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눈을 심어라 - 눈멂의 역사에 관한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탐구
M. 리오나 고댕 지음, 오숙은 옮김 / 반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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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작가, 교육가, 예술가가 바라본 시각 중심 문화. 시각중심주의, 비시각장애 중심주의가 문화, 철학, 대중매체 컨텐츠를 통해 시작장애인을 어떻게 왜곡시켜 왔는지 날카롭고 위트있게 꼬집는다. 시각장애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고 세상을 대하는 다른 방식이 있음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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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아르떼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 -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한경arte 특별취재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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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오 수교 130년을 기념하여 열리는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많은 인친분들이 전시회를 다녀오면서 올려주신 사진과 도록을 보면서 어찌나 부럽던지.. 아… 보고 싶다를 속으로만 외쳤는데.. 좋은 기회가 닿아 책을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합스부르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주걱턱이었다. 자신들의 고귀한 핏줄을 더렵혀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근친결혼을 고집했고, 근칠결혼으로 인해 후손들은 대부분 유전병을 갖고 태어났다고 한다. 심지어 많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사망하거나 유아기를 넘겼더라도 오래 살지 못했다고.. 그 유전병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이 바로 주걱턱. 오죽하면 ’합스부르크 턱‘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싶다. 스페인 합스부르크가의 마지막 왕 카를로스 2세는 주걱턱이 심해 입을 제대로 다물수도, 음식을 잘 씹지도 못했다고 한다. 순수혈통과 권력을 향한 이들의 탐욕이 불러온 저주가 아닐까 싶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의 그림.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나오는 것과 유사한 옷을 입고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651년, 펠리페 4세의 아홉째 아이로 태어난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는 일찌감치 신성로마제국의 레오폴트 1세와 혼인하기로 정해진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공주의 삼촌뻘이었고 ㅠㅠ
궁정 화가였던 벨라스케스는 공주의 성장하는 모습을 초상으로 그려 정혼자인 레오폴트 1세에게 정기적으로 보냈다고 한다. 결혼 후 4명의 아이를 낳았으나 세 아이는 사산 또는 태어나자마자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그녀 또한 스물한 살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한다. 테레사 공주 또한 부정교합이 심해 음식을 씹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합스부르크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그 가문에 대해서 잘 몰랐다. 생각하는 것이 주걱턱 정도였으니 말이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16세기에 프랑스와 영국을 제외한 유럽 전역을 통치했고, 17세기에는 30년 전쟁, 18세기에는 스페인과 신성로마제국 왕위 계승 전쟁의 중심에, 제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랄자빠질 뻔 했다. 정말 너무 몰랐구나 싶었다. 그뿐 아니라 그들의 후원으로 루벤스,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같은 걸출한 화가가 배출됐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합스부르크 가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합스부르크 시대의 문을 연 ‘막시밀리안 1세’를 시작으로 마지막 황제였던 ‘프란츠 요제프 1세’까지. 그들의 이야기와 수집품의 갖는 의미까지 두루 다뤘다. 더불어 유럽의 근대미술사 근대사까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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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의 거장들 - 매 순간 다시 일어서는 일에 관하여
데비 밀먼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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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다시 일어서는 일에 관하여


👩🏻 난 아무래도 유리멘탈인 거 같아
👩🏻‍🦱 넌 그래도 나보다 나아. 난 쿠크다스멘탈이야


유리멘탈이니 쿠크다스 멘탈이니 하는 자신의 나약한 멘탈을 자조적으로 표현하는 말들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계획하고 준비했던 일이 무산되는 경험들로,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꼼짝도 않을 것 같은 문 앞에 서 있을 때 우리는 멘탈이 바사삭 부서지거나 녹아내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 이번 생은 그른 것 같아 ㅠㅠ


이것은 비단 나만이 겪는 일은 아닐 터!!!
우리가 흔히 성공했다고 말하는 이들은 어땠을까?
세스 고딘, 알랭드 보통, 말콤 글래드웰, 팀 페리스, 마리아 포포바 같은 거장들도 나처럼 좌절과 고통 속에서 허우적 거리기도 했을까?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영감을 받아 말문이 트이자마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을 것 같은 이 시대의 거장들! 그들은 이런 실패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 스킬을 아니 그 지혜를 엿볼 수만 있다면 그것을 팁 삼아 나도 강철 멘탈을 장착할 것만 같다.


17년이란 긴 시간 동안 팟캐스트 “디자인 매터스(design matters)”를 운영하며 세계적인 지성인과 만나 대화를 나눴던 데비 밀먼. 20년 여 년간 버거킹, 펩시, 하겐다즈 등에서 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며 디자인계의 대통령이라 불리웠지만 그녀는 곧 소진됐고 창의력 권태에 빠져들었다. 그때 그녀에게 다가온, 데비 밀먼이란 이름을 내걸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겠냐는 온라인 라디오 방송국의 제안으로 시작된 디자인 매터스. 라디오 방송에서 팟캐스트로 변신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 “창의적 삶을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프로그램이 진화됐다.


▫️“16년간의 대실험 끝에 우리가 이룩한 것을 보라. 그간의 노력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창의성에 보내는 러브레터이자 호기심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예술가, 작가, 대중 지식인들이 나눈 대화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들이 거둔 최고의 성공과 경력을 거의 박살 낼 수도 있었던 처참한 실패, 그들이 개인적 삶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 그들이 창조적 행위에 몰입하는 방법 등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p.17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약간의 간극을 두고 ‘잠깐 멈춰 보자.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나 스스로 선택하겠어’ 하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죠. 그러면 소용돌이가 되기 전에 전에 하향 나선을 멈출 수 있어요. - 팀 페리스

▫️두려움을 발견하면 그것을 직시하고 인정하고 그것과 춤을 추는 법도 배울 수 있게 돼요. - 세스 고딘

▫️우리에겐 다른 누군가에게서 완벽함을 찾아낼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 있지요. - 알랭드 보통


이 사람들은 사람이 아닐거야.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일을 다 감당하며 살 수는 없을거야라고 했던 내 생각은 깨졌다. 그들은 너무나 사람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여전히 열패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실패를 실패로 끝내지 않았다. 실패의 이유를 끊임없이 찾았고 그 조각들을 맞추며 다시금 새로운 활동을 불어넣을 줄 알았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핵심은 바로 #멘탈리티
끊임없는 자아성찰, 실패를 수용하고 그럼에도 나아가려고 했던 용기, 낙관주의, 기꺼이 성장하고 변화하려는 시도 등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도움을 줄것이라 확신한다.


책이 다소 두껍지만 56명을 만나는 시간은 설레였고, 인물의 개성을 살린 사진과 화보 같은 편집은 읽는 동안 눈을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23년은 나도 한 번 멘탈의 거장이 되어보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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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먹고 가세 - 아들과의 이별을 위한 자전거 국토 종주 동행 이야기
이태선 지음 / 행복에너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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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런 아빠가 있었다면…


많은 부모들에겐 자녀들한테 자전거 타기를 가르쳤던 경험들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엄밀히 말해 자전거 타는 법만을 가르쳐 준 것이 아닐지 모른다. (…) 웬만큼 중심을 잡고 페달을 밟게 되면 부모는 어느 순간 손을 떼야 한다. 자식들은 한동안은 넘어지고 그래서 손바닥과 무릎을 다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마침내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마치 인생처럼… 어쩌면 부모들은 자전거 타기를 가르치면서 은연중 인생 그 자체를 가르쳤던 것은 아닐까? p.5


아빠한테 배운 것이 무엇이 있을까? 아빠처럼 이렇게 해야지 보다는, 이렇게 하지 말아야하지 했던 순간들이 많았구나..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너무 타고 싶었던 자전거였지만 없던 자전거. 친구의 자전거를 빌려 수없이 넘어지고 다쳐가면서 나 혼자 배웠다. 아이에게 두 발 자전거를 가르치던 날이 생각났다. 뒤에서 꽉 잡고 있을 부모를 믿고 힘차게 페달을 밟고 넘어지고 또 밟고 넘어지기를 반복하던 순간들. 마침내 혼자만의 힘으로 자전거 타기에 성공했을 때 번졌던 웃음도…


블랙박스코리아 이태선 회장님은 이십 대 후반 아들을 독립시키기 위해 둘만의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아들에게 이태선 회장님은 무엇을 알려주고 싶었을까? 한 명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사회적 주체로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의 마인드로 아들에게 알려주는 경영, 인생, 교육철학과 삶의 지혜들.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 전해줄 수 있는 삶의 정수! 그것은 물질자산이 아닌 정신적 유산이었다.


”준비하고 예열하는 힘“
”오르막길을 만나면 가속하라“
”장애물이나 돌발 상황에 대비하라“
”후진하느니 새로운 궤적을 그려라“
”방심하면 내리막길이 더 위험하다“
”균형을 찾으면 자유로워진다“
”가끔은 질주를 멈추고 주변을 둘러봐!“


사업가로서 최고의 성공도 실패도 겪어봤기에 단순히 아버지가 아닌 사회 선배, 인생 선배로서 알려주고 싶은 것이 참으로 많았을 것이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 돈에 대한 생각, 멈추지 않는 꿈, 가족중심의 삶 등 이태선 회장님의 훌륭한 마인드를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자녀교육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다. 책을 읽는 동안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탔던 시간, 아이에게 편지를 썼던 시간들이 생각이 나서 질질 ㅜㅜ


내가 가는 길이 그리고 내 아이가 가는 길이 어딘지, 우리가 어디 쯤 서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공들여 만들어 갈 그 시간을 기대하게 됐다.
내겐 이런 아버지가 없었다. 그렇지만 난 삶의 지혜를 나눠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더더 다짐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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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
진아.정아.선량 지음 / 마음연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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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을 투명하게 만들어 준 글쓰기


▫️이제는 압니다. 글쓰기는 끝내 저에게 부귀영화를 가져다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을요. 다만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나’를 돌보게 하고 사랑하게 하며, 그로써 조금 더 나은 ‘나’로 살아가게 하겠지요. 그건 틀림없을 거예요. p.37, 진아

▫️이제는 압니다. 쓰고 싶은 것을 쓸 수 있는 만큼 담는 것이 지금의 내가 쓸 수 있는 글이라는 것을요. 덜지도 보태지도 말고 마음 가는 딱 그만큼만 쓰면 됩니다. 하나의 글을 완벽히 쓰느라 아무것도 쓰지 못 할 바에야, 결론 없이 매일 무엇이라도 쓰는 것이 늘 쓰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p.145, 정아

▫️글을 쓰면서 타인과 연결된 만큼 나 자신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었고,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으니가요. 글쓰기는 저를 온전히 다른 세계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하겠다는 말은 못 할 것 같아요. 하지만 다시 태어나도 글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들과 다시 만나 함께 쓰고 싶습니다. p.268~269, 선량


글쓰기.. 그 막막함 앞에 서 본 적이 있다. 하얀색 빈 페이지, 깜빡거리는 커서.. 그것은 공포 그 자체였다.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어디서부터 써 내려가야 하는지 머리는 그냥 텅 비어버리기 일쑤였다. 늘 늘어놓는 것은 지나온 삶에 대한 한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았다. 이것밖에 쓰지 못하는 인간인가 하는 자괴감이 몰려올 때쯤, 글쓰기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글쓰기는.. 내 안에 있는 나와 마주하는 일이다. 내 과거, 현재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일이다. 남들에게 들키기 싫어 꼭꼭 숨겨놨던 일에 빛을 비춰주는 일이고, 그 일을 기꺼이 마주하는 일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나를 알아주는 일이고, 용납받지 못한 나를 용납하는 일이며, 사랑받지 못한 나의 지난 시간을 무한한 사랑으로 바라봐줄 수 있는 일이었다. 이 경험은 나의 세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도와주었다. 나에게만 갇혀있던 사고를 뚫고 너에게 종내에는 우리에게로 세계관과 가치관이 확장되는 일이었다.
나와 당신 사이에 다리를 만드는 일이며, 딸깍하고 연결고리가 채워지는 일이기도 했다.


세 명이 만나 한 권의 책이 탄생했다. 글쓰기가 자신의 삶을 나의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확장했는지 들려준다. 글쓰기의 무해함, 아니 그 유익함, 글쓰기 예찬론, 찬양론이라 말해도 좋으리라!! 쓰다 보면 내가 보이고, 곁이 보이고, 길이 보인다는 세 명의 작가님. 그 글은 결국 서로의 마음까지 연결시키고, 그 마음과 마음 사이에 단단한 다리까지 놓고야 말았다. 어디에 있어도 든든한 내 편이 생긴 듯한 느낌, 그리고 글쓰기로의 초대. 책을 덮는 순간 나만의 글이 쓰고 싶어졌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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