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 서울.수도권 (2013년 전면 개정판) - 한나절 걷기 좋은 길 52 주말이 기다려지는 여행
박미경.김영록 지음 / 터치아트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걷는 것을 하찮게 보지말라..

헐떡거리며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뛰거나 높은 산을 헥헥거리며 오르는 것만큼이나 걷는 것 또한 참 많은 운동이 된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걸으면 '한눈팔기'가 가능하다.

천천히 걸으면서 이리저리 한눈을 팔고 주변의 모든 것들에 참견을 하고 관찰 할 수 있다는 것..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뛰거나 헐떡이며 산을 오를때는 결코 느끼지 못하는 여유로움을 걸으면서는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걷는걸 좋아한다.

 

그런데 막상 어디를 어떻게 걸어다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무작정 동네를 서성이는건 기분이 상쾌하긴 커녕 옆을 스쳐다니는 차들 때문에 신경만 더 쓰일것이고

아무데나 모르는 곳을 무작정 걷는 것도 내 스타일이 아니다.

어디 좋은데 없어요..? 라고 누구한테 묻고 싶어질때쯤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

 

그리고 우습게도 나는 이 책을 펼치기도 전에 트레킹을 겸할 수 있는 새 등산화를 사고 깜짝 세일을 하는 하드쉘 자켓을 인터넷 쇼핑으로 득템을 했다.

현관에는 때깔 고운 새 등산화가 놓여져 있고 옷걸이에는 파란색과 붉은 오렌지색이 이쁘게 배색되어진 하드쉘 자켓을 걸어두고서야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들었다.

 

그랬다.

나는 아주 특별한 마음으로 이 책을 대했다.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에게 휴일은 그야말로 '신성한' 것이다.

주중 내내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몸이 베베 꼬일 정도로 주말을 기다리게 된다.

딱히 대단한 계획이 있거나, 약속이 있는것도 아닌데 월요일 아침부터 주말을 기다리는 딱한 신세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린 주말이건만 피곤하네..약속 없네..하면서 집에서 딩굴거리며 보낸 날은 일요일 저녁때부터 오히려 온 몸이 찌뿌둥 해지면서 속에서부터 알 수 없는 부아가 슬슬 치민다.

 

속된 말로 콧구멍에 콧바람을 쐬어줘야지 주말을 주말답게 쉬었다고 할 수 있는데..그냥 흘려보내 버린 휴일날은 두둑하게 돈을 채워놓은 지갑을 도둑 맞은 느낌이다.

 

그런데 이제는 주말을 주말답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어디로 가지~~?하는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바로 행복한 걷기 여행..이 책이 있으니까..숨길려고 해도 입꼬리가 자꾸 올라간다.

 

이 책은 서울과 수도권의 걷기 좋은 코스 52군데를 소개하고 있고 테마별로 1부에서 4부까지 나누어져 있어 각자의 취향에 맞춰 원하는 코스를 걸어봐도 좋을 거 같다.

 

1부 고궁의 뜰과 숲을 거니는 코스

2부 도시여, 자연의 혜택을 누려라

3부 포근한 숲길, 하루도 좋고 한나절도 좋아라

4부 강물이 키워낸 무성한 생명을 보라

 

게으름을 부려 늦잠을 자고 난 휴일, 이른 점심을 먹고 창밖을 봤는데 도저히 그냥 집에 있어서는 안될거 같은 날이 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일어난 탓에 멀리가기는 어려울것 같고 시내로의 외출은 달갑지 않을때..가볍게 찾아 갈 수 있는 곳들..

걷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을 더한 국립중앙박물과 용산가족공원, 한강공원..

울창한 숲길을 느릿느릿 즐기며 걷는 숲길코스..

 

각 코스마다 지도와 찾아가는 길, 돌아오는 길, 여행정보, 총거리, 소요시간등이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물론 소요시간은 각 개일별로 편차가 심하니 자신의 체력을 충분히 고려하여 가감할 필요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자세하고 상세하게 정보를 실어두었고 역사적인 곳은 간략하게

설명도 곁들이고 있어서 그냥 무심히 지나쳤던 곳들의 유래도 알게되고 솔솔찮게 역사 공부도 된다.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여행 친구를 하나 둔거 같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은 일부러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니 가벼운 마음 한줌과 운동화를 신고 언제든 한나절 코스, 반나절 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곳들이라 부담감이 없다.

서울 곳곳에 이렇게 보석같은 곳이 숨어 있어나 싶다.

꼭꼭 숨어 있는 보석같은 코스를 아주 꼼꼼하게 코스별로 추천 코스들을 잘 선별하여 실었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이라고 해도 주둑들지 않게끔 사진들을 실어 놓았고,

'00편의점에서 우회전해서 골목끝까지 들어가서~~'이렇게 시시콜콜 자세하게 길 안내가 되어 있으니 길을 헤맬 이유도 없지만 행여 좀 헤맨다고 해서 뭐 큰 대수랴..길을 잃으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될터이고..아니구나 싶으면 되돌아 나오면 될것을..

 

서울과 수도권에서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곳들을 알토랑 같은 정보와 함께 실어놓아서 주말에 갈 곳 몰라 헤매는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 노릇을 할 책이라 나는 생각한다.

 

는 지난 주말과 국경일에 이 책에서 소개하는 첫번째 코스와 열한번째 코스를 다녀왔고..이번 주말에는 세번째 코스를 돌 생각이다.

이 책에 쓰여진 코스를 다 돌려면 앞으로의 일년동안 주말이 무진장 바빠질 것이고..새로 산 등산화 밑창을 새로 갈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주말마다 행복해 할것이고 점점 더 건강해질것이다.

 

역마살 낀 분들은..

망설이지 마시고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길을 나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가을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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