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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레베카
케이트 더글러스 위긴 지음, 유기훈 그림, 박상은 옮김 / &(앤드) / 2021년 1월
평점 :

내가 꽤나 어렸을때 tv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빨간 머리 앤'이 여자아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며 방영이 되었다. 본방을 사수하기 힘들어 보다말다 했지만 내 기억속의 앤은 똘망똘망하고 야무지가 당찬 아이였다.
몽고메리 소설인 [빨간 머리 앤]과 아주 많이 닮은 [나의 친구 레베카]는
앤보다 5년이나 먼저 출판 되어져 나온 책이다.
미국의 아동문학 작가인 케이트 더글러스 위긴이 1903년에 쓴 작품이다.
100년이라는 시간의 다리를 건너 가난하지만 순수하고 사랑스럽고 당차고 똘망한
어린 소녀를 만나는 즐거움에 푹빠져 책을 읽게 되었다.
100년전 미국은 어떤 곳이었을까..
1900년대의 조선이 그랬던 그 당시 미국의 시골도 물자가 부족했고 아이들은 줄줄이 있고, 고된 농장일은 끝이 없이 고되었다.
아이들을 돌보고 먹이고 입히고 교육하는 일은 고단하기만 했을 것이다.
레베카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엄마는 혼자서 황량한 농장을 운영해야만 했다.
저당금의 이자를 갚기 위해 늘 허덕여야만 했고, 7명의 아이들을 다 건사하기가 버거워, 이모네로 레베카를 보내게 된다.
독신으로 평생을 청렴하고 검소하게 살아온 미란다와 제인 이모는 자신들의 여동생이 결혼하여 남편도 잃고 지지리 궁상으로 사는게 속상했다.
적적하기도 하고 여동생의 짐이라도 좀 덜어주고자 아이 한명을 데려와 집안일도 가르치고 교육도 시킬 요량으로 제일 여성스럽고 믿음이 가는 큰 조카 한나를 원했지만, 아직 어린 동생들이 줄줄이 있어 한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엄마는 둘째인 어린 레베카를 이모네 댁으로 보내게 되었다.
천성이 밝고 순진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어린 레베카는 어디를 가도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는
맑은 에너지를 가진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그런 레베카를 제인 이모는 사랑으로 대하지만 언제나 엄격하기만 한 미란다 이모는 레베카의 숙녀답지 못한 모든 행동에 일일이 지적하고 야단을 친다.
오죽하면 밝기만한 초강력 긍정에너지의 소유자 레베카가 늦은 저녁에 이모네집을 몰래 나와 엄마에게 되돌아가고자 이웃집 콥 아저씨네로 울면서 갔을까..쯧!
지금의 미국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던 100년전의 미국은 보수적이고 체면을 중시하고 여성들에게 많은 규율과 절제를 요구했던 시절이었으니 요조숙녀가 되기를 바라는 미란다 이모의 눈에는 레베카는 천방지축에다 조심성 없는 선머슴같이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레베카는 학교에서도 공부를 꽤 열심히 하였고, 단짝친구인 엠마가 있어
학교생활도 꽤나 즐겁다.
교우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모범생이며 다른 아이들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
친구를 돕겠다며 이웃동네로 비누도 팔러가는 오지랖을 보이기만 이곳에서 레베카는 그녀의 키다리 아저씨인 에덤을 만나게 된다.
부유하고 젠틀하지만 독신으로 사는 에덤은 어린 레베카의 순수함에 반하게 되고
그녀를 위해 기꺼이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 레베카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학교로 진학을 하면서 레베카는 시를 쓰고 글을 쓰며 자신을 미래를 꿈꾸는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을 해간다.
대단한 반전도 클라이막스도 없고 그녀를 괴롭히는 악역도 없지만
나는 기꺼이 레베카의 '동네 아줌마3'이 되어 그녀를 응원하고 사랑스러운 그 아이가 바르게 커가는 모습을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세상 무뚝뚝한 미란다 이모가 세상을 떠나며 살던 집을 레베카에게 유산으로 남겼을때 마음이 울컥했다. 에덤이 레베카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볼때는 괜히 마음이 두근거리며 나이차가 좀 심하게 많이 나더라도 둘이 좀 잘되었음 좋겠다고 중매쟁이처럼 안달하기도 했다.
아이들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거나 원하는 좋은 직업을 가져서 보잘것 없던 시골 소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