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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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무엇을 읽고 있는 것인가?
캐서린 맨스필드나 버지니아 울프 언니는 윌리엄 오빠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와.. 윌리엄 오빠.. 나 몇 번 읽어야 다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런 느낌 아는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는데 당최 모르겠는.. 🙄


고함과 분노 (The Sound and the Fury) 는 몰락해 가는 미국 남부의 명문가 콤슨 가문에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는 1928년 4월 7일, 1910년 6월 2일, 1928년 4월6일, 1928년 4월 8일 날짜별로 화자가 바뀌면서 진행된다.


자유분방하고 반항적인 장녀 캐디, 캐디의 일탈과 그녀를 향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장남 퀜틴, 중요한 것은 오직 돈!! 차남 제이슨,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막내 벤자민, 변호사이며 알콜중독자인 아버지, 자기애가 강하며 건강 염려증을 갖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의식의 흐름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살다보면 한 사건이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그 기억은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데, 윌리엄 포크너는 그런 기법으로(의식의 흐름) 몇 개의 사건과 시간을 얽어내면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한 가족을 들여다본다. 작은 사회안에서 각자 생존하기 위한 기술을 터득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행동이나 사고, 가치를 가족으로부터 용납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까. 아무 것도 모르지만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막내 벤자민. 혼란스러운 가정 안에서 온전한 가치를 갖고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아픈 자, 방황하는 자들도 용납받는 곳이 가정이 아니라면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고함과 분노’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가정 안에서는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다.


초독을 마친 나의 머리는 일단 멈춤 상태이다. 확실히 내 머리를 뒤흔들기는 했다. 유난히 많은 주석은 방해와 도움을 동시에 주었다. 조금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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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유즈키 아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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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잘 살펴보자!! 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뭔가 조금 어색하지 않은가?
우리에게 익숙한 ‘신사 숙녀’ 여러분에서 신사와 숙녀의 순서만 바꿨을 뿐인데 말이다!
제목에서 어떤 스멜이 폴폴 풍기지 않는가?
그걸 느꼈다면 당신은 천 to the 재!! 😎
편견 따위 깨버렷! 고정관념! 그건 새로나온 양념이니? 🤷🏻‍♀️ 편견과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걷어차버리는 이야기로의 초대!! 당근 응해야겠지? 🥕
안 그러면 너만 손해~~ 😝


✔️쓰는 작품마다 족족 편집자에게 까이는 신인 작가. 어느 날 대문호의 동상이 그녀에게 말을 걸어온다고? - come come kan!

✔️삼십 년 전 출간한 연애소설로 베셀을 터뜨린 작가 모리.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는 꼰대 작가가 추억이 깃든 호텔에 방문하였으나 많이 달라진 모습에 적응 못하고 모리둥절해 한다? -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

✔️전철에서 여성전용칸은 역차별이라 믿는 다케루. 그녀들을 벌주기 위해 여성전용칸에 겁도 없이 침입한 다케루는… 여긴 어디? 난 누규? 😨🙄
- 용사 다케루와 마법 나라의 공주

✔️불륜 커플로 가득한 명품 초밥집에 갑자기 등장한 불청객. 모유수유를 끝낸 아줌마가 아기띠를 매고 들어와 듣도보도 못한 초밥을 주문한다. 이 아줌마 포스 개멋짐🤩 - 아기 띠와 불륜 초밥🍣

✔️개차반인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를 안고 친정으로 돌아온 모모. 그녀 앞에 시아버지가 나타난다. 함께 살게만 해 달라고 싹싹 비는 시아버지와 모모의 기묘한 동거. - 서 있으면 시아버지라도 이용해라

✔️성형으로 인생을 바꿔보겠다며 성형외과를 찾아간 아코. 대기실에서 소녀들을 위한 명작소설을 읽고 어떤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래 결심했어! 나만의 키다리 아저씨를 찾아 나서겠어!! - 키 작은 아저씨

✔️낄낄빠빠도 모르고 자꾸 끼어드는 남자들에게 ’너나 잘 하세요!‘를 수백만 번 외치고 싶은 여자들. 여자들만을 위한 여성 전용 아파트 1층에 생긴 카페. 거기에서 무슨 일이? - 아파트 1층은 카페


소설 버터로 우리들의 식욕을 미친 듯이 자극했던 유즈키 아사코!! 그녀가 이번에는 단편집으로 돌아왔다. 버터에서 느꼈던 필력과 묘사는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일곱 편의 단편 중 가장 재밌게 읽은 것은 “아기 띠와 불륜 초밥”이었다. 연봉 높고 나이 든 남자와 어린 여자들의 불륜 장소인 고급 초밥집에 아기띠를 하고 들어온 여자로 인해 분위기가 묘해진다. 숨을 크게 쉬면 단추가 툭 떨어질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은 온데 간데 없어진다. 한 손에는 와인을 들고 듣도보도 못한 초밥을 주문하는 여인을 보며 그곳에 있는 나이 어린 여성들이 느끼는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혓물 켰던 남자들아 메에롱~~🤪


팝콘 튀듯 톡톡 터지는 매력을 발산하는 아사코의 글. 고구마 디립다 먹여놓고 사이다 안 주는 것만 같았던 일본소설과는 달리 한겨울 살얼음 동동 떠 있는 동치미를 벌컥벌컥 마신 것 같은 개운함과 시원함이 동시에 느껴져서 좋았다. 재미 또한 보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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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너를 사랑해
이누이 사에코 지음,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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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작은 동물들이 사는 숲.
조그맣고 털이 보송보송한 동물들이 살지요.
흰넓적다리붉은쥐, 너구리, 담비, 오소리, 우는토끼, 여유, 다람쥐, 청설모, 하늘다람쥐, 애기붉은쥐.
🦝🐇🦫🦡🐿️


힘들고 지쳐 어쩔 줄 몰라 하는 아이에게 다가가
슬며시 말을 건네는 동물들이 있어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여다볼까요?


속상한 일이 있구나!
네 생각이 가장 중요해.
노력한 네가 무척 자랑스러워.
쉼도 중요한 거야.
작은 걸음부터 찬찬히 떼 보자….


잘 자렴.
얘야,
많이 많이 사랑한다. ❤️


응애응애 울던 시기를 지나 목을 가누고 기고 앉고 서고 걷고 뛰고.. 매일 기적을 보여주던 아이가 자라고 또 자란다. 손가락 열 개, 발가락 열 개만 있어도 감사합니다를 외쳤던 엄마, 아빠. 지금도 그런가?


시험 성적으로 아이를 나무라고, 옆집 아이와 끊임없이 비교하고, 비난하고, 야단치는 말로 아이를 다그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아이들은 부모에게 무슨 말이 가장 듣고 싶을까? 그리고 부모는 무슨 말을 아이에게 가장 해 주고 싶을까?


그 말을 지금 당장 해 주시라.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수고했다고, 잘 하고 있다고,
네가 자랑스럽다고 말이다.
아이 얼굴에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해처럼 빛나는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그 웃음 오늘 꼭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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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유튜브 채널 패전사가 들려주는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윤영범 지음 / 북스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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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수많은 갈등과 전쟁을 치르고, 여전히 진행중, 진화해왔다. 그 속에서 적군을 확실하고 깨끗하게 멸절시키기 위한 무기가 개발되고 전략 전술은 더 고도로 발달해오고 있다. 전쟁의 이유는 너무도 어이없는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되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 하나가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어디 가고 전쟁하는 인간만 남았단 말인가?


‘패전사 이야기’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한 이 책은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사에 대해 들려준다. 전쟁이란 것이 하나의 원인만으로 결과가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 삶에는 예측하기 힘든 변수란 것이 항상 존재하듯이 전쟁에도 그러하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한 작전임에도 그 작전을 수행하는 인간의 선택, 실수 하나가 전쟁의 양상을 뒤바꿔 놓기도 한다. 패색이 짙던 전쟁에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보내기도 하고,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며 큰소리 뻥뻥 쳤지만 다 된 밥에 코 빠트리는 이들은 꼭 존재하는 법이니까!!


✔️ 윈스턴 처칠 평생의 트라우마 갈리폴리 전투
✔️전략과 전술이 없는 전쟁은 무덤일 뿐이다, 솜전투
✔️잠자는 거인, 미국을 깨운 진주만 공습
✔️망한 전쟁과 멍청한 전쟁이 남긴 트렌치코트와 카디건
✔️인질과 테러범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집트의 대테러부대


수많은 전쟁을 다 다룰 수 없어 이 책에서는 ‘1,2차 세계대전 중 유럽에서의 전투부터 태평양 전선의 전투와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근현대 전쟁의 패배한 전투 이야기를 담았다.’(프롤로그 중에서)
영화로도 유명한 진주만 공습은 글로 읽어도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1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임에도 열강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일본. 너네들만 해 먹냐! 나도 좀 해 먹자는 야욕을 서서히 드러내며 만주사변과 중일 전쟁을 일으키면서 파죽지세로 동남아시아로 전선을 확대해간다. 어라 이것봐라!! 미국, 영국, 프랑스 눈에 일본은 눈엣가시가 될 수 밖에 없다. 전쟁에 필요한 석유, 철강 등의 물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된 일본은 독일과 동맹을 맺으며 미국과의 전쟁을 결정하게 된다.


미국 측에 너무 도착한 선전포고문, 시험 가동 중인 레이더, 유유히 날아오는 전투기를 아군으로 착각하고 보고조차 하지 않은 운용병들. 미국이 빡친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2차 세계 대전은 남의 전쟁이라 여기며 전쟁 물자만 수출하며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던 미국은 진주만 공습을 계기로 전쟁에 참전하게 되고, 전쟁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그 이후 일본은 핵폭탄을 두 번이나 맞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대체 이것은 누구를 위한 전쟁이며, 이 미친 짓은 왜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느라 머리가 아파온다. 완벽한 승리도 완벽한 패배도 없는 전쟁으로 지금도 죽어가고 있는 젊은 목숨들이 생각난다. 푸틴아 그만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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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더 넓은 세계
자미스 하퍼.제인 마운트 지음, 진영인 옮김 / 아트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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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서가들이여 눈을 감으라. 그대의 서가는 더 이상 빈 곳이 없을 테니… 하지만 다양성을 주제로 한 책이 없다면 살짝 눈을 떠 보라. 자미스와 제인이 목표로 한 열 권만 채우면 되니까!! 

고전을 시작으로 전설, 역사소설, 어린이 그림책, 요리, 페미니즘, 에세이에서 시까지 낯선 문화 향이 짙게 배인 이야기를 읽는 건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왜 낯설고 다양한 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까? 이 일은 우리 삶에 ‘마침표’ 대신 ‘세미콜론’을 찍는 일이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만나는 실제와 허구의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과 사건 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상당히 일반적이며 보편적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우리의 정신을 확장시켜주고, 우리의 상상력이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도와준다. 과거 그리고 현재에도 인류는 비슷한 문제로 고민해 왔음도 깨닫게 된다. 미래로 함께 나아갈 친구, 함께 나가야 할 이유를 만나게 된다. 
독서는 미래를 품기 위해 현재 나의 내면의 땅을 단단히 다지는 일이다. 


마침표 대신 세미콜론을 찍고 그 다음의 이야기를 이어가보라. 인종, 종교, 문화, 젠더, 성소수자들이 들려주는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라. 나와 네가 다르지 않음을 우린 연결돼 있음을, 책이 그 가교 역할을 해 주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다양성을 주제로 한 책들과 하나의 주제로 운영되는 서점, 작가가 사랑한 책들, 작가들의 창작활동이 이루어지는 방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과 관련된 것들을 모두다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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