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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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때 어떤 일까지 할 수 있고,
어떤 일까지 용납할 수 있을지.. 당췌 이해가 가지 않는 두 남녀의 기묘한 동거를 보는 내내 마음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던 생각이다. 대체 얼마나 사랑하는거뉘? 사랑은 늘 배타성을 띠고 있다. 나와 너 그 외에 것에는 문을 쉽게 열어주지 않는.. 그런데 이건 해도해도 너무 하지 않뉘??

혹시 여주인공 사강언니야? 할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 자랑하는 “도로시 시모어”는 마흔다섯 살이다.
스물다섯 살에 헐리우드 배우로 성공을 거머쥐었고, 스물다섯 살 반에 번 돈 탕진하고, 스물일곱 살에 소송에 휘말려 빈털털이가 된 여인. 그래도 글 쓰는 능력은 있어서 헐리우드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님 되시겠다. 그에겐 연인 “폴”이 있다. (이번엔 남자다. 브람스를.. 에서는 폴이 여자였지?) 사십대의 금발 남자이며 무척이나 잘 생겼단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생각났다. 연식이 나오네 나와) 도로시와는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남자 되시겠다.


조금은 지루한 관계로 진입한 그들이 집을 향해 가던 날 밤, 갑자기 한 미치광이 사내가 그들이 탄 차로 몸을 던졌다. 그 미치광이 사내는 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그런데 그 남자 잘 생겼네? 그 남자 이름 “루이스” 되시겠다. 도로시는 그 루이스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LSD에 심하게 취해 차 밑으로 달려든 남자를 어떤 모성본능에 이끌려 집으로 데리와서 먹여살리고 있다. 아픈 몸이 다 나아도 계속 도로시 집에서 눌러 사는 루이스. 둘의 관계에 예민해진 폴은 도로시와 루이스가 어떤 육체적 접촉도 화지 않음에 안심을 하고 셋은 나름의 평화를 유지하며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도로시 주변에 있는, 도로시와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죽음이 묘하게 유쾌하다. 아니 유쾌하고 가볍게 다뤘다고 하는 게 맞을까? 늘 스캔들과 트레블 메이커였던 사강의 흔적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있는 듯한 느낌!! 도로시만 바라보고, 맹목적인 사랑을 쏟아붓는 루이스! 너 혹시 #사이코패스 아님 #소시오패스 ?? 도로시, 폴, 루이스의 요상한 삼각관계는 뭇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만 특히나 루이스는 아무렇지 않다. #남의눈치따위 #개나줘버려 #기둥서방도괜찮아 #루이스옆에만있을수있다면


폴과 결혼을 선택한 도로시, 그럼에도 그들을 떠나지 못하는 루이스는 온갖 부귀영화도 다 던지고 도로시 부부와의 삶을 선택한다.
“난 당신만을 사랑할 뿐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겐 전혀 관심이 없어요. (p.145)” 이런 사랑이 가능하기는 할까?
애정과 심리 스릴러를 묘하게 섞어 놓은, 경쾌함과 세렴됨이 질질 흐르는 책은 묘하게 사람을 잡아끈다.
세 명이 함께 살아가는 삶이 궁금해지기까지..
윤리와 도덕적으로 참 불편한 것들을 한 군데 모아놨음에도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을 지닌 사강과 그녀의 글. 이래서 사강사강 하는 것인가 싶었다.


“너 유치하구나. 하지만 고맙게도 인생은 너처럼 그렇게 유치하지 않아.”
“인생은 유치할 수 있어요.”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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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를 쓰고 밥을 짓는다
김민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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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원망하던 때가 있었다. 세상을 부숴버리고 싶었던 때가 있었지만 나를 망가뜨리고 있었던 거였다.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삶을 놓아버린 때가 있었다. 그럼에도 살아있었다. 모든 순간은 내 것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물었던 모진 이별이, 어떻게 이런 일만 생기는 건지 원망했던 시련이, 내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던 힘겨운 시절이 나를 여기까지 데리고 왔다. 그래야만 했던 거겠지.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이곳으로 오기 위해서였다. p.81

▫️유서는 죽으려고 쓰는 게 아니라 살려고 쓰는 거였다. 유서를 마주하면 어떤 삶을 원했는지 깨닫게 된다. 어떤 부분을 후회하는지 알게 된다. 평소 당연하다고 여긴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끼게 된다. 유서를 쓴다고 인생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지만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삶을 대하게 된다. p.228


삶의 끄트머리에 이르렀을 때 난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내 곁에 남아있는 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쓰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더 많이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럼에도 곁에 있어주고 사랑해줘 고맙다고 할 것 같다. 그 자리에는 돈도 명예도 스펙도 들어설 자리는 없다. 하고 싶은 일 맘껏 하라고, 현재를 즐기라고, 너로 살아도 된다고, 눈치 보지 말라고, 넌 존재자체로 소중하다고 말하겠지. 유서 앞에 섰을 땐 거짓말을 할 수 없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너무도 자명하다.


가난과 차별, 임금체불에 폭력, 감금에 협박까지.. 안 당하고 살았으면 좋았을 일들을 어린 시절부터 겪었던 작가의 기록을 읽어내려가는데 ‘나랑 참 많이 겹치네.’ 하는 생각을 했다. 가정 환경 조사서를 작성하면서 느낀 우리 집의 가난이 그러했고, 쉽지 않은 삶을 살아왔을 오빠의 모습이 작가의 모습과 겹쳐서 누가 심장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이 아팠다. 오빠도 그랬을까? 삶을 놓아버리고 싶었을까? 가족인데도 너무나 그 마음을 몰랐나 싶어 미안하고 미안했다.


긴 터널을 통과한 사람만이 빛의 소중함을 안다. 어두웠던 터널의 시간이 현재의 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란 깨달음만 있다면 그 시간은 나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험난한 산이 아닌 평지로 가라고 뚫어놓은 터널일 수도 있겠구나. 그 시간을 동력삼아 햇빛 아래서 찬란한 걸음을 옮길 수 있다. 그 걸음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걸음. 그 걸음이 모여 만드는 나의 삶 그리고 나의 인생. 남탓하지 않고 감사로 문을 여는 한 남자의 #인생찬가


우울과 희망이 공존하는 한 권의 책을 읽는 동안 #오뚝이 #뚝심 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김민 작가는 이런 사람이구나.. 뚝심있는 사람, 누군가 넘어뜨리려 해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 ‘감사함’으로 하찮은 돌덩어리를 보석으로 바꾸는 연금술사. 세상에 겁날 것도 하지 못할 일도 없는 강단이 있는 단단한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 한 번에 읽기 아까운 책이었다. 하나씩 곱씹으며 읽으면 더할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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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붙잡을 때 나는 체코로 이사했다
조수필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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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30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두근두근 설렘 그 잡채.😁 난생 처음 해외여행이자 신혼여행이라니!! 그것도 너무도 가고 싶었던 체코오!! 쏴뤼질러!!! 🥳🥳 지금은 고인이 된 고김주혁, 전도연 배우가 주연한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그와 함께 체코, 특히나 프라하에 대한 인기는 실로 엄청났었다.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난 유럽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나 동유럽에 대한 관심이 많아 신혼여행은 무조건 프라하로 가야 한다고 우겼다. 17시간의 비행으로 초죽음이 된 건 비밀이다. 😨


한국과 기후도, 환율도 비슷한 곳에서의 일주일.
도보, 트램, 지하철, 기차를 타고 이동하며 프라하를 누비고 또 누볐다. 까를교, 프라하 성, 구시가지, 박물관, 밤마다 열리는 음악회. 예술을 사랑하는 나라 프라하. 그곳에서 즐겼던 문화는 생각보다 수준이 높아 놀랐다. 공산주의가 아니었음 더 발전할 수 있었을 나라였는데.. ㅠㅠ 기차를 타고 가서 봤던 칼슈타인 성. 언덕 위에 두터운 벽으로 쌓아올린 전형적인 요새형 중세성. 동화속에서나 볼 법한 성이라 더 좋았던!! 여행자의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복귀하자마자 빡씬 일상이 이어져서 그때의 갬성이 이젠 자취를 감출무렵 만난 이 반가운 책!! 🤩


[모두가 붙잡을 때 나는 체코로 이사했다]
😳 뭐? 체코로 이사를 했다고??? 엄마야, 부러워 미챠~ 🤪🤪
15년에 걸쳐 방송글을 쓴 조수필 작가.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이사를 해서 이사라면 치가 떨리는 그녀, 하다하다 해외이사까지!! 체코로 발령 받은 남편을 따라 세 돌이 되지 않은 아이와 함께 떠나는 #생활인 으로서의 체코 생활은 어떨까?


남편은 먼저 체코로 떠나고 아이와 함께 떠나야 하는 날, 공항에서 아이의 팔이 빠지는 사고를 시작으로 파란만장?, 아기자기한 체코 생활은 시작되었다. 새로산 캐리어는 지퍼가 고장나 언제 짐들을 토해낼지 모르는 위기의 상황을 연출했고, 아이를 업고 수화물을 찾고 출국심사도 받아야 하는 모든 과정이 험난하기만 했다. 때는 바야흐로 듣도보도 못한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했던 2021년이었다.


생활인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여러가지 이야기는 읽는 내내 신기하기만 했다. 술집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마련되어 있는 아이들 놀이터. 유모차를 밀고 가면서도 맛있게 담배를 피우는 엄마들 (한국에서였다면? 어머~ 저 엄마 개념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를 시작으로 애가 불쌍하네 어쩌네.. 어후😤).
한국의 아파트와는 다르게 집집마다 구조가 다른 (다 다른지는 모르겠다고 하셨다) 아파트. 너무도 작아서 설거지 하기 드릅게 힘든 싱크대. 네 살 아이도 겪어야 했던 인종차별, 차로 혹은 기차로 몇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그리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폴란드 를 여행할 수 있는 여유로움까지.. 체코 가고 싶다아~ ㅠ


그렇지만 그곳에서 역시 이방인으로 사는 것은 또 다른 일일 것이다. 그 외로움이 동기가 되어 이렇게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을 보면… 장소는 다르고 사는 모습은 다 달라도, 아내로 그리고 엄마로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과 모습은 비슷한가보다. 아이로 인해 두 눈을 반짝였던 내가, 아이로 인해 초죽음이 되어 있던 내가, 한 여자에서 아내로 엄마란 이름을 부여받고 다른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는 내가 그 책에 고스란히 있었다. 책을 덮고 체코보다는 나를 먹이고 키웠던 엄마를, 내가 먹이고 키우는 아이를, 나와 그 길을 같이 걸어가고 있는 한 남자를 생각하게 됐다.


▫️울엄마는 오남매를 키우며 그 모진 세월을 기꺼이 견뎌냈는데 나는 왜… 겨우 하나 키우는 것도 이렇게 힘에 겨울까. ‘엄마처럼 안 살아야지’ 했지만 마흔을 바라보는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난 엄마처럼 살고 싶어도 그럴 재간이 없는 거였다.
결혼에 대해 뭘 안다고. 육아에 대해 뭘 안다고.
그저 버텨내야만 하는 한 여자의 인생에 대해
내가 뭐 아는 게 있다고. 어린 날의 철딱서니는
이제 와 이렇게 뒤늦은 반성을 하고 있다. p.139~140


모두가 말렸고 시간을 돌리면 다시 망설일지 모른다. 하지만 기어이 이 평화에 금이 간다고 해도 또 다른 신기루를 찾아 길을 나서면 그뿐이다. -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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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거주불능 지구 -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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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할까? 그리고 얼마나 빨리 그렇게 할까? p.330


기록적인 폭우, 폭염, 홍수, 펜데믹, 산불, 가뭄, 녹아내리는 빙하, 사라져가는 도시… 영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아니 내가 사는 곳에서도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호주나 중국에서 시간당 물폭탄이 쏟아져서 한 도시가 물에 잠기는 뉴스를 기사를 보고 얼마 되지 않아 서울과 경기, 포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이것은 재난영화여야만 했다. 영화에서만 볼 법한 상황이어야 했다. 그런데 현실이다. 이것은 인재인가 자연재해인가?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언젠가, 우리가 살던 지구와 달리 더 뜨겁고 위험하며 생물학적으로 단순해진 지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당신과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니 애초에 생각이란 걸 하고는 살았는지 궁금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
“물론 우리를 이렇게 만든 건 우리 자신이엇다. 우리는 늘 지적으로 나태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수록 대답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우리 모두는 돈을 위해 살았고 결국 돈을 위해 죽었다.” p.91


지구 온난화가 우리의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듣도보도 못한 전염병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경작지는 줄어들고 있으며, 잦은 태풍, 잦은 폭염에 인간은 노출되었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이 지구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기온이 5도 상승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 책은 지구의 온도가 올라갈 때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다. 하지만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흥미로 치부하기엔 너무 무섭다. 먼 훗날의 언젠가, 내가 아닌 누군가, 여기가 아닌 저기라는 생각을 날려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에서, 내가 겪게 될, 그리고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에 따라 나타날 양상
🔹1도 기후가 온화한 국가에서만 경제성장률 1퍼센트 감소
🔹2도 적도 지방의 주요 도시가 거주불능 지역으로 변화
🔹3도 남부 유럽이 영구적 가뭄에 돌입
🔹4도 아프리카, 호주, 미국 등이 거주불능 지역으로 변화
🔹5도 전 지구가 거주불능 지역으로 변화


우리가 개발과 발전이란 이름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결과로 만들어진 지구 온난화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살인적인 폭염, 기아, 빙하 폭탄, 치솟는 산불, 날씨가 되어버릴 재난, 가뭄, 바다 시스템 붕괴, 대기 오염, 질병, 무너진 경제, 기후 분쟁, 시스템의 붕괴.
12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너무도 서늘했다. 첫 문장인 “상황은 심각하다.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기후변화의 진행 속도가 더디다는 주장은 판타지 동화 수준의 착각이다. p.15”라는 의미가 너무도 와 닿았다.


이런 심각한 문제가 국가 차원의 문제로 논의 되어지지 않고 환경운동 차원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체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재난은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닌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동시다발적으로 찾아올 것이다. 선진국, 중진국, 빈국을 가리지 않고 찾아올 것이다. 물론 빈국이 가장 가난하고 약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하는 그의 대안에도 귀를 기울여볼 필요도 있다.
더 이상 ‘나 하나쯤이야’는 통하지 않는다. 대가는 결국 인간이 치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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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곳이 되어주고 싶어
김화숙 지음, 이도담 그림 / 도서출판이곳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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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곳이되어주고싶어 #김화숙_글 #이도담_그림 #도서출판이곳


살다가 눈을 뜨고 싶지 않을 만큼
고통스러운 순간이 와도
우리에게는 돌아갈 곳이 있다.

혼자인 것 같아도 내가 고통에서
평안으로 오기를 두 팔 벌려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 - 책 속에서 -


시인이자 목사, 전문 의료인인 김화숙 작가.
여섯 살에 보육원에서 처음 믿은 하나님, 그 하나님을 서른 둘에 다시 만나게 됐다. 어둔 터널을 헤매던 그에게 빛으로 다가와 손내밀어주신 그분을 통해,
어떠한 형편에도 감사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은 누군가 돌아올 곳이 되어 주었고, 부족함에도 받아들여 주었고, 반겨 맞아 주었고,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 (p.7)라고 고백하는 김화숙 작가. 그 사랑을 전하고 싶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몰라 방황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글이 희망이 되길 소망한다.


우리의 삶에는 빛과 어둠이 공존한다. 빛을 덮는 어둠이 찾아오기도, 어둠을 뚫고 빛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의 삶 뿐 아니라 자연에도 그대로 녹아져 있다. 아침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시간이 그러하다. 그 시간을 나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평안함에 이를 수 있다. 어둠은 내 것이 아닌양 놀라거나 빛만이 응당 나의 삶이라 여겨버린다면 빛과 어둠이 주는 유익을 다 누리지 못할 터이다.


▫️기쁨도 슬픔도 내 일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평안이 찾아온다. 새겨진 상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도 우리는 얼마든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것을 알게 될 때 우리는 자라기 시작한다. p.61


늦은 시간까지 친구들과 노느라 저녁 먹는 것조차 잊어버릴 때 “혜진아~ 밥 먹어!!”라며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놀이를 멈추고 날 부르는 엄마가 있는 집으로 뛰어간다. 두 팔 벌려 날 맞이하는 엄마가 있는 나의 집으로. 날 기다리는 이가 있음을 알 때 발걸음조차 가볍다. 그 존재만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들도 넉넉히 이길 수 있는 힘이 있는 존재다 우리는. 우리 모두에게는 돌아갈 곳이 필요하다. 살다가 고통스럽고 내 곁에 아무도 없을 것만 같은 순간에도 나를 기다리는 이가 있다. 그것이 신이란 존재일 수도, 가족, 친구, 반려동물, 책일 수도 있다. 내가 나일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도와주는 존재..


슬픔과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절망을 아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슬픔과 절망이 있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이의 아픔을 보는 눈, 다른 이의 절망을 느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사용되어지는 것이겠지. 나의 슬픔은 나의 아픔은 나로 끝나기만 하는 삶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사랑으로 승화될 때, 나를 사랑하는 절대자의 존재를 느끼고 그 절대자에게 자신을 맡길 때 누리는 깊은 평안과 사랑으로 다른 이를 돌보는 마음도 생기는 것일테다. 그래서 갖게 되는 바람, 누군가에게 “돌아올 곳”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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