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 - 독일카씨의 식물처방전
독일카씨 김강호 지음 / 길벗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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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엄마는 내가 아는 사람중에 식물을 정말 잘 키우는 분이셨다.

친구네에서 몇톨 얻어온 꽃씨를 뿌리면 화분 가득 꽃들이 피었고, 시장에서 단돈 300원에 사온 이름 모를

덩쿨 식물은 담위의 작은 화단을 다 덮고도 남을 정도로 무성하게 자랐다.

누군가 버려놓은 다 죽어 가는 화분을 가져와도 엄마 손을 두어번 타면 잎에서 윤기가 나며

말라비틀어졌던 가지가 탱탱해지며 파릇파릇한 잎이 터지기 시작하는걸 나는 수도없이 봤다.


그래서 식물은 물만 주면 지네들이 알아서 잘 자라는걸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나의 너무나 큰 착각이었다.

집꾸미기를 가구가 아닌 식물로 하고 싶다는 나의 욕심에 그동안 수없이 사들인 화분들은

길어야 한해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의 손은 마이너스 손인가..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은 따로 있는걸까..


늘어나는 빈 화분만큼이나 마음의 자괴감이 커져갈 때쯤 

내가 식물에 대한 지식이 빈약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이 아프면 병원을 가고, 차가 아프면 수리센터에 가지만

식물이 아프면 굳이 화분을 들고 전문가를 찾지는 않았으니 아픈 식물들을 치료해주지는 못하고

방치만 해두었다 속절없이 요단강 건너게 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식물들에게 나는 종신형감이나 다름없다.


무지한 나에게 어렵지 않게 식물 키우는 방법을 알려줄 스승님이 필요하겠구나 싶었을때 만난 책이

'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라는 책이었다.

1,000만 조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네이버 블로그 1만명 이웃을 보유한 식물 의사!!

독일카씨의 식물 처방전.. 이라는 소개글은 나 같은 생초짜에겐 노벨 화학상을 받은 박사와 같은

레벨급의 고수를 만난 듯하여 눈이 번쩍 뜨였다. 

알짜배기 정보를 얻을 수 있을거라 쾌재를 불렀다.

 

이 책에는 35가지의 비교적 낯익은 식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내 손을 떠나갔던 수 많은 종류의 "아이들"을 보니 진적에 공부를 해볼껄 하는 반성이 뭉클뭉클했다.

고무나무(꽤 오래 버티다 얼마전에 작고하셨다), 로즈마리, 산세베리아, 안수리움, 아이비, 제라늄, 스노우사파이어,스킨답서스, 드라세나 도리도, 금전수(현재 좀 시들시들하고 계신다)..등등 내가 키워봤던 식물들이 많아 목차만 봐도 공부 의욕이 돋는다.

 

 

 

식물을 구입하는 방법및 상토,마사토, 동생사, 적옥토, 녹소토, 펄라이트등 각종 흙에 대한 정보, 플라스틱화분, 토분, 도자기 화분, 코코넛화분등 화분에 대한 정보, 내가 제일 못했던 물주기에 대한 정보, 벌레, 비료등에 대한 정보들을 차분히 읽어나가다 보면 각 식물들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진다.

 

 

고무나무는 국민 식물로 통할만큼 실내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라고 한다(근데 우리집 고무나무는 왜?ㅠ.ㅠ)

대표적인 공기 청정 식물이고 과습에도 비교적 강한편이며 건조에도 잘 견딘다고 한다.

물 빠짐이 잘 되지 않으면 뿌리가 물러서 상하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잎에 낀 물때나 먼지는 박카스를 묻힌 마른 행주로 닦아내며 좋다고 한다.

(박카스를 좋아하는줄 알았으면 한박스라도 사줬을텐데..)

 

 

 

잔소리가 심한 장모의 혀를 닮았다하여 '장모의 혀'라고도 불린다는 산세베리아..

영상 15~30도가 유지되는 아파트 베란다나 실내에서는 사계절 내내 성장을 한다고 한다.

겨울과 여름에 잠시 휴면을 하기도 하는데 성장세가 둔화되면 과습에 주의를 해야 한다.

성장세가 둔화된것을 물을 안주어서 그런 줄 알고 물을 너무 많이 주었던 것이 나의 불찰이구나 싶었다.

햇볕을 많이 쬐어야 하는 식물이니 밝은 창가에 두어서 자라게 해야 한다.

분갈이 하는 방법도 자세히 나와 있으니 잘 읽고 따라해보면 분갈이 뿐만 아니라 삽목도 성공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그 밖에 가지치기, 번식하기등에 대한 기본적이면서도 꼭 필요한 정보들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실려있다.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자세히 읽고 공부하면 더 이상 죽어나가는 식물들이 없을것 같다.

 

 

 

집집마다 한권씩은 있었다는 백과사전처럼 식물을 키우는데 있어 꼭 필요한 기본 상식들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식물 키우기를 해보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꽤 유용한 지침서가 될듯 한다.

아파트라고 해도 각 집마다 환경적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집에 맞는 식물을 우선 선택하고

물주기에 게으른 사람이라면 건조해도 잘 자랄 수 있는 식물을 선택하여

한두개를 키워도 끝까지 잘 키울 수 있는 반려 식물을 선택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분갈이해서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던 것도 식물마다 좋아하는 흙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화원에서 사온

흙에 옮겨 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것도 실패의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봄이 되면 집에서 가까운 양재화훼단지에 가서 화분을 몇개 들여올 생각이다.

실패의 원인을 알았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들춰볼 스승님 같은 책이 있으니

덜 두려울것 같다.

초보자에게 조곤조곤 식물 키우는 방법을 설명해주는 친절한 스승을 만난듯 반가운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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