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시간 오후 4시
이주형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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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날 오후 4시는 무엇을 하기에도 하지 않기에도 애매한 시간이다.

주말이 돌아오기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까페에 가서 차 한잔 마시고,

서점에 들려서 책 한권을 사고, 미뤄두었던 쇼핑을 하고, 어쩌구 저쩌구..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지만

막상 휴일날 아침에 늦잠을 자고 밀린 빨래를 하고 설겆이를 하고 나면

이래저래 금방 시간이 가버리고 만다.

그 시간이 오후 4시쯤이 되면 지금이라도 나가야 하나, 아니면 그냥 낮잠이나 자며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고민이 되기 마련이다.

우리네 인생도 어쩜 이와 같지 않을까..

나는 내 인생의 몇시쯤을 살고 있는 것일까..

새로운 꿈을 꾸고 준비하기엔 늦은 나이가 되어 버린거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나이를 살고 있는 나에게 작가 이주형님은 이렇게 말한다.

무언가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딱히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만한게 없다.

그저 열심히 살아오기만 했을뿐 시간은 참 무심히 이렇게나 흘러 버렸고,

내 인생도 어쩌면 오후 4시를 지나고 있는지 모르겠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인생 후반부의 행보가 인생 전체의 모습을 결정하니

여태까지 잘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자신의 마음을 소중하게 감싸고 위로하고, 이후의 삶을

함께 살아갈 사람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어루만져야 한다고 작가의 조언은

의기소침해 있던 나의 마음을 단번에 깨워놓는다.

이 책은 인생 후반부를 이렇게 살아라 .. 저렇게 살아라..조언을 쏟아내는 책은 아니다.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어찌나 공감이 가는지 몇번이나 감탄하며 글을 읽게 된다.

온갖 시련을 이겨낸 보상은 지금 내 손 안에 있는 평범한 일상이다.

이 평범한 일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며 참고 또 참아 왔는가.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특별한 오늘을 열심히 건너온 자신을

토닥토닥해줘야 하는 이유다.

겉으로는 흔들리면서도 담담하게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진정한 영웅이다.

평범하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지 못했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남들보다 더 잘났고 특별나기 위해 꽤나 아둥바둥 했는데, 이 나이가 되니 알게 된다.

평범한게 특별한것 보다 더 대단하다는 것을..

나의 어제가 평범한 오늘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면

나의 내일도 오늘을 열심히 보낸 댓가로 평범한 하루가 되길 바래본다.

청첩장보다 부고 소식이 더 많은 나이가 되어 한 번씩 걸음을 멈추고

몸을 한껏 낮춰보니 더 많은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인생 시계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겸손해지고 낮아지는 인생이 소중한 것이라고 느껴진다.

멈춰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낮아져야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우리는 그렇게 여물어간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

인생이 무엇인지 알만한 나이가 되었으니 이제는 뜀박질을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며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른다운 어른이 되기 위해 천천히 익어하고 여물어가야 할 시간이다.

겉으로 편안해 보여도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고 있다.

누구나 크고 작은 생채기들을 마음에 지니고 살고 있다.

지나간 일은 이미 땅바닥에 떨어진 꽃잎과 같다.

모두 평탄한 삶을 원하지만 가끔은 매정한 바람이 세차게 불어

휘청거리며 흔들리기도 한다.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저마다 인생의 세찬 비바람을 맞으며 흔들리며 인생이라는 긴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나 또한 몇번인지도 모를 세찬 비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버텨냈다.

휘청거리며 걸어왔던 나의 발자국이 길이 되고 내 인생이 되었다.

남은 생도 또 그렇게 휘청거리며 걸어가겠지만 주저 앉아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나아갈 것이다.

그게 인생이니까, 따스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주길 바라며 휘이휘이 걸어가겠지.

인생 시간 오후 4시를 보내는 마음이 조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후 5시, 6시에 웃을 수 있기 위해서는 지금 이 시간을 소중하게 보람되게 보내야 할것이다.

페이지 마다 놓치고 싶지 않은 글들로 꼭꼭 채워놓은 책이었다.

소중한 글귀들은 행여 잊어버릴까봐 다이어리를 꺼내서 또박또박 옮겨두었다.

중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라면 분명 공감가는 글들이 많을 것이다.

읽다보면 나의 인생 후반부가 맹숭맹숭 심심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앞으로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이 생겼고,

그런 것들 하나씩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설레이기도 했다.

무엇가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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