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 어쩌면 내게 꼭 필요했던 위로
하태완 지음 / 빅피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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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완 작가의 글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결핍을 느낄 때 읽으면

이상하게도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따스하게 비추는 햇살 같은 느낌이 든다.

서늘한 가슴을 데워주는 그의 글에서 36.5도의 온도를 느낄 수 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글의 온도 덕분에 읽으면 바로 내 몸속으로 파고드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오래, 조금씩, 읽어야 좋다.


겨울만 되면 찾아오는 나의 오랜 고질병인 '겨울 우울증'이 기승을 부린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을 저당잡힌지 벌써 두 해를 넘고 있는터라 '코로나 블루'까지 더해져

한층 힘겨운 겨울을 보내는 나에겐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줄 감성 에세이가 약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약을 먹듯 매일 시간을 할애하여 조금씩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그 약효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더욱 예민한 시기에 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과의 물리적인 거리는 멀리할 수 밖에 없지만,

그럴수록 더욱 사람들과의 훈훈하고 따스한 교류를 그리워한다. 

한때는 사람들에게 치이는 것이 힘들어, 얽히고 섥힌 관계를 좀 정리하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었는데, 인간은 참 간사한 동물이라 

거리를 두고 떨어지라고 하니

온기를 찾아 더 옹기종기 모이고 싶어하는 저주받을 간사함이란...


살다보면 그 잘난 사랑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나와의 약속 때문에

위염같은 속쓰림에 시달릴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상대를 약간 추궁하고, 나를 지독하게 닥달하며 지냈다. 

못난 짓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마음을 못 추스린 내 잘못이 제일 클지모르겠지만 

그렇게 매사에 나를 못살게구는 나의 성질머리 때문에 '나'는 지치고 외로웠다.

그런 나를 돌아보지도 않았던 매정했던 '나'를 위해 

저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차분히 경청하듯 읽어내려갔다.


때로는 같은 페이지를 정독한 후,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했다.

내 눈으로 글을 읽고, 내 목소리로 말을 하고, 내 귀로 들으면서

그가 말하는 귀중한 조언을 세심하게 새겨들을려는 나름대로의 노력이었다.


사랑이건 일이건 최선을 다했다면 당연히 '잠시 멈춤'이라는 안내 표지판을 

맞닥뜨리기 마련이고, 

그것은 곧 내게 있어 성장의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고..


작가의 말처럼 나는 지금 잠시 멈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달달 볶아대던 

나를 살며시 놓아주기로 했다.

코로나로 인해 엉망이 되어버린 일도, 마음같지 않게 진전없는 애정도,

오지도 않은 미래를 미리 염려하고 걱정하는 '쓸데없이 빠른 미래지향적인'사고를 

내려놓고 지금 현재에 충실하며 요동치는 마음을 토닥이며 숨고르기를 하면서..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 부족해도, 조금은 모가 나있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온전히 나를 이해해주는 글들을 만나서 

읽는 내내 몇번인가 뭉클함을 느끼게 된다.


활자가 주는 완벽한 안락함을 느끼며 오래도록 음미해보고 싶은 여린듯 힘있는 글들이

결핌의 시대에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메세지가 

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부디 이 도타운 글에서 힘을 얻어, 모든 생명들이 움츠려드는 시리고 차가운 이 계절을

조금은 덜 힘들어하며 보낼 수 있기를 바래본다.


나는 하태완 작가가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을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서 주머니 속에 챙겨넣고, 내 마음이 시리고 흔들릴때마다

주머니 속의 '다정'을 만지작 거리며 버텨내고자 한다.

몹시도 따뜻하고 고마운 '다정'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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