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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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이 미성년자와 관련 사건을 판결할 때 아동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1989년 제정된 영국  아동법이 바로 칠드런 액트 이다.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이 이야기는 법정 판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속죄'로 유명한 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의 소설로 그의 특유의 가볍지 않으면서도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장 한장 곱씹으면서 읽어나가야 하는 소설이였기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은 소설이였다.

지만 독자로 하여금 점점 소설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힘​..

그게 바로 이언 매큐언의 필력의 힘이라 생각한다.​

​외관상으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영국의 고등법원 판사인 피오나는 아이는 없지만 대학교수인 남편과는

별다른 문제없이 지금껏 행복한..아니 어쩌면 별스럽지 않은 밋밋하지만 별문제없이 결혼 생활을 이어 나왔다.

60대를 바라보던 이들 부부에게 갑자기​ 위기가 닥쳐온 것은 그녀의 남편에게 새 애인이 생기면서부터이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죽기전에 한 번은 대단하고 열정적인 연애를 하고 싶다고 하는 남편."흥분으로 정신을 잃은 것 같은 경험, 기억은 해? 마지막므오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고.."남편의 그 말에 지금껏 평온한 결혼 생활을 해왔던 피오나는 사정없이 흔들리게 된다.

지금껏 수많은 타인들의 사랑, 결혼, 가정사를 공명정대하게 판결해오기로 유명했던 그녀지만 막상 자신이 이런 일을 당하게 되자 속절없이 분노와 배신감, 질투심에 흔들리게 된다.

그러한 그녀에게 법원으로 부터 긴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오며

미묘하고 꽤나 골치아픈 사건 하나를 맡게 된다.

 

​자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을 갖게 되는 18세를 3개월 정도 앞두고 있는 백혈병에 걸린 소년 애덤에 관한 사건이였다.

여호와의 증인 가정에서 태어난 애덤은 종교적인 신념으로 인해 수혈을 거부한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결국 3일 이내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병세가 악화될 것을 우려한 병원측이 강제로 수혈 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며 법정에 긴급하게 청원을 요청하면서부터 소설은 긴박하게 돌아간다.

애덤이 죽음을 불사하면서까지 수혈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본인의 정확한 의사로 결정된 것인지,

정확한 사고와 판단으로 결정한 일인지, 무엇이 그의 행복을 위한 길인지..

결국 판사 피오나는 병실로 소년을 만나러 간다.

 

 

백혈병이라는 병마에 육체는 많이 피폐해졌지만 영리하고 아름다운 소년 애덤

그리고 권위있는 노년에 접어든 피오나의 만남은 이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법원의 판결이 어디까지 인간 개인의 행복에 개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신의 영역이 아닌 인간의 영역에서 법원의 결정이 얼마만큼

사람들의 행복과 존엄을 지켜줄 수 있는가..어느 누구도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미묘하고도 복잡한 부분이다.

책을 덮으면서도 계속 머리속에 남는 의문점..

개인의 행복 추구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작가는 독자에게 주제 하나를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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