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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 : 플란다스의 개 ㅣ 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 시리즈 2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20년 7월
평점 :
누군가 저에게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라고 물으면
저는 잠시 망설이는 척하다가 '플라다스의 개'라고 말하곤 합니다.
다큰 어른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어린이용 동화책이라니 상대는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더러 크게 웃곤 하죠.
하지만 저에게는 플란다스의 개에 얽힌 저만의 추억이 있답니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쯤이었나.. 아버지는 저에게 50권짜리 [소년소녀 세계명작동화집]을
생일 선물로 사주셨습니다.
1권부터 50권까지 올 흑백으로 되어 있는 그 책이 저에게는 보물이나 다름없었더랬죠.
한권 한권 차근히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플란다스의 개를 집어 들게 되었는데 저는 부모없는 고아인 네로와
심한 학대로 다 죽어가던 파트라슈를 만나고부터 그 동화책에 빠져들고 말았죠.
어느 겨울 날..
제법 늦은 저녁, 몇페이지 남지 않은 플란다스의 개를 읽고 있었는데
엄마와 아빠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고 이제 그만 자야한다며 방의 불을 껐습니다.
저는 책의 마지막 부분이 너무나 궁금하여 그 다음날 새벽 5시에 잠이 깼습니다.
평소 학교갈때 엄마가 열번을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는 아침 잠이 지독히도 많았던
어린 소녀는 엄마 아빠가 일어나기도 전에 잠에서 깨어 방불을 환히 켜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큰 방이 3개나 있었는데 어쩐일인지 우리 4가족은 모두 한방에서 옹기종기 모여 잤는데
제가 불을 켜자 주무시던 엄마 아빠가 깜짝놀라서 일어나셨죠.
그리고 아무말 없이 동화책을 읽고 있는 저를 보시곤 두분께서는
"아휴..우리 딸래미 장하네. 저렇게 책을 좋아하다니" 하시며 조용조용 말씀을 나누시며
무척 뿌듯해하셨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책의 마지막 부분은 저의 상상과는 달리 네로와 파트라슈가 눈내리는 겨울날 밤
성당에서 기도를 올리며 추위에 떨다가 서로를 꼭 끌어안고 하늘나라로 가는 이야기였죠.
저는 그만 너무 슬퍼 그 새벽에 소리를 내어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어찌나 슬픈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아침에 학교에 갈때쯤에는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도록
퉁퉁 부어 있었더랬습니다.
그 눈으로 학교에 가서도 하루종일 슬프서 친구들과 말도 잘 섞지 않고
하늘나라에서 둘이 행복했음 좋겠다고 기도했었죠.
저에게는 처음이었고, 그 이후에도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울어본 기억은 없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 최고의 책이었던 플란다스의 개를 이번에 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에서
스티커 북으로 나왔다고 했을때 저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이 책을 선택하였습니다.

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에서 이번에 시리스로 나온 스티커 북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화책이었던 플란다스의 개 입니다.
어릴때 일요일 아침이면 TV에서 "먼동이 터오는 아침에 크게 뻗은 가로수를 누비며~~"로 시작하는
주제곡을 흘러나왔더랬죠.
플란다스의 개는 매주 빠짐없이 본방을 사수하며 보곤했는데
그때 그 그림체 그대로여서
책을 받아들자마자 어릴때 추억으로 삽시간에 빠져들고 말았답니다.

첫장을 넘기면 플란다스의 개에 대한 이야기가 간략하게 적혀 있어요.
파트라슈.. 어릴때 이 이름 한번쯤은 다 들어보았을 겁니다.
소설가 위다가 1872년에 발표한 작품 [플란다스의 개]의 주인공 이름이죠
이 작품이 벨기에의 구전동화에서 영감을 얻어 지은 소설이라는 점은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동화에 등장하는 주요 등장인물 소개도 있습니다.
네로-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외할아버지, 파트라슈와 함께
우유 배달일을 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죠.
파트라슈- 저는 왜 파트라슈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핑 돌까요?
학대 받다 버려진 파트라슈를 네로와 외할아버지가 구조해서 가족처럼 함께 살죠.
순둥순둥한 파트라슈,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예한 다스 - 네로의 외할아버지, 군인이었지만 부상으로 다리를 절면서도 네로와
파트라슈까지 거두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로아 - 마을 유지의 외동딸이죠. 네로의 유일한 친구이기도한데 가난하다는 이유로
아로아의 아버지는 네로와 가까이 지내지 못하게 합니다.
이렇게 주인공들에 대한 간략 소개만으로 기억 저 너머에서 아른거리던
기억이 또렷해지네요.

혹시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나요?
어릴때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영화속의 한 장면들을 모아놓았는데
저는 중간중간 애니메이션의 그 장면들이 기억나면서 마음이 뭉클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장면들은 책을 읽은 아이들과 함께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동화책 속의 이야기를 이어가도 참 좋을것 같습니다.

이렇게 바탕지를 보시면 이미 채색이 되어 있는 부분이 있고 흰색 바탕에 숫자가 적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티커북에서 해당 그림의 스티커를 떼어 번호대로 붙여나가면 그림이 완성됩니다.
폴리곤 아트( Polygon Art)라는 새로운 방식인데 이미지를 도형으로 나누어
입체감 있게 표현하는 미술 기법을 뜻합니다.
이렇게 세계 명작의 명장면이 폴리곤 아트 기법으로 새롭게 재탄생이 되었네요.

이렇게 붙이면 오우.. 파트랴슈가 굉장히 입체감 있게 느껴지시죠?
다리의 근육의 굴절과 표정까지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번호대로 스티커를 붙이기만 하면 되니까 초등학생들도 쉽게 할 수 있을거예요.
다만 스티커를 붙일때 손으로 떼어서 붙이면 좀 섬세함이 떨어지니까
핀셋으로 이용하여 붙이시는게 좋을듯합니다.



스티커 북 뒤에도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있습니다.
장면 장면이 참 이쁘죠.
성당에서 기도드리는 저 장면은 왜 이렇게 짠할까요?
이번에 나온 스키커 아트북 뉴 클래식에는 바탕지와 스티커 북이 따로따로 되어 있네요.
스티커 한개 한개를 떼어내서 정성스럽게 붙이다 보면 시간도 참 잘가고
어릴적 저를 울렸던 그 동화책 속으로 들어가서 네로와 아로아 그리고 파트라슈와
동산을 뛰어놀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하죠.
오랫만에 묵은 마음의 때를 벗고, 어릴때의 순수함으로 돌아가게 해준건
수십개의 스티커였네요.
여러분들도 한번 도전해보시겠어요?
행복과 평온함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