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독해 - 나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
유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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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것이 나의 취미다.

그래서 이책 저책 닥치는대로 다독을 하는 편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서양고전에서부터 최근에 화재가 된 작가들의 베스트셀러까지 시간이 허락하는 한 가능한 많이 읽을려고 노력해왔다.

나름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던 내가 과연 현재의 나의 독서방식이 제대로 된것인지 의아하게 만들었던 책이 바로 유수연님의 인생독해라는 책이다.

이 책에는 고전중의 고전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알베르 카뮈의'이방인', 과 '페스트', 구두쇠 스쿠루지 영감이 주인공인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캐럴',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쇼펜하우어의'인생론'등 익히 들어왔던 명작들이 소개 되어 있다.

너무나 유명한 책들이라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대강의 내용은 알고 있을 정도인데, 저자의 포인트는 주인공인 아닌 주변 인물에게 촛점이 맞추어져 있거나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주인공에 대한 재해석으로 책을 읽는 이해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신선한 충격이다.

지금까지 나는 어쩜 주입식 학교 교육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였는지

반성하게 만든 책이였다.

"주입식 독서가 아닌 자신만의 방식대로 읽고 이해하고 현실에 접목하고 응용하는 실전형 책읽기 방식을 고수한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책읽기 방법이 꽤나 멋져보여서 은근슬쩍 질투가 날 지경이다.

주인공보다는 다양한 주변인에게 집중하며 길들여지지 않은 자의 시선으로 책을 읽는다는 저자의 독서 방식이

하루 아침에 익숙해지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분명 새겨들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한편의 잘 만든 영화에는 미끈한 주인공 혼자서 영화를 완성할 수 없고  개성 철철 넘치는 조연이

있어 비로소 대작이 만들어지듯 소설속에서도 그러한 조연이 있기 마련이다.


유수연님의 여러가지 책 소개에서 나는 까뮈의 소설 "페스트"에 등장하는 코타르라는 인물에 주목한 점이 신선했다.

페스트라는 불행속에서 유일하게 행복은 느끼는 인물이며 범죄자인 그는 페스트가

창궐하기 전에 감옥에 갇힐 인물이였다.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절망을

먼저 겪은 그는 감옥에 가야할 운명이였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세상에서 혼자

불행하다고 절망하며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페스트로 인해 추적이 정지되면서 자유로워진 그는 혼자서 죄수가

되느니 페스트로 인해 도시 전체가 갇혀버린 지금이 더 낫다고 생각하며

생기를 찾는다.

페스트가 물러가면서 자신의 무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세상에 총질까지 해대며 격렬하게 저항하는 인물.. 그의 행적을 지켜보고 있자면 현대인들의 차별에 대한 생각을 읽게 된다.

최근 메르스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뒤흔들어 놓았다.

메르스는 족쇄가 되어 사람들은 일상 활동을 제한받게 되었고 메르스 확진자들과 의심자들은 마치 범죄자인양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고, 격리되었고 자유를 제한받았다.

사람들은 혹시 그 불똥이 자신에게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날선 시선들로 타인들을 대했던 그 한달 동안..

마치 페스트가 온 마을을 덮친 오랑이라는 작은 마을처럼 한국은 그와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그러한 일을 겪어서 인지 현대인들의 차별에 대해 얼마나 견디기 힘들어하는지 묘하게 "페스트"와 겹쳐지면서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린왕자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지금까지 몇번을 읽었지만 나에게 참 묘하게 어렵고 애매했던 "어린왕자"에 대한 체증같은 것이 확 내려가게 하였다.

특히 어린왕자와 사업가의 대화에서 "별을 세는게 왜 중요해요?"라고 사업가에게 말한 부분에서 유수연 저자는 심한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저술하고 있다.

숫자를 세는 것이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말한 사업가에게 가장 중요했던 인생의  별이 어린왕자의 한마디에 갑자기 무의미한 것으로 취급을 당하고 모독을 받았다고 생각되었다는 저자의 생각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자기별의 꽃 한송이에게 매일 물을 주고 화산도 세개나 있어 일주일에 한번씩 청소를 해줘야 하는 어린왕자만큼이나 별들도 그 사업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였다.

​내게 소중한 그 무엇만큼 나에겐 하찮게 느껴지는 그 무엇이 어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법! 다시 한번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다.


이렇듯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16편의 책들중에는 내가 읽은 책들도 있고 미처 읽지 못한 책들도있다.

나는 내가 읽었던 책부터 다시 한번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미처 간과하고 넘어가버린 보석같은 조연들에게 다시 시선을 주고 싶다. 그들이 책 속에서 어떤 색깔로 어떤 모양새로 살아있는지 주의 깊게 천천히 시간을 들여 그들의 행적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그들에게 주목하므로써 삶에 대한 통찰과 다양한 전략들을 발견하고 스스로 학습한다고 하는 저자를 조금이나마 흉내낼 수 있을거라 생각도 들었다.

유수연 저자의 책 읽기 방법은 나에게 새로운 시선과 도전 정신을 던져준 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존의 편협되고 획일적인 나의 책 읽는 방식을 반성하게 하였고 앞으로 몇십배는 더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줄 저자의 조언을 들을 수 있었던 나는 꽤나 운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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