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유랑단 - 255일, 세계 24개 도시, 8770그릇, 100번의 비빔밥 시식회 성공 스토리
비빔밥 유랑단 지음 / 담소 / 2012년 4월
절판


몇년전의 일이다.

분주한 아침 출근준비를 하며 켜놓은 TV에 눈길을 준다. 정확한 프로그램명은 생각나지

않지만 이런저런 생활정보를 전하는 그런 프로그램이였던거 같다.



때마침 어느 외국인들의 한국방문기가 방영되었고 한쌍의 외국인들이 남대문의 허름한

식당을 찾아 아침식사로 비빔밥을 시킨다.

냉면 그릇만한 큰 그릇에 밥과 각종 채소와 야채가 듬뿍 토핑되어 나왔다.

먹는 법을 몰라 쩔쩔매는 그 외국인에게 가게 아주머니는 친철하게 참기름을 두르고

고추장을 넣어서 숟가락으로 쓱쓱 비벼준다.

처음 보는 음식에 흥미를 보이던 외국인들은 비빔밥 한숟가락을 입에 넣고서는

갑자기 엄지손가락을 치켜 보이더니 "Perfect"라고 외친다.

아침 식사로 이렇게 야채와 채소가 듬뿍든 웰빙식사를 할수 있다니 놀라운 음식이라며

연식 감탄사를 연발한다.



몇년이 지났건만 그 장면이 생생하게 생각나는건 비빔밥이 그렇게 퍼팩트한 음식인가 라는

나의 철없는 의문 때문이였던거 같다.

그때는 몰랐는데 몇년이 지난 지금 나의 하루 식사메뉴를 보면 비빔밥만한 음식도 없구나 싶다.

서구화된 식단으로 부쩍 육류를 많이 먹다보니 과일, 채소를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은 채소가 듬뿍 든 비빔밥이 땡기는걸 보면 맛도 맛이지만 영양적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비빔밥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비빔밥 유랑단..

이들은 5명의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대기업, 외국계 은행등 잘나가는

직장을 그만두고 자비를 털어서 화합과 웰빙을 상징하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음식'비빔밥'을

세계에 알리고자 세계 일주를 떠난다.



여기까지만 보고 참 철없는 사람들이네 라는 생각을 안한것도 아니다.

남들은 입사하기 위해 죽기살기로 공부하고 매달리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자비를 들여

비빔밥을 알릴려고 세계여행을 떠난다? 한국의 음식인 비빔밥을 알리고 흥보하는 일이라면

정부차원에서 해야하는일 아닌가? 그걸 개인이 한다고?

나의 얄팍한 생각은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감히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일을 이들은 기획하고 준비하고 그리고 멋지게 해냈다.

255일동안, 세계 24개 도시를 돌며, 8770그릇의 비빔밥을 만들었고,100번의 시식회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비빔밥을 알렸다.

열악한 환경에 변변찮은 후원도 없이 오로지 한국의 자랑스러운 음식인 비빔밥을 알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한 그들이 참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다.



일본하면 스시가 떠오르고 인도하면 카레가 떠오르고 동양음식이라고 하면 중국음식을 떠올리는

서양인들에게 한국의 비빔밥을 알리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덴테 그들은 최선을 다했고 민간외교관으로써

그 몫을 톡톡해 해냈다.

독도는 한국땅이고 일본해가 아닌 동해라는 것을 세계에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는 국가정부에 비하면

이들이 해낸 일은 실로 위대한 일이 아닐수 없다.



세계의 여러나라들을 돌다보면 말도 낯설고 문화도 낯선 나라에서 좌충우돌, 우왕좌왕 여러가지

어려움도 많았겠지만 젊은 투지와 열정으로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그들의 얘기에 푹 빠져 읽었다.



바퀴벌레와 쥐들이 우글거리는 태국에서는 주방대신 좁디좁은 숙소해서 비빔밥 재료들을 준비하고

40도가 웃도는 인도에서는 야채들도 시들시들, 수천마리의 파리떼가 들끟어 멤버들의 애간장을

끓였고, 무우가 없는 체코에서는 콜라비를 대신해서 사용하기도 했고, 차안에서 다리가 저리는대도

참아가며 비빔밥 도시락을 토핑하기도 했다.



부족한 경비를 잠자리에서 보충하기 위해서 난방도 안되는 맨바닥에서 자다가 감기몸살에 걸리기도

하고, 허리디스크가 도지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장례식에도 참석못하는등 멤버들이

255일동안의 몸고생 마음고생할때는 안타까워서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세계의 여러나라들을 돌며 빈민촌 아이들에게 비빔밥을 나눠주기도 하고,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환자식이 아닌 비빔밥을 건낼수가 없어서 봉사활동으로 대신하기도 하고,미국의 푸드 패시티벌에

서는 유수의 레스코랑들을 물리치고 비빔밥 부스에만 50미터가 넘는 긴줄이 이어지기도 하고..

그들이 보냈던 255일을 함께하는 웃으며, 함께 안타까워하며 책을 읽었다.



그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진정 도전하는 젊음을 몸소 보여주었던 비빔밥 유랑단1기.. 그들의 뒤를 잇는 2기, 3기의 탄생을

고대하며 다시 펼치게될 그들의 멋진 도전을 격려하며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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