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뱅, 화가가 된 파리의 우체부
박혜성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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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뱅..이라는 프랑스 화가를 아는가?

아마 100이면 100..다 모른다고 할 것같다. 

루이 비뱅은 흔히 말하는 주류 화가는 아니었다. 

루이 비뱅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때 인상주의, 야수파, 입체주의, 추상주의, 

초현실주의와 같은 주류 화가들이 활동하던 시기였다.

내노라 하는 이름난 화가들 틈에서 루이 비뱅과 같이 제대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이들이 

파리의 미술계에서 크게 주목 받을 수는 없었겠지만 

사람들은 그의 그림에서 따뜻하고 독창적이고 진지함을 느꼈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루이 비뱅은 1861년 파리 교외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때 그의 꿈은 그림은 그리는 화가였지만 그 시절 대부분의 가정이 그랬듯 아버지의 반대와 

재정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하여야만 했다.

성인이 되어 돈을 벌기 위해서 파리로 가서 파리의 우체국에서 42년 동안 근무를 하였다.

그의 나이 62세가 되었을때 비로서 캔버스에 저렴한 물감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62세에 자신의 묻어 두었던 꿈을 이룰 수 있었다니..

그 나이의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한것이다.

지난 삶의 일상에 안주해서 꿈이라는 단어를 꺼내놓기에 므쓱해지기 마련인데, 

한번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그림을 시작하였다니 요즘 같으면 '세상에 이런일이'에 

출연할 정도의 이야기거리다.


비뱅은 '즐길 수 있다면 그때가 가장 좋은 때다'라고 말하며 은퇴후 인생 2막을 그림에 빠졌다.

그는 젊었을때 예술가들의 거리인 파리의 몽마르뜨에서 거주하며 

파리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우편물을 전했다.

노을지는 파리, 파리의 에펠탑, 성당과 골목과 시장의 모습들을 머리속에 

차곡차곡 넣어두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쏟아내듯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고 늦은 나이에 미술에 입문한 화가들을 소박파라고 부르는데

여러 소박파중에서도 비뱅의 그림은 천진함과 순수함이 배어 있어서 그의 그림을 보는 

파리의 시민들은 그를 '행복한 화가'라고 불렀다.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는 화가라니 그 보다 더한 칭송은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비뱅의 그림들을 실컷 볼 수 있다.

원근법이 무시되고, 건물의 앞면과 옆면을 구별없이 한번에 그려내서

얼핏 보면 어린아이가 그렸나 싶은 그림도 많지만 신기하게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게 된다. 소위 많이 배운(?) 화가의 그림을 볼때는 뭔지 모르게 

주눅들곤 했는데 비뱅의 그림은 보이는 내내 편안함과 따뜻함이 있어 마음이 절로

푸근해졌고 파리의 시민들의 그를 '행복한 화가'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그리고 이 책에는 비뱅의 그림과 일생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 카미유 코로, 

귀시타브 쿠르베, 파블로 피카소, 빈세트 반 고흐등 많은 예술가의 이야기도 등장하고

유명 화가들의 그림도 실려있어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은 비뱅의 그림을 분석하고 소개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나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응원가같다고 느꼈다.


하고자만 한다면 늦은 나이는 없다. 

용기가 부족할 뿐이지..


100세 인생이라고들 한다. 

비뱅이 살았던 그 시대에 비해 훨씬 길어진 평균수명으로 인해 은퇴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도 많고, 어드바이스를 담은 책들도 많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 보다 비뱅처럼 확실한 결과물 (예컨데 그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용기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리고 오랫동안 서랍속 깊숙히 넣어 두었던 나의 꿈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생각하게 되었다.

은퇴를 앞두고 현역에서 물러나면 나도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비뱅의 말처럼 즐길수 있다면 그때가 가장 좋은 때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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