르크스주의자인 그람시는 당연히 정당을 어느 특정한 사회집단, 즉 '계급'을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는 바, 결국, "모든 정당은 어떤 계급의 학명(學名)에 불과한 것이므로 계급분열의 종언을 지향하는 정당은, 계급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계급의 표현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됨으로써 정당 자체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때에야 비로소 완전한 자기충족을 달성할 것"(이하 [옥중수고])이라고 정당의 정치성을 '육화'시키고 있다.

[옥중수고]는 '국가는 강제의 갑옷을 입은 헤게모니', '국가와 시민사회', '강제와 헤게모니론', '기동전, 진지전' 등의 이론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공산당 지도자였던 안토니오 그람시가 1929년부터 1935년까지 옥중에서 각 테마별로 저술한 기록을 엮은 것이다. 
<현대의 군주>-정당, 정치 등, 
<국가와 시민사회>-헤게모니론, 
<미국주의와 포드주의>, 
<역사와 문화>-지식인, 교육, 
<이탈리아 역사>, 
<실천철학> 등 
각 주제별로 마르크스주의자로서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다.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다... 그러므로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며,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지구전' 전략을 채택하지만 전장에서는 속전속결('기동전')을 원칙으로 싸워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적의 속전속결 전략은 수많은 전투의 패배로 인하여 부득불 '지구전'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기동전'이란 광대한 전선과 전투지역에서 정규부대가 외곽전선에 위치하여 속전속결식의 공격전을 전개하는 형식을 뜻한다. 아울러 이러한 공격전을 전개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혹은 필요한 시기에 행하는 '기동성 있은 방어전'도 이에 포함된다. 또 때로는 보조작용으로서의 '진지공격전'과 '진지방어전'도 이에 포함되기도 한다."
- 마오쩌뚱, [지구전론], 1938.

중국의 혁명가 마오쩌뚱은 항일투쟁이 한창이던 1938년의 강의록 [지구전론]에서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라는 유명한 테제를 인용하며, 당시 일본 제국주의는 정치적으로 패망할 것이라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세계 정세 분석에 기초하여 중국이 망할 것이라는 자산계급의 '망국론'을 반박하고 소자산계급의 '타협론'도 비판하면서 중국 민중의 항일투쟁은 결국 광범위한 통일전선과 대규모 정치적 민중동원을 기반으로 승리할 것임을 입증하고자 한다. 
모든 전투에서 속전속결의 '기동전'이 주가 되고 '진지전'은 보조적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속승론' 또한 경계하면서 '진지전'을 통한 '지구전론'을 펼친다.

동시대 이탈리아 파시스트의 감옥에서 그람시가 쓴 '진지전'에 대해 들었을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본 파시스트와의 전쟁에서 '민중의 광범위한 정치적 동원'을 통한 '진지전'과 '지구전론'을 설파한 주장은 역시 그람시의 '헤게모니 투쟁'과 맞닿아 있다.
'기동전'을 통한 '정치국가' 영역에서의 '혁명'적 속전속결이 결정적이기는 하나, 실제에서는 '시민사회' 영역에서 광범위한 '헤게모니 투쟁과 장악'을 이루어내는 수많은 '진지전'을 전개해야 한다는 내용인 것이다.
'국가'는 "강제의 철갑을 두른 헤게모니"이고, 반파시즘, 반자본주의 투쟁은 결국 '지구전'이다.


그람시의 사상에 관한 해설서는 많지만, 그 자신의 저서는 '옥중의 기록'인 이 [옥중수고] 외 별도로 없다. 
그람시가 한 말을 직접 듣고 싶다면 [옥중수고]를 직접 읽기를 권한다.

***

1. [옥중수고 1~2](1929~1935), 안토니오 그람시, 이상훈 옮김, <거름>, 1994.
2. [지구전론](1938), 마오쩌뚱, 이등연 옮김, <두레>,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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