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다시 꺼내 읽는 오주석의 글이 반갑고 소중하다.
다시 바닷물이 가슴을 타고 밀려왔다. 나는 창문을 조금 내렸다. 맑고 상쾌한 바람이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여우수염이 할머니의 부자 되기 소원을 이루게 해 줬는지 따위는 이제 상관없었다. 명석이 할머니누 이미 부자였으니까. - P153
"사람들은 고생값을 돈으로만 따지려 드니까 선물을 받고도 선물인지 모른다냥. 고생 뒤에 마음의 눈이 떠지는 게 선물이다냥. 보이는 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고, 그렇게 타고난 눈 귀 말고 말이다냥. 보이지 않는 걸 보는 눈이 뜨이고, 들리지 않는 걸 듣는 귀가 트이는 것, 바로 그게 고생값이라는 거다냥." -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