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술사 1 - 기억을 지우는 사람 아르테 미스터리 10
오리가미 교야 지음, 서혜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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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준다는 기억술사..가 있다...라는 도시괴담에서 시작한다.

도시 괴담 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 훨씬 전부터 곰곰 생각해보면 시대를 걸쳐

괴담은 이어져 내려왔고 어린 아이들은 그걸 사실인냥 믿고 공포에 떨곤 하였다.

내가 아주 어렸을때는 "망태 아저씨" 이야기가 있었다.

너도 나도 그렇게 넉넉치 못했던 시절..커다린 망태를 등에 지고 다니며 돈이 될만한 

헌옷이나 종이, 폐품을 줏으러 다니던 넝마주의를 망태 아저씨라 불렀고.

그 망태 아저씨가 아이들을 잡아서 망태기에 넣고서는 아이들이 필요한 데가 팔아버린다는

이야기에 동네 꼬마들이 망태 아저씨만 지나가면 개장수를 만난 개들처럼 절절거리거나

울음부터 터트리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때쯤에는

국적도 다른 "홍콩 할매" 괴담으로 해만 지면 애들이 겁을 내며 밖을 못다녔던 적이 있다.

이 홍콩 할매 괴담은 ​9시 뉴스에도 나올 지경이였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이런 도시 괴담은 하나씩 있었다.

기억술사 1 : 기억을 지우는 사람.. 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오리가미 교야 라고 하는 작가의 작품이다.

비교적 신인 작가인 오리가미는 이 작품으로 2015년 제 22회 이본 호러소설 대상에

응모하여 독자상을 수상하였다.

독자상이라는 말이 보여지듯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이 오리가미 작가에게 표를 줬다는 뜻이니

독자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책임이 틀림없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잊고 싶은 기억들이 한두개씩 있다.

생각만 해도 낯뜨거워지고, 화가 나고, 의기소침해지는 그런 기억들 말이다.

나 또한 그런 기억들이 있다.

이 나이만큼 살아 오다보니 다소 그런 기억들이 희석되어 조금 희미해진 것 뿐이지.

까맣게 고스란히 잊혀지는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기억들일 수로 글자그대로 까맣게 잊는건 정말 불가능하다.

잊혀질 수만 있다면 ​뼈라도 발라 줄 정도로 괴로운 기억이 있다면..

그 기억 때문에 사람이 죽고 살 수도 있는 거라면...

그 기억을 지워주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그 기억을 지우건가요..?

대학생 료이치는 선배인 교코를 짝사랑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과거 치한한테  당한 트라우마로 인해 혼자 밤길을 걷지 못한다.

료이치는 그녀가 공포를 극복하게 해주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그녀는 치유되질 못할 공포에

갇혀 있는듯 했다.​ 그러던 그녀는 기억술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되고..

한참 후에야  그녀를 만나는데..

 

그녀 곁으로 달려가면서 큰 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교코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멈춰 서서 ​돌아보더니 의아한 얼굴을 했다.
“무슨 일이에요? 학교에도 안 오고, 휴대전화는 연결이 안 되고…… 

더구나 이런 캄캄한 길을 혼자서.”
“저어.”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교코는 나의 말을 막았다.

“누구세요……?” 
순간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선배?”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지는 않았다.

목소리만으로는 사람을 식별할 수 없더라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마주 보고 있는데 나를 못 알아볼 리 없었다.
“……료이치인데요.” ​

짝사랑 하던 그녀는 죽고 싶을 만큼 그녀를 괴롭히던 기억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억도 사라지고 말았다.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 그녀는 기억술사를 만난게 틀림없다.​

기억술사는 해질녘에 녹색 벤치에서 기다리면 나타나고,

얼굴을 봐도 그 기억조차 사라지기 때문에 그의 정체를 아무도 모르고

기억술사가 한 번 지운 기억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호러 소설이라고 했지만 ​무섭지 않다.

오히려 참 애잔하다. 안타깝다.

구성이 탄탄하고 전개도 빠른 편이라 지루할 틈이없다​

이 작품이 1편을 발표한 후에  이어 2편, 3편이 만들어진 이유를 알것같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달리 독자상을 받은게 아니구나 싶었다...

나는 미스테리하지만 로맨틱 하고.. 코믹하지만 호러스럽고....

이렇게 절묘하게 두쟝르가 섞이는 것에 비교적 약하다..

이 작품은 미스테리하지만 비교적 덜 호러스럽지 않고.. 로맨틱 했다.

이제 나는 해질녘 벤치에 앉게 되면..혹시 내가 앉은 벤치가 녹색인가하며

벤치를 살펴볼 것이며..

기억술사가 말을 걸어오면 어쩌지 하면서 조건 반사적으로 그를 기억하리라..

그리고 "내 소중한 사람들도 함께 잊는야 한다면..차라지

내 기억은 그대로 놔두라" 라고 말해야지..하면서 혼자 대사를 읊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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