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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스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평점 :
암울한 미래를 얘기하는 디스토피아 SF소설들이 서점가와 극장가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헝거게임,인타임이 그러한 예이고 스타터스 또한 어둡고 칙칙한 미래를 다루고 있다.
디스토피아 소설과 영화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우리들의 현재가 녹녹치 않다는 것과 다가올 미래 또한 그렇게 밝지 않다는 전망에서 일것이다.
이 책의 소재는 한마디로 쇼킹하다.
태평양 연안국 전쟁의 결과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생물학 폭탄이 미국을 죽음의 도시로 만들었다.
백신을 미처 맞지 못한 사람들,중장년층이 전멸하게 되고 세상은 10대의 청소년인 '스타터'와 60대 이상의 노년층인'엔더'들만 남게된다. 기득권층인 엔더들의 재빠르게 연장자 고용 보호법을 만들게 되고, 자신들의 일자리와 재산과 권리를 보호하고 획득하게 된다.
부모가 죽거나 조부모까지 죽고 없는 미성년자인 '스타터'들은 고아가 되어 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버려진 건물에서 집행관(=경찰)들의 눈을 피해 잠자리를 해결하고 레스토랑에서 버려진 음식찌꺼기로 끼니를 떼워야 하며 깨끗한 마실 물을 위해 구하기 위해 한밤중에 파이프에서 물을 훔친다.
그나마 이렇게 거리를 헤매는 미성년자'스타터'들은 집행관에게 붙잡히게 되면 수용소로 보내져 더 나을거 없는 수용소생활을 하게 된다.
주인공인 캘리는 생물학 폭탄으로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돌봐줄 할아버지, 할머니도 없는 보호자없는 미성년자이다. 게다가 7살 어린 남동생은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건강치못하다.
어린동생을 위한 먹을거리와 약과 집이 필요했던 캘리는 불법거래인 '신체렌탈'을 하게된다.
사회의 기득권층인 노인 엔더들은 의약의 힘으로 100세, 200세까지 생명을 연장하여 살아갈 수 있으나 그들은 늙은 몸이 아닌 10대의 아름다움과 운동능력을 다시 느끼고 싶어 비싼가격에 10대의 젊은 몸을 대여하여 추악한 자신의 욕망을 채운다.
캘리는 세번의 렌탈을 통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고, 동생을 부양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게 되지만 렌탈 도중 뜻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이 책은 470페이지에 해당하는 만만찮은 분량의 장편소설이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은 책이다.
책들을 읽다보면 지루하기도 하고 매끄럽지 않은 문장으로 책의 상황들이 머리속에 그려지지 않는 소설들이 많은데 이 책은 현재가 아닌 미래의 내용을 다루고 있어 전혀 접해보지 못한 배경과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머리속에 파노라마처럼 그림이 그려지는 책이였다.
특히 홀로그램 입체영상은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로 실현되지 않을까 하는 달콤한 상상도 해보게 된다. 좋아하는 배우와 마치 한자리에 있는것같이 대화하고 데이트도 할 수 있는홀로그램 프로그램은 정말 갖고 싶어진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입체영상을 이제는 집에서 볼 수 있는 시대이니 홀로그램 또한 그렇게 멀지않은 미래에 실현되지 않을까 싶다.
암울한 미래를 다루고 있지만 그러한 순간순간에도 사랑은 존재하고, 그러한 사랑은 희망을 예측하게 한다. 이 소설은 단순히 재미있다는 거 외에도 소설속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중장년층이라는 것도 있지만 소설의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있다는 것도한몫한거 같다. 꼭 생물학 포탄이 아니더라도 매순간 우리주위를 서성대고 있는 전쟁의 그늘은 이 소설속의 배경과 비슷한 상황이 절대 오지 않을거라고 말할 수 없을것이다.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인 아이들을 보듬고 이해하고 거둬야 하는 노인들은 자신들이 누릴 혜택을 뺏길까봐 전전긍긍하게 되고 아이들이 핍박받고 거리의 부랑자처럼 지내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속이 뒤집어질정도의 극단적인 이기주의다. 이 얘기가 소설이기에 다행이다. 실제로 이런일이 일어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기만 할것이다. 하지만 어두운 미래에도 희망은 있다. 이 소설의 마지막은 그러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미래,, 어찌보면 지금 현실과 다를바 없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올드맨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2편의 출간을 예고하는 거라 생각한다.
2편을 기해하며 SF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