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 헤르만 헤세 시 필사집 쓰는 기쁨
헤르만 헤세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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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그는 독일계 스위스인으로

문학가이며 그림에도 뛰어난 소질을 보였던 예술인입니다.

성장하는 청춘들의 고뇌와

인간 내면의 양면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휴머니즘을 지향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를 지칭하는 수 많은 문구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은

바로 위의 문구입니다.

14살에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는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감상할 수 있는 책이 나왔습니다.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제목부터 가슴이 저릿하도록 뭉클해집니다.



그가 타계한지 60여년이 지났습니다.

시인으로써 삶에 대한 깊은 고뇌와 성찰로 써내려간 그의 시들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줍니다.

헤르만 헤세의 시를 찬찬히 읽고 있으면 한문장도 허투루 흘러보낼 수 없을것 같은

소중함이 느껴집니다.

원어로써의 느낌이 있겠지만 이렇게 한글로된 번역도 훌륭하여

충분히 시를 음미하고 느낄 수 있어서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번역가의 힘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고단한 여름이 고개를 떨구고

호수에 비친 제 빛바랜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나는 먼지를 뒤집어쓴 채

가로수 길 그늘을 고단하게 걸어갑니다.

달아나는 청춘이라는 제목의 시는 첫대목부터 가슴이 먹먹해져옵니다.

먼지를 뒤집어 쓴 것처럼 내 머리는 어느새 히끗히끗 흰머리가 올라오고

고단하게 걸어가는 그 길이 인생길 같아서

해지녘 긴 그림자를 끌고 가는 그 뒷모습이

나이들어가는 나의 모습같아서

읽고 또 읽고 좀체 다음 장을 넘기지 못하고 머물게 합니다.




낮동안의 고단함도 밤이 되면 서늘한 달님이 살표시 웃어주는 것을 바라보며

서로 손을 잡고 쉴 수 있으니 슬퍼하지 말라는 시인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우리의 인생도 힘들고 고단하지만 때가되면 편안한 안식을 맞을 수 있겠지.

내 묘비에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오가겠죠.

그러니 지금 생이 내 마음 같지 않다고 해도 너무 슬퍼하지 말아야겠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시들이 밝은 낮보다 깊은 밤에 더 어울리는 것은

하루종일 팽팽하게 긴장해있던 우리들의 마음을 이완시켜주기 때문일것입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깊은 좌절을 느끼고, 자존감이 흔들리며, 무너져내릴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다 집으로 돌아와 어깨 위에 수북히 쌓인 피로를 털어낼 수 있는 것은

시인이 우리에게 주는 아름답고 따뜻한 언어들의 위안이 너무도 커서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몸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겠죠.

헤세의 시를 필사하고 있으면

조금씩 더 단단해져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깨질듯 약하고 보잘것 없이 느껴졌던 내 자신이 헤세의 시를 써내려감으로써

의외로 회복탄력성이 강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니까요.

마음을 다쳐 흔들리때, 그 어떤 것도 위안이 되어주지 못한다고 느낄 때

헤세의 시를 만나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당신의 마음속의 출렁거림도 잔잔해질것이라 생각됩니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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