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밥상 - 우리의 밥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왔을까
김상보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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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반 농담으로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먹고 사는 일이 우리에게는 중요하다.

지금이야 밥 굶는 일이 없지만 불과 몇십년전까지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로운 먹거리가 나오기 전까지 허다하게 굶었다는 얘길 듣고 자란터라 그 시절 사람들은

밥먹듯 굶었나보다 라고 막연하게 생각해오다가 서양 선교사들이 찍은 조선시대의 사진

몇장을 보다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든적이 있다.

그 사진에는 평범한 밥상을 앞에 두고 앉은 상투를 튼 사람의 사진이었는데

맙소사 밥그릇에 밥이 소위 말하는 고봉밥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정말 어마무시할 정도로 높이 쌓인 밥을 보고, 저것이 과연 1인분(?)이란

말인가 싶어서 놀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던 적이 있다.

굶고 사는 줄말 알았던 (도대체 이 편견은 어디서 온것인지..) 조선시대의 조상들은

의외로 잘 먹었는지 선교사들의 문서에도 행색은 꾀재재 하지만 체격이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내심 다행이다 싶었다.

조선시대의 밥상은 어땠는지 살짝 궁금하던 나에게 조선의 밥상이라는 책은

궁금점을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하였다.





이 책은 현재 전통식생활문화연구소 소장님이신 김상보님의 저서로써, 한국의 식음료 문화를

평생에 걸쳐 연구한 학자이다.

그래서 책 전반적으로 역사의 기록에 기반하여 저술하고 있다.

궁중, 관청, 양반가, 중인으로 나누어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직함이나 업무에

대해서 상세히 나누어 놓은 것도 흥미로웠다.

조선시대에는 계급에 따라 일상식 반상 차람이 달랐다한다.

신분제도에 따라 식생활에도 엄격한 계급 질서가 있었다고 한다.

임금과 내반(왕족)은 유기 그릇에 7첩으로 된 독상을 받았으나 그 외의 계급은

독상 또는 겸상으로 4첩, 2첩으로 이루어진 상을 받았다고 하니 철저한 계급사회의

씁쓸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궁중의 음식부터 명절 음식, 혼례음식을 비롯하여 제철 과일등

다방면에 걸쳐 조선시대의 음식문화를 아우러고 있다.

또한 제사음식, 외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쌀, 소금, 콩, 장이 필수식품이었는데 비해 건어물, 젓갈은 뇌물로 바칠 정도로

사치한 식품의 범주에 드는 필수식품이었다는 것도 재미있게 읽은 대목이다.

음식이라는 것이 그 시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문화이므로 많은 호란을 겪고,

외란을 겪었던 조선시대의 음식이 그때마다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임진왜란 이후의 연행사와 조선통신사에 의한 식품의 수출과 수입, 역관부의

편중에 따른 중인 계급의 삶의 향상 , 1800년대 이후 청나라와의 인삼무역에

생겨난 거부상인과 부의 문제, 양반의 몰란과 양반계층의 증가, 무너진 계급 질서에

의한 식문화의 변화등도 역사적인 서술과 함께 엿볼 수 있어서, 음식문화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공부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니 지식서로써도 손색없는 책이라 생각된다.

다만 익숙치 않은 생소한 언어들로 불려진 각종 음식과 호칭들이 방대하여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운 감이 있으나 음식에 대한 세세한 단어와 직업군으로 나뉘어진

단어들로부터 고려해볼때 조선시대의 음식에 대한 관심과 법제화하여 계급 사회의

위엄의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하였던 점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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