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 획 속에 바람이 있고 계절이 있고 말로는 다 못 할 사람의 진정이 있다. - P43
"옛글에 ‘권세와 이득을 바라고 합친 사람은 그것이 다해지면 교제 또한 성글서진다‘고 하였다. 그대는 어찌하여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 잣나무처럼 변함이 없는가?" - P59
<세한도>엔 역경을 이겨 내는 선비의 올곧고 꿋꿋한 의지가 있다. 집을 그린, 반듯하게 이끌어 간 묵선은 조금도 허둥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차분하고 단정하다. 초라함이 어디 있는가? 자기 연민이 어디에 있는가? 보이지 않는 집주인 김정희, 그 사람을 상징하는 작은 집은 외양은 조촐할지언정 속내는 이처럼 도도하다. - P60
추사는 이 집에서 남이 미워하건 배척하건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 지켜 나갈 길을 묵묵히 걸었다. 고금천지에 유례가 없는 강철 같은 추사체의 산실이 바로 여기다. -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