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붙잡을 때 나는 체코로 이사했다
조수필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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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30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두근두근 설렘 그 잡채.😁 난생 처음 해외여행이자 신혼여행이라니!! 그것도 너무도 가고 싶었던 체코오!! 쏴뤼질러!!! 🥳🥳 지금은 고인이 된 고김주혁, 전도연 배우가 주연한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그와 함께 체코, 특히나 프라하에 대한 인기는 실로 엄청났었다.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난 유럽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나 동유럽에 대한 관심이 많아 신혼여행은 무조건 프라하로 가야 한다고 우겼다. 17시간의 비행으로 초죽음이 된 건 비밀이다. 😨


한국과 기후도, 환율도 비슷한 곳에서의 일주일.
도보, 트램, 지하철, 기차를 타고 이동하며 프라하를 누비고 또 누볐다. 까를교, 프라하 성, 구시가지, 박물관, 밤마다 열리는 음악회. 예술을 사랑하는 나라 프라하. 그곳에서 즐겼던 문화는 생각보다 수준이 높아 놀랐다. 공산주의가 아니었음 더 발전할 수 있었을 나라였는데.. ㅠㅠ 기차를 타고 가서 봤던 칼슈타인 성. 언덕 위에 두터운 벽으로 쌓아올린 전형적인 요새형 중세성. 동화속에서나 볼 법한 성이라 더 좋았던!! 여행자의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복귀하자마자 빡씬 일상이 이어져서 그때의 갬성이 이젠 자취를 감출무렵 만난 이 반가운 책!! 🤩


[모두가 붙잡을 때 나는 체코로 이사했다]
😳 뭐? 체코로 이사를 했다고??? 엄마야, 부러워 미챠~ 🤪🤪
15년에 걸쳐 방송글을 쓴 조수필 작가.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이사를 해서 이사라면 치가 떨리는 그녀, 하다하다 해외이사까지!! 체코로 발령 받은 남편을 따라 세 돌이 되지 않은 아이와 함께 떠나는 #생활인 으로서의 체코 생활은 어떨까?


남편은 먼저 체코로 떠나고 아이와 함께 떠나야 하는 날, 공항에서 아이의 팔이 빠지는 사고를 시작으로 파란만장?, 아기자기한 체코 생활은 시작되었다. 새로산 캐리어는 지퍼가 고장나 언제 짐들을 토해낼지 모르는 위기의 상황을 연출했고, 아이를 업고 수화물을 찾고 출국심사도 받아야 하는 모든 과정이 험난하기만 했다. 때는 바야흐로 듣도보도 못한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했던 2021년이었다.


생활인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여러가지 이야기는 읽는 내내 신기하기만 했다. 술집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마련되어 있는 아이들 놀이터. 유모차를 밀고 가면서도 맛있게 담배를 피우는 엄마들 (한국에서였다면? 어머~ 저 엄마 개념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를 시작으로 애가 불쌍하네 어쩌네.. 어후😤).
한국의 아파트와는 다르게 집집마다 구조가 다른 (다 다른지는 모르겠다고 하셨다) 아파트. 너무도 작아서 설거지 하기 드릅게 힘든 싱크대. 네 살 아이도 겪어야 했던 인종차별, 차로 혹은 기차로 몇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그리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폴란드 를 여행할 수 있는 여유로움까지.. 체코 가고 싶다아~ ㅠ


그렇지만 그곳에서 역시 이방인으로 사는 것은 또 다른 일일 것이다. 그 외로움이 동기가 되어 이렇게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을 보면… 장소는 다르고 사는 모습은 다 달라도, 아내로 그리고 엄마로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과 모습은 비슷한가보다. 아이로 인해 두 눈을 반짝였던 내가, 아이로 인해 초죽음이 되어 있던 내가, 한 여자에서 아내로 엄마란 이름을 부여받고 다른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는 내가 그 책에 고스란히 있었다. 책을 덮고 체코보다는 나를 먹이고 키웠던 엄마를, 내가 먹이고 키우는 아이를, 나와 그 길을 같이 걸어가고 있는 한 남자를 생각하게 됐다.


▫️울엄마는 오남매를 키우며 그 모진 세월을 기꺼이 견뎌냈는데 나는 왜… 겨우 하나 키우는 것도 이렇게 힘에 겨울까. ‘엄마처럼 안 살아야지’ 했지만 마흔을 바라보는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난 엄마처럼 살고 싶어도 그럴 재간이 없는 거였다.
결혼에 대해 뭘 안다고. 육아에 대해 뭘 안다고.
그저 버텨내야만 하는 한 여자의 인생에 대해
내가 뭐 아는 게 있다고. 어린 날의 철딱서니는
이제 와 이렇게 뒤늦은 반성을 하고 있다. p.139~140


모두가 말렸고 시간을 돌리면 다시 망설일지 모른다. 하지만 기어이 이 평화에 금이 간다고 해도 또 다른 신기루를 찾아 길을 나서면 그뿐이다. -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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