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심리학 - 일 년, 열두 달 마음의 달력
신고은 지음 / 현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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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으악~~~ 여보!!!! 방금 소리 들었어? 종아리에서 부욱!! 소리가 났어!!”
잘 개킨 옷을 서랍에 넣고 왼쪽으로 방향을 휙! 틀었다.
순간 휘청!!! 어라? 이러다 넘어가겠는데? 싶어 급하게 오른쪽 다리에 힘을 줬다.
그 순간 부욱!!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종아리에 지옥이 내려왔다.
그렇게 종아리 힘줄은 끊어졌다. 전치 4주. 깁스를 하고 집으로 가기 전 신랑에게 카페를 가자고 했다.
‘나 좀 천하무적 같은데?’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종아리로 누굴 후려치면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엄청 아프겠지? 생각하니 갑옷을 입은 느낌마저 들었다. ㅋㅋㅋ
‘빅 히어로 6’의 ‘베이맥스’가 된 듯한 느낌도 들고.



4주간은 꼼짝도 못한다. 그 시간 동안 ‘내가 왜 그랬지? 답답해 미치겠네!’ 해 봐야 소용없다.
깁스를 풀 것도 아니고, 전처럼 싸돌아다닐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시간이 지나면 나을 것이고 깁스도 풀 것이다. 그러니 긍정 회로를 돌려야 한다. 그래야 그 시간이 지옥이 되지 않을 테니.

❝긍정적인 생각은 연습이 필요한 습관이다. 몸이 기억할 정도로 춤 연습을 하면, 몸이 노래에 자동으로 반응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말이다. 긍정적인 생각도 마찬가지다.
의식적 노력 없이 튀어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평소에 습관처럼 긍정적 사고가 튀어나오는 사람은 힘든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반응이 나온다.❞p.305


일 년, 열두 달. 어김없이 돌아오는 시간들. 새해를 맞이하면서 세운 계획은 작심삼일로 끝나고, 명절을 지나 다시 찾아온 3월이면 ‘새해는 이제부터지!’ 하며 다시 계획을 세운다.
벚꽃이 피고지고 세상이 온통 초록으로 물드는 계절, 무더위와 꿉꿉한 장마를 거쳐 이제 좀 살겠다 싶은 가을,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우울해지는 기분과 왜 올해도 한 게 없냐며 한탄하는 12월까지.
돌고 도는 시간 속에서 인간은 보편적으로 느끼는 감정이 있다. 이럴 때마다 “대체 왜? 유독 나한테만?” 한다고 나아지고 달라지는 건 없다. 그럴 때 알면 좋을 내 마음!!!


자신의 찌질함도 과감히 오픈하고, 여러가지 강의 사례들을 들려주면서 공감을 자아내는 작가의 필력은 더 유려해졌다. 오호라!! 우리 고은 님 글 왤케 잘 써!! 하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다.
심리학을 누구나 알기 쉽게! 재밌게 쓰기로 정평이 나 있는데 이번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랄까?


5월. 가족도 내 상태도 조금 버겁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감이 찾아왔더랬다. 거리두기를 하며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는 중이다.
내가 과몰입하는 건 무엇인지, 차갑지도 덥지도 않은 거리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왜’ 관계가 이렇게 됐나보다, ‘어떻게’이 관계를 해결할까에 더 방점을 두기로 한다. 서운함보다는 감사함에 더 마음을 쏟기로!!

❝느슨히 연결된 가정은 결코 끊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연결이 더 강력해진다. 적절한 거리는 오히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마다의 독립성을 존중할 때 관계는 더욱 건강해진다.❞p.98


달에 맞는 마음사전, 달에 할 일 두세 가지를 다정하게 실어줬다. 5월의 마음사전은 #코모레비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뜻한다’고 한다. 같은 햇살의 모양은 없을 테다. 사람의 마음도 상황도 늘 변할 것이고.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잡으려하기보다 조금은 흘려보내고 좋을 테다.
관계도 어떤 마음도 흘려보냄이 필요하다. 붙잡는 것보다 더 필요한 때가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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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 기술이 경험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은 계속 인간일 수 있을까
크리스틴 로젠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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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가장 놀란 것은 바뀐 지하철 풍경이었다. 모두가 얼굴을 숙이고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애서 재생되는 영상을!! 너무도 비현실적으로 무섭게 느껴졌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디스토피아 세계에 오셨습니다! 웰컴! 하는 것 같았달까? 멀뚱멀뚱 사람들을 보던 모습도, 신문과 책을 보던 모습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귀에는 이어폰이 손에는 스마트폰이. 익숙하지만 여전히 낯설고 어색하고 여전히 가끔은 무섭다.


작은 기기가 손 안에 들어왔고,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할까봐 겁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어르고 달래며 밥을 먹이고, 식당에서의 예절을 가르치던 때는 이제 사라진 걸까?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며 밥 먹는 아이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유아차를 타고 가며 공기의 흐름, 동네의 모습,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옛말이 된 듯도 하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작은 세상에 아이는 무아지경. 난 왜 그 모습이 그리도 슬픈 것일까?


더 이상 길을 알려달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을 만나기 힘들어졌다. 스마트폰을 전화로만 사용하는 어르신이 아닌 이상.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보기 위해 용기를 내지 않아도 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란 생각도 들지만, 그 찰나의 순간에만 경험하는 것들을 우린 너무 많이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지…..


단순히 경험의 부재가 많아지는 것만이 문제라면 뭐가 상관일까만 경험의 부재가 우리의 삶에, 뇌에, 인간관계에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문제일 게다. 스마트한 기기들은 우리 삶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혀 상상해보지 않았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세계에서 우리는 설계된 대로 혹은 자진해서 경험들을 반납하고 있다. 더 풍성한 경험, 더 짜릿한 경험들을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서.


기술로 매개된 경험이 직접 경험을 추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1년 동안 소셜 미디어 사용 중단할 것인지 투표권 포기할 것인지 선택하는 질문에 10대 사용자의 64퍼센트가 투표권 포기, 전 세계 청소년의 53퍼센트가 자신이 선호하는 기술을 잃느니 후각을 잃겠다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문화 비평가이자 역사학자인 저자는 경험의 멸종이란 책에서 경험이 소멸하는 시대를 탐구하고 그것이 갖는 의미를 철학적으로 분석한다. 인간의 조건이 되었던 많은 경험들이 사라지는 이 시대의 흐름을 우리는 손 놓고 보고만 있을 것인가, 전복할 것인가 우리에게 묻는 듯하다. 시대의 흐름은 바꿀 수 없는 어떤 것이 아님을 이것은 우리의 “선택”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는 알까?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알았다면 찾고자 하는 의지는 있는가?
뭐 어쩌겠어 하며 경험을 계속 아웃소싱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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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marmmo fiction
장강명 외 지음 / 마름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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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지나가는 개도 웃을 소리!! 사빠죄아!!!
결혼의 가장 기본, 신의를 져버리는 행동에 죄가 아니라고 말하는 입을 후려 쳐? 말아?
사랑에 빠지는 게 죄는 아니지, 하지만 결혼을 했으면 그러면 안 되지. 사랑에 빠진 둘은 모르지.
니들이 당장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에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 어떤 결과가 눈앞에 펼쳐질지…


다섯 명의 작가가 뭉쳤었다. 정아은 작가님이 사고로 돌아가신 후 네 명의 이름으로 출간 된
#우리의연애는모두의관심사 #장강명 #차무진 #소향 #정명섭
#마름모 #불륜앤솔러지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다. 안다. 듣기만 해도 가슴에 나비가 날갯짓하는 것만 같다는 걸. 그 간질거리고 콩닥거리는 느낌과 순간이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기에 그 순간을 위해 무모하게 덤벼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나방 같은 이들. 열정적이라고 넌 참 부지런하다고 칭찬해줘야 하는 걸까?



❝나는 그녀에게 살아 있는 딜도조차 아니었다.❞
직장 내 불륜. 스물아홉의 남자와 기혼 여성의 섹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 관계에 더 몰입한 건 남자였을 테다. 여잔 섹스가 목적도 사랑이 목적도 아니었으니… - 장강명, 『투란도트의 집』


❝남동생은 지적 장애 2급이에요. 사춘기가 지나면서 어머니는 동생의 성욕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어요.❞ 지적 장애 아들의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 가족이 할 수 있는 무엇일까. 왜이리 슬퍼. ㅠㅠ - 차무진, 『빛 너머로』


❝만약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나는 생이 끝나는 순간까지 안락한 삶을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내가 뭘 더 좋은 걸 했겠는가.❞ 호강에 겨워 요강을 타는구나! 저지를 용기는 있었지만 고백할 용기는 없는 찌질남. 책임지며 살거라 - 소향, 『포틀랜드 오피스텔』


❝사랑을 하건 말건 상관은 없는데 자기들 좋으라고 애먼 사람을 죽이면 공화국에서는 총살감이에요, 총살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내와 남편, 그의 연인을 둘러싼 이야기. 남과북 탐정의 합이 이리 잘 맞을 줄이야! - 정명섭, 『침대와 거짓말』


네 편의 이야기는 불륜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연히 찾아온 가슴 떨리는 사랑, 말하려 했지만 말할 타이밍을 자꾸 놓치고. 우연이 겹쳐 또는 가장해 자꾸 마주치고. 그러다 결국 몸을 섞고. 다 그런 거 아니겠나. 우연의 우연의 우연 혹시 운명? 정명섭 작가님답게 불륜에 밀실 트릭. ㅎㅎ 불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치정에 의한 살인이니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나?


장강명, 차무진 작가님의 이야기에는 맘이 아팠다.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그 수단이 섹스인 사람들도 있음을 안다. 몸은 성인, 정신은 아이가 갖고 있는 인간의 본능 성욕. 그것을 우연히 알게 된 한 노인의 이야기. 노인의 이야기는 너무 슬프고 슬퍼 한참을 멍하게 앉아 있었다.


너무 궁금했던 책을 서평단을 통해 만나봤다. 단숨에 읽힌다. 한 호흡으로 그냥 쭉~ 읽을 수 있다. 탄식이 나오다 욕이 나온다. 에라이!!! 그런데도 재밌다.
참 희한도 하지 다 알면서 재밌다고 읽는 마음은 뭐란 말인가!



#투란도트의섬 #빛너머로 #포들랜드오피스텔 #침대와거짓말
#불륜 #사빠죄아 #앤솔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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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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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를 만든 책이 있으신가요?❞


"누구를 인정하기 위해서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 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
- 경애의 마음, 김금희, p.27

어떤 마음을 폐기해버리고 싶을 때, 열등감 같은 것들이 나를 할퀼 때 가끔 난 경애의 마음을 생각한다. 사는 건 시소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라는 이 문장을. 드러나지 않고 각자의 아픔을 갖고 있는 이들이 연결되어지는 어떤 마음들에 대한 책을 읽으면 마음이 따스해지곤 한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 앞에 설 때면 성경을 읽는다. 크리스찬인 내게 성경은 지도 같은 책이다. 길 잃은 그 지점에서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 나를 세우고 여기까지 인도한 것은 팔할이 성경이었다.


이렇듯 삶에서 길을 잃었을 때 생각하거나 펴보는 책들이 있을 것이다. 장애물이 나타나 콩이든 철푸덕이든 넘어져 어떻게든 도움이 절실할 때 그런 책들이 있다면 사는 일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울 테다. 방황하던 청년시절에 읽었던 책들을 시간이 훌쩍 흐른 후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 전과 같은 감상일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달라졌기 때문일 테고.


스스로를 지식소매상이라 부르는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독서 #유시민 #웅진지식하우스
❝세상이 두려울 때마다 그들에게 길을 물었다❞고 말한 15권의 책을 들여다본다. 특별증보판으로 『자유론』이 추가됐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왜 모두 부자가 되고 싶어할까?,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일까?, 문명이 발전해도 빈곤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내 머리로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역사에 큰 흔적을 남긴 15권의 책. 이 책을 쓴 이들이 몸부림치며 고민한 흔적들일 것이다.


그 흔적들을 붙들고 고민하고 싸웠을 한 청년을 생각하게 된다. 두려웠지만 그럼에도 끝내 자리를 지키고 자신이 믿는 바, 옳다고 생각한 것들을 끝까지 밀고 나갔던 한 사람을 생각한다. 이 시대를 누구보다 날카롭게 진단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유시민 작가.


읽는 동안 내 가슴도 뜨거워진다. 읽었다고 읽었지만 수준과 소망이 닿지 않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던 책들 앞에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그럼에도 덕분에 한 걸음 내딛을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그런 책이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러다 어느 새 눈도 뜨거워지는.



우리는 비슷한 잘못을 앞으로 또 저지를지 모른다. 그러나 그때도 이번처럼 스스로 바로잡을 것이다. 변변치 않은 우리는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나아갈 것이다. (…)
그대들은 인간의 모든 자랑스러운 것의 근원을 보여주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p.346~347


#청춘의독서 #유시민 #웅진지식하우스
#세상을바꾼이험하고위대한생각들 #특별증보판
#33만부베스트셀러 #인생지도 #책추천 #지식소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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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 내가 좋아하는 것들 17
길정현 지음 / 스토리닷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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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가 뭐예요?❞


이건 무슨 쌍팔년도 미팅에서나 나올 법한 질문이긴 합니다만 정말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취미 있으신가요? 전…. 독서 그리고 달리기 정도인 거 같아요.
덕후라고 할 정도는 아닌 것도 같고요. 갖고 싶은 책을 못 사면 병이 난다거나 하지도 않아요. 그냥 책이라는 물성, 그 속에 담긴 전혀 새로운 세상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나의 세상이었을 그 세상을요.


제가 너무나 애정하는 친구가 있어요.
취미 부자, 맥시멀 라이프 예찬자, 관심 부자.
취미도 그냥 취미가 아니라 전문가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어 그런 것들을 바탕으로 책을 쓰고 강연까지 할 수 있는 사람. 너무 멋지지 않나요? 이런 사람이 제 친구라는 게 전 너무 자랑스럽고 좋아요!!
누군지 눈치 채셨나요? 길정현. 맞습니다 이 책의 작가죠!


이 친구의 인스타 피드를 가만히 보다보면 이쁜 그릇들이 참 많이 나와요. 요리도 수준급인 거 같고, 멋지게 플레이팅을 하는 걸 보면 미적 감각이나 센스도 만렙이라는 걸 알 수 있죠. 길정현 작가가 “그릇”을 주제로 책을 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펀딩에 참여했고, 책을 받자마자 읽었습니다. 너어~~~~~무 재밌어요!!!


필력이야 말할 것도 없고요. 전 그릇의 ‘그’자도 잘 모르지만 취향을 가득 담은 무언가를 향한 무한한 애정과 그것들에 마음을 쏟고 돈을 쓰는 일이 이렇게나 아름답구나 놀랐어요. 덕질을 잘 하지 않는 저로서는 이런 행위들이 신기하기만 해요. 하지만 부럽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거든요.


전 결혼을 할 때도 엄마가 사용하기 편하다고 추천해 준 코렐 6인조 세트를 샀어요.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취향에 맞는 그릇을 사러 발품을 파는 게 너무 귀찮아서 그냥 엄마가 이거 해라 그러면 오케이 했던 거 같아요. 다른 것들도 비슷하게 장만했고요. 어쩌면 내 취향이 뭔지도 잘 몰랐던 거 같고요.
지금 그 그릇은 어딘가에 쳐박혀 있어요. ㅋㅋㅋㅋ


그럼 나의 취향은 무엇인가 생각해봐요.
화려한 그릇 좋아하지 않고요, 조금은 단아한 느낌의 그릇을 좋아하는 거 같아요. 광주요 같은 그릇이요.
현실은 포트메리온 보타닉가든 사용하고 있어요.
묵직한 느낌이 좋아요. 잘 깨지지 않을 것 같은 든든함이랄까요? 처음엔 큼지막한 꽃이 똭!! 그려져 있는 게 너무 촌스러웠는데.. 저 나이 드나봅니다.


길정현 작가의 책에 나오는 휘뚜루마뚜루 “빌레로이앤보흐” 도 이쁘더라고요? 책을 보다 만난 너무나 반가운 브램블리 헷지 라인! 친정에 있는 로열 달튼 찻잔과 소서를 업어오고 싶어졌어요. 막상 갖고 와도 잘 사용할지는 의문이긴 하지만 ㅎㅎㅎㅎㅎㅎ


빈티지 그릇을 향한 작가의 애정에 조금은 또 놀랐어요. 누군가 사용한 물건에 대해 저는 조금 반감 비슷한 걸 갖고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사는 동네에 빈티지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들이 꽤 있어요. 그곳을 지나다니면서 쓰윽~~ 보는 재미도 꽤 있더라고요. 빈티지 매력있어요!!


이 책은 그 동안 길정현 작가가 써 왔던 책들과 조금은 결이 다른 거 같아요. 뭐랄까요, 조금더 은밀한 자신의 이야기가 담겼달까요? 단순히 정보나 감상만을 전해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특히나 젖병에 대한 챕터를 읽다가 눈앞이 뿌얘져갖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비슷한 마음으로 보냈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릇 하나하나에 담긴 추억과 사연은 밤새도록 들려줄 수 있다는 길정현 작가. 그 이야기를 차를 마시면서 다 들어보고 싶더라고요. “고요한 새벽에 남몰래 보물 상자를 열어보는 기분으로 그릇장 문을 살며시 열고 차곡차곡 정리해 둔 그릇들을 들여다보는” 사람.
그릇들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 작가와 책등을 쓰다듬으며 기쁨을 느끼는 저라는 사람. 분야는 달라도 마음은 같죠.


무언가를 사랑하고 좋아해서 마음을 쏟는 분이라면 공감하며 읽으실 거예요. 힘든 세상에 내게 기쁨을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힘이 되잖아요.
어렵고 힘든 순간들, 남들에게 하찮아 보이는 것들이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죠. 그 기쁨과 힘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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