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리라
조정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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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이다.

아무렇게나 던져놔도 제 스스로 반짝이며 빛이 나는 나이..

하지만 뭔가 조금은 불안하고 완성되지 못한 흔들리는 나이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주다인은 19살 고3 수험생이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기에도 취업을 준비하기에도 자신이 없다. 

오래전 아버지가 떠나고 다소 신경질적인 엄마와 동생과 함께 결손가정

살고 있는 그녀에게 뭔가를 해야하고 이루어내야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내 몫이 아닌것 같다.

그저 바느질 하는 엄마를 돕고 동생을 챙기는 것이 자기에게 주어진 일이라 믿고 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그녀의 존재는 희미하다.​

그런 다인이 오래전 엄마와 헤어진 아버지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오디션 자리에서도 그녀의 위축된 어깨는 펴질줄 모른다.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다는 듯.. 오히려 떨어지기 위해서 오디션을 본다는 듯..

그래야지 아버지가 자신에 대한 희망을 버릴거라는 그나이 또래의 소녀들이

생각해 봄직한 핑계를 대며 다인은 아직도 해가 뜨지 않은 아침의 어둠속을 헤매고 있다.

있으나 없으나 크게 눈에 띄지 않는 다인에게도 친구가 생긴다.

이름도 독특한 레이, 이름만큼이나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그녀는

반 친구들 모두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밝은 성격을 지녔다.

레이의 꿈은 디자이너.. 작지만 쇼핑몰도 운영하며 차근히 자신을 꿈을 준비하고 있는 당차고 ​용기있는 오렌지빛 친구다.

그리고 늘 항상인 왕따소녀 은서. 다리를 심하게 저는 장애을 가진 은서에게서는 항상 침울한 빛이 감돈다. 그 누구하고도 말을 섞지 않아 스스로 왕따를 자초하는

은서지만 오렌지빛 레이에게 먼저 친구가 되길 원했고 그리고 결국 셋은 약간 기묘한 조합의 친구가 된다.

또 한사람의 인물..은기..

학교를 일년 꿇은 은기는 오빠 같은 듬직함과 어른스러운 묵직함으로 다인에게

다가온다. 그토록 설레이게 만든 다인의 첫사랑 은기..

소설은 다인과 은기를 주축으로 이야기가 돌아간다.

알면 알수록 대단하고 빛나는 은기를 대하는 다인의 마음은 초조하다.

같이 있으면 웬지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 뒤쳐지고 싶지 않다.

사랑을 막시작한 어린 소녀에게 느껴지는 전형적인 그 마음이 귀엽고도

안타깝게 느껴지는건 왜 일까..

19금이라는 단어가 있듯이 19이라는 나이는 성인으로써도 인정받지 못하고

아이도 아닌 아직 채 여물지 못한 나이다.

불안과 초조, 좌절과 희망이 함께 섞여 흔들릴 수 밖에 없는 19살에

느끼는 첫사랑의 감정..가슴떨리고 아픈 그들의 이야기에 나는 내가 잊고 있었던 그때 그 시절의 나의 여린 감정이 가슴 한켠에서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생경하지만 짜릿한 전율..그리고 숙명같이 따라오는

아픔이 다인에게도 있었을 것이다.

이루어 지지 않아서 더욱 아련하고 가질 수 없었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첫사랑..

사랑이 남겨놓은 상처를 자가치유 하면서 가지게 되는 내성으로

소녀는 여인이 되고 소년은 남자가 되어 더욱 단단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서툴지만 신선하게 느껴지는 19살의 꿈과 희망,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것은 조정현 작가의 수려한 문체 때문일것이다.

차분하고 애틋하고.. 쓸쓸한듯 아련하다..

​또 한명의 여류 소설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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