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파괴자 -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관계를 망가뜨리는 사람들
랜디 건서 지음, 장호연 옮김 / 한문화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관계파괴자... 제목을 보면 임펙트가 강하다. 

그리고 곧이어 떠오르는 인물 몇명...

누구 때문에 회사 분위기 썰렁해지고, 누구누구 때문에 모임이 엉망이 되고,

누구누구 때문에 명절날 모이면 식구들 다들 분위기 다운되고...

소위 말하는 "짜증유발자"들이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는 곧이어 펼쳐질 그들에 대한 뒷담화(?)로 막힌 속이 뻥 뚫릴거라는 약간의 들떤 마음으로 책을 펼쳐든다.

하지만 잠시 후에 나는 곧 당황했다.

 

사람과 사람들의 사적이든, 공적이든 이러저러한 모임에서 꼭 고추가루 뿌리는 사람이있기 마련.."근데 그게 말야 사실은 네가(책을 읽는 바로 나!) 될수도 있어"...라고

이 책은 처음부터 말하고 있다. 상당히 당황스럽다.

 

사실 지금까지 경우없는 짓은 안하고 산다고 생각하는 자체검증 "경우 바름"인 나는 솔직히 단 한번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먼저 문제를 발생한 적은 없다고 생각하며 no problem을 외쳤는데..

"내가 다른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칠 수도 있다고?..내가?" 라고 약간 약이 오른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이자 결혼 상담가로 활동 중인 랜디 건서 박사가 말하는

[관계를 파괴하는 열가지 행동]에 우선 몇가지나 해당 사항이 있는지 체크를 해보시기 바란다.

1. 불안감 - "영원히 나를 사랑해줄래?"

2. 통제욕구 - "내가 이끌어야 해!"

3. 친밀감에 대한 두려움 - "당신이 필요하지만 너무 가까운건 싫어."

4. 지고는 못 사는 성격 - "감히 내게 도전을 해?"

5. 비관적 태도 -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잖아"

6. 자기 중심적 태고 - "내게 관심을 보여줘!"

7. 중독 - "저걸 꼭 갖고야 말겠어!"

8. 순교자 정신 - "언젠가는 내 노력이 보상을 받겠지"

9. 방어적 태도 - "내 잘못이 아니야"

10. 배신 - "나는 그러겠다고 말한 적 없어!"

 

찬찬히 체크 항목을 읽다보면 초기에 경우 바르네 어쩌네 했던 내 자신이 갑자기 확~~부끄러워진다.

해당사항이 몇개나 되는지 차마 부끄러워 말도 못할 지경이다.

이쯤 되면..초기의 기세 등등함이 한풀 꺾이기 마련이고 얌전한 초등학생처럼 책을 읽으며 과연 내가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을까..만약 그랬다면 앞으로 내가 어떻게 조심하면 되지? 

관계를 개선을 방법은 있을까?

 

물론 있다.

이 책은 위의 10가지 사항에 맞게 케이스별로 실제 사례와 개선 연습,그리고 개선 방법까지 차근차근 설명을 하고 있다.하지만 성질 급한 나는 연습은 됐고, 해결 방법부터 읽어볼 요량으로 목차를 뒤져가며 나한테 해당되는 부분만 먼저 읽다가..이런 급한 내 성격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칠 수 있겠구나 하는 자가비판을 하고나서 다시 순서대로 차근히 책을 읽는 잘못을 저지르고.. '자기 개발서"이자 "자기 반성서"..이구나 했다.

하긴 통렬한 자기 비판과 반성이 있어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개발 할 수 있으니

두 단어는 어쩜 일맥 상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나는 이 책을 조금은 불편(?)한 마음으로 읽었다.

처음부터 네가 잘못일 수도 있어..라며 머리를 한대 세게 얻어맞고 읽기 시작하였던 점도 있고(이건 굉장히 사적인 감정), 각각의 사례를 좀 더 많이 실었더라면 공감대가 더 형성되지 않았을까 하는 점,대단히 미국적인 접근방법으로 설명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파트너'라는 단어에 확~하고 감정 이입이 덜 된다는 점이 나의 독서 스피드를 잡고 늘어졌다는 것이다.

말하지면 '파트너'라는 두리뭉실한 표현보다 친구, 연인, 동료, 남편,아내 라는 똑 부러지는 표현을 사용했다면 좀 더 임팩트가 강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당신이 친구들과의 사이를 망칠 수 있다..라든가, 당신이 회사 동료들과의 관계를 파괴할 수 있다든가..당신이 부부사이를 꼬이게 할 수 있다..라고 했다면 좀 더 집중 할 수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끝까지 읽고나서 머리 속을 정리하고 나한테 맞는 단어들로 다시 재 편집하는 약간의 수고스러움이 더해져야 책 내용이 비로서 완성이 되어진다.

독자의 몫이니 달게 받아들여야겠다. 

 

마지막 정리까지 제대로 끝낸다면 비로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조금 더 성숙해진 자신을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의도치 않았던 자기 반성의 시간들을 가졌고, 내가 그동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화내고, 짜증내고, 삐지고, 허탈해했던 그 모든 것들이 어쩜 나한테서 기인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의 전환을 가질 수 있어서 나한테는 꽤 유용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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