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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 - 위대한 발명은 ‘우연한 실수’에서 탄생한다!
오스카 파리네티 지음, 안희태 그림, 최경남 옮김 / 레몬한스푼 / 2024년 7월
평점 :
익숙치 않은 단어 세렌디피티.
무슨 뜻인지 사전을 찾아보게 되었다.
serendipity는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며
특히 과학연구의 분야에서 실험 도중에 실패해서 얻은 결과에서 중대한 발견 또는 발명을 하는 것을
이르는 외래어..라고 정의되어 있다.
완전한 우연에서 찾은 중대한 발견이라.. 인생역전이란 단어가 휙 떠오른다.
간혹 우연찮게 대타로 출연했던 드라마나 영화가 대박이 나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배우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는데 세렌디피티는 그와 비슷한 얘기가 아닐까 싶다.
우연히 라는 단어가 주는 임팩트 때문에 '노력없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아는 세렌디피티에는 그것의 진가를 알아보는 누군가의 안목과 집념과 노력을
배제하면 안될듯 하다.
이 책의 저자인 오스카 파리네티는 고급 식재료 체인점인 '이탈리'를 창업해
현재 전 세계 37개 도시에 지점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사업가이자 작가다.
식재료 전문점을 이끄는 CEO답게 음식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갖고 있고
전세계의 전문가들을 찾아 식품에 대한 지식을 전수받고 있는데 그의 이러한 지식을
한권의 책으로 펴낸것이 바로 세렌디피티 이다.
그는 우연이라는 행운으로 탄생하게 된 48가지의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코카콜라, 초코잼 누텔라, 요거트, 팝콘, 아이스크림콘,
켈로그 콘플레이크, 시저샐러드, 고르곤졸라등이 사실은 소 뒷걸음치다가 쥐잡듯이
탄생한 음식이라고 하면 으응? 하고 물음표가 서너개쯤 그려질 것이다.
현재 인류의 입맛을 사로잡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그 음식들이 오랜 기술력으로 개발된
제품이 아니라 실수로 만들어졌다니, 생각만해도 흥미가 솟구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코카콜라 - 우리 집 아이들의 최애 음료수이다.
부시맨도 안다는 그 유명한 코카콜라는 1886년 애틀란타에서 약사로 일했던 존 스티스 펨버턴이
두통과 피로를 치료하는 탁원한 시럽으로 만든 '와인 코카'가 그 시초가 된다.
약으로 팔려나갔지만 의외로 맛이 좋았던 와인 코카에다 건강에 아주 좋다는 콜라 너트에서
얻은 추출물을 넣고 탄산을 좀 넣어볼까 하여 만들어진 음료수가 바로 코카콜라이다.
약으로 만들어졌다가 음료수로 화려하게 변신하게 되었고, 이제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상품이 되어 버렸다.
팜콘 - 영화를 볼때 이것이 없으면 매우 허전하다. 팝콘의 시작은 사실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멕시코에서 약 1만년전에 누군가의 실수로
옥수수 알갱이를 타오르는 잿더미에 떨어뜨린것이 최초의 우연한 폭발로 이어졌다고 본다.
펑펑 터지는 소리에 얼마나 놀랐을지.. 그 이후 스페인 정복자들이 중앙아메리카에 상륙하여
원주민들을 핍박하고 학살하였을때 현지인들은 불타는 재에 옥수수 폭탄(?)을 터뜨려 그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스페인 정복자들의 살인 무기인 총과는 비교도 안되는 무기였지만 그들을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하였을 것이다.
1848년에 처음으로 '팝콘'이라는 단어가 생겨났고, 이후 대공항때 가격이 저렴하여
팝콘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현재에 이르며 다양한 맛으로 진화하고 있다.
켈로그 콘플레이크 - 바쁜 현대인의 아침이라고 대대적인 선전을 하는 덕에 나같은 게으른
주부들에겐 세상 고마운 콘플레이크. 이 고맙고도 놀라운 제품은 1984년 4월 14일
요양소의 의사겸 관리자였던 존 켈로그가 환자들에게 제공할 스프를 만들기 위해 옥수수를
익히다가 기계가 고장나면서 완전 딱딱하게 굳어져버린 옥수수 덩어리를 발견하면서
부터이다. 버리기는 아까워 딱딱해진 옥수수를 롤러에 넣어 눌러 납작한 한장의 시트처럼
만들었다. 이걸 다시 불에 구워 따뜻한 우유가 담긴 큰 컵에 넣어 모든 환자들에게
먹였는데 반응이 대박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콘플레이크는 현재 옥수수뿐만 아니라 각종 견과류, 말린 베리류를 넣어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나무랄데 없는 한끼 식사로 각광 받고 있으며 이 또한 진화를 하고 있다.
우스터 소스 - 서양 요리할때 있으면 요리의 퀄러티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우스터 소스.
이 소스는 인도의 뱅골에서 식민지 총독으로 지낸 마커스 경이 오랜 타지에서의 업무를
끝내고 영국으로 귀국할때 기념으로 가져온 인도식 소스 레시피에서 시작된다.
그가 인도에서 가져온 식초, 당밀, 솔탕, 소금, 안초비 등등을 사용하여 두 명의 화학자가
레시피대로 한통 가득 소스를 만들었지만 원래의 맛에는 한참 못 미쳤다.
그들이 만든 끔찍한 맛의 소스는 몇달동안 저장실 구석에서 관심도 못 받고 있다가
저장실을 정리하다 망쳐버런 소스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버리기 전에 맛이라도 보자..하면서 다시 맛본 소스는 깜짝 놀랄만큼 환상적인 맛을 내고 있었다.
모든 재료들이 섞이고 어울려서 맛을 내는데는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렇듯 흥미진진한 다양한 브랜드 이야기는 가족이나 지인들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슬쩍 아는척 하고 꺼내놓으면 대번에 주목을 받을 수 있고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잡상식을 통해 대화를 주도할 수 있으니 알아두면 여러모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듯하다.
특히 요리를 하는 사람들은 필수로 읽어두면 좋지 않을까 싶다.
비단 요리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의 과학분야, 일상분야에서의
세렌디피티는 무엇이 있을지 그 다음이 궁금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