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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ㅣ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이 책을 읽기 전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헤르만 헤세와 빈센트 반고흐의 조합인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많은 예술가 중에 두 위대한 예술가의 만남이 위화감없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은
두 위대한 예술가의 공통점 때문일 겁니다.
첫번째는 아버지가 신학자였다..는 점입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또는 집안의 암묵적인 뜻에 따라
신학을 길을 걸어야 했으나 둘다 실패하였습니다.
두번째로는 두 예술가는 이웃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했다는 점입니다.
헤세는 1차 세계 대전 전후로 반전사상을 밝혔다가 독일 국민의 적이 되었고
고흐는 주민 서른명이 서명한 탄원서에 의해서 도시에서 쫓겨났습니다.
세번째로는 둘 다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았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자실 시도도 했구요.
위대한 예술가들의 예술적인 섬세함을 담기엔 세상이 너무 거칠었던 걸까요.
이런 연유로 인해서 헤세의 글도 고흐의 그림도 묘하게 이질감 없이
어울리는 듯합니다.

헤르만 헤세는 자신에게 보내온 지인가 팬들의 편지에 일일이 답변을 하였다고 합니다.
요즘이야 SNS로 뚝딱뚝딱 작성하면 그만이지만 그 당시 헤세는 손으로 직접 편지를 적어서
보냈다고 하며, 그 숫자는 44,000통에 달한다고 합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에게서 받는 편지 답신이라니 독자에게는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요.
편지의 내용 또한 편지를 보낸 상대방에게 필요한 안부, 위로, 격려, 조언등의 내용을 담아서
일일이 답변을 하였다고 하니 그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
헤세는 작가, 음악가 외에도 여러 예술가들과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 유지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빈센트 반고흐를 발견하게 되었으며 빈센트 반고흐가 도스토옙스키와 나란히
"후기 유럽 예술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지칭하기도 합니다.
위대한 예술가의 눈은 또 다른 예술가를 정확하게 알아보는군요.

"제발 빨리 물감을 보내줘, 한푼도 없어"
이것이 빈센트 반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입니다.
그는 평생 동생 테오와 667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다고 해요.
그 내용도 물감이나 생활비를 요구하는 편지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평생 가난하였고, 단 한점 밖에 팔지 못했던 그림을 그리며 세상과 단절되어 가야했던
빈센트 반고흐.
35살에 자신의 귀를 자르고, 37살에 권총으로 자살을 해야했던 비운의 사나이
평생 그의 싸인을 요구하는 사람 하나 없이 그림만 남기고 간 예술가입니다.
그의 사후 수백, 수천억을 호가하는 그의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밝고 화려한 색상의
물감 아래에서 올라오는 역설적인 고독이 느껴집니다.

닮은듯 다른 두 예술가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들의 글과 그림을 통해 인생을 훑고 지나가는 고독과 고통, 그리고 잠시 잠깐씩 찾아오는
즐거움과 기대, 희망등..
평소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는 저는 고흐라는 한 남자가 살아온 삶을 좀 더 다정하고
깊이있게 알 수 있게 된 듯하여 반갑고 고맙게 느껴졌던 책입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라 생각하였는데, 읽을 수록 곱씹으며 생각하게
하는 인문지식 책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두 위대한 예술가들과 조우하고 그들의 잉크 냄새와
물감 냄새를 맡으며 푹 빠질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책장을 덮은 지금도
가슴 속에 큰 감동이 일렁이는 책입니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