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괜찮은 죽음이란 어떤 것일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였다.
그리고 뇌경색이 오고, 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동시에 몰려들었다.
엄마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몹쓸 병은 급성신부전증으로 악화되었고,
참 강한 분이셨는데 깨지기 쉬운 유리 잔같이 육체도 정신도 그렇게 약해져갔다.
대형병원과 요양병원을 순례하듯 오가며 병상에서 열달을 고생하시다 가신 엄마를 간병하면서
나는 참 많은 환자들을 보았다.
두개골이 함몰되어 뇌의 반이 없던 젊은 환자, 가망없는 환자를 연명 치료로 붙들고 있는 가족들.
산소호흡기와 온 몸에 붙어있는 기계들의 일정한 움직임에 따라 몸이 들썩이는 의식없는 환자들.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보면서 그당시 아직은 젊었던 내가 들었던 생각은 딱 한가지였다.
"나는 저렇게 죽지는 말아야지"
나는 내 신념대로 엄마가 위급한 상황이 왔을때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서류에 떨리는 손으로 싸인을 했다.
그것이 엄마의 마지막을 그나마 곱게 지켜드릴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였던 것이다.
의식이 없었던 엄마도 동의하셨을거라고 지금도 굳게 믿고 있다.
헨리 마시는 괜찮은 죽음이란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
모두 최선을 다 할때 맞이 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존엄을 상실케 하는 의미 없는 치료를 중단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고, 마지막까지 희망을 걸고 수술을 받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한다.
결국은 자신의 죽음은 자신이 가장 옳다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괜찮은 죽음이라는 얘기이다.
각자 살아온 인생이 다르듯 살아온 가치관이 다르므로 생의 마지막을 맞는 이들의 선택과 모습도
다를 수 밖에 없을것이다.
이 책은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죽음에 대해 미리 생각해둘 여유와 이유를 생각하게 해준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맞닥뜨리게 되었을때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죽음을 맞는다면
'참 괜찮은 삶'이었다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보기엔 멀쩡하고 세상 부러울것이 없는 친구인데 안락사를 원하여스위스까지가서 상담 받았다는 말이 세삼스럽게 떠올랐다.
잘 지내지?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