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
김새별 지음 / 청림출판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불길한 녀석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가능한 의식하지 않을려고 일부러 더 기를 쓰고 애를 쓰는 듯하다.

나 또한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죽음이라는 것과 대면할 일이 별로 없었​다.

어찌보면 운이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돌아가셨다.

믿기지가 않았다.

황망해 하는 나에게 남겨진 일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는 일이였다.

70여년을 넘게 사셨으니 길다면 긴 그 시간동안 엄마가 품고 살아왔던 자질구레한

일상의 파편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자식들에게 폐끼치고 싶지 않으셨던 어머니는 혼자 시골 집을 지키셨고 황량하다 싶을 정도로 큰 시골 집을 가득 메운 짐을 꺼내고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가 힘들어 했던 것은 육체적인 피로 따위가 아니다.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 아픔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하늘로 보내드리기 위해서 남은 자들이 수습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경황이 없었지만 하나씩 하나씩 풀어 나가면서 나는 장례지도사에 대한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세상에 많은 여러 직업들 중에서도 참 고마운 직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유품정리사"가 쓴 책 한권!!....떠난 후에 나겨진 것들..이 책을 펼쳐들기 전까지만해도 나는 유품정리사란 내가 엄마의 유품들을 정리했듯이 그런 일을 도와주는 직업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대 초반 친한 친구를 오토바이 사고로 잃은 저자가 친구의 마지막을 정성스럽게 보듬어 준 장례지도사에 감명 받아 장례지도사의 길로 접어 들었고

우연한 기회에 유족들의 요청으로 유품정리사 일을 한지 10여년째..

그의 업무는 솔직히 상상 초월이였다.

 

의지가지 없는 고독한 이들의 고독사,자살, 범죄로 인한 사망사건..

이들의 죽음은 사체의 부패가 일어나고 나서야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발견 되는 경우가 많다. 

몇주부터 몇달이나 지나서야 발견되는 사례들도 심심찮게 있으니

그 뒷수습을 하는 유품정리사들의 고단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가 해야 하지만 사실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

궂은 일을 해내는 그들이지만 사람들은 고마워하기는 커녕 죽음의 재가 자기들에게 묻을까봐 벌벌 떨며 유품정리사들을 괄시하기 일쑤다.

재수없다, 기분 나쁘다..라는게 그 이유이다.

TV에서 보도되어지는 사건에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자기 이웃이 그런 모진 일을 당하면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인양 못참아하고 불평하고 두려워한다.

유품정리사들이 없으면 불편하고 힘든것은 오히려 본인들일텐데 말이다.

사람의 이기주의가 참 꺼칠꺼칠하구나 싶다.

 

 

고독사, 자살, 타살 이라는 단어에서 보여지듯이 고인들의 죽음은

하나같이 사연도 많고 기가 막힌 경우들이 많다.

저자인 김새별님은 그러한 안타까운 죽음을 접한 후

떠난 이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정리하여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한다.

 

 

살아 있을때 조금 더 서로를 사랑하라.

부모는 자식을 .. 자식은 부모를..

사랑하는 아내를 남편을 아낌없이 사랑하며 아껴라.

떨어져 계신 부모님들께 안부전화라도 자주 하라..

나 또한 부모님이 살아계실때 그러지 못했다.

사는게 바쁘다는 이유로..잘 계시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에 좀 더 자주 찾아뵙지 못했고

좀 더 자주 안부를 여쭙지도 못했다.

가슴을 때리는 조언이다.



저자는 또한 아까운 목숨을 버리는 젊은 이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

그들 또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삶의 마지막까지 몰려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한 채 벼랑끝으로 몸을 던진다.

하지만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승자라는 말을 남기다.

이 또한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들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얘기가 아닌가 싶다.

 

 


우리들은 뉴스에서 접해왔던 안타깝고 놀라운 사연들을 들을 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범죄의 희생양이 되어 처참하게 살해되고

고독사로 한참 후에 발견 되었어 시신이 회손되어 그 형채조차 알 수 없게 되었을때 남은 사람들은 죄책감과 충격은 정말 상상 이상 일것이다.


고인의 떠난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일은 남의 자들의 몫이지만

선혈이 낭자한 집을 정리하고 오래 방치되어 형태조차 알기 어려운 고인을  수습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에겐 맨 정신으로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억울하고 안타까운 그들의 마지막을 정갈히 정리하고.. 고인을 모심으로써 고인이 편안한 마음으로 천국으로 가도록 돕는 유품 정리사 라는 직업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들의 일이 고​단하고 이기적인 주변의 시선으로 제대로 대접도 못받는 경우가 많지만 고인들을 천국으로 모시기 위해 돕는 그들이야 말로 숭고하고 존경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떠난 사람들이 우리에겐 전하는 메세지에 귀 기울이고..

오늘 하루도 그리고 내일도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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