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리는 고요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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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작가님을 북토크에서 만난지가 10여년 정도 된것 같다.

10여년전에 만나뵌 작가님은 큼직한 미소가 멋진 신사분이셨다.

80년대 최고의 작가로 손꼽혔던 박범신 작가는 한때 절필을 선언하기도 하였지만

50년간 꾸준히 굵직굵직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독자들과 소통해왔다.

박범신 작가님의 글은 감각적이면서도 유려한 문체로도 유명하다.

수 많은 베스트셀러를 발표하였고, 그의 작품들은 드라마와 영화화 되었다.

특히 은교는 영화화되어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기고 하였다.

현재 고향인 논산의 와초재에서 지내며 글을 쓰고 있는데 [두근거리는 고요]도 이곳에서

집필하였다. 와초는 박범신 작가님의 호이다. 누워있는 풀.. 이라는 뜻으로 초기 작품인

'풀잎에서 눕다'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나이를 먹었으나 언제나 청년 작가로 불리는 박범신 작가의 최근 작품인 두근거리는 고요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비롯하여 우리사회의 지성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들을 비판하고 있다.

대작가의 특유의 유려한 문체는 참 희안하게도 순식간에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마력이 있다. 글이 껄끄럽지 않아서 빠르게 잘 읽히지만 그 내용은 가볍지 않고 깊이가 있어서독자로 하여금 여백의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에서 제일 먼저 오랜 시간 함께 해준 아내에 대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수십년을 함께 살아와 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이 글 속에 녹아있다.

따로 지내고 있어서 아내가 반찬을 하여 들릴때마다 먼길을 와준게 고맙지만

아내의 잔소리가 늘어날때는 얼릉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니

온다면 반갑고, 간다면 더 반갑다는 우스개소리가 생각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봄꽃보다 더 예뻐. 이 낙엽들!"

아내의 말이 가슴에 쏙 박혀든다.

그렇고말고, 봄꽃보다 예쁜 낙엽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당신도 뭐 새댁보다 예쁜데!" 내가 추임새를 넣어주었더니

늙은 아내가 볼을 붉히면서 옆구리를 쿡 쥐어박는다.

참 좋은 가을이다.


와초재에서의 생활은 나에겐 참 부럽기 짝이없다.

조용하고 평화롭지만 조금은 외로고 쓸쓸함..

주제넘게도 이런 분위기가 글을 쓰는데 최적의 조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책속에서는 세상을 일찍 떠난 누나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담은 그의 가족사에 얽힌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작가의 젊은 시절에 대한 회상과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주는 메세지도

남겨두는것도 잊지 않았다.

또한 작가의 문학에 대한 근본과 영혼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었다.

그의 가족과 일상과 과거와 현재를 이 책을 통해 공유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영혼의 품격이다.

올해 77세를 맞은 박범신 작가. 50년 동안 글을 써온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의 글은 한줄 한줄 버릴것이 없이 독자의 가슴에 와 닿는다.

그가 지나온 삶에 대한 성찰, 지극히 평범하지만 소박하고 소소한 생활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일상을 퀄리티 높은 언어로 표현해놓은 그만의 필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오랫만에 좋은 책을 만난 기쁨과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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