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순간 - 심쿵을 부르는 로맨스 컬러링북
이규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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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규영 작가의 글과 일러스트를 접할때면 내 안에 손톱만큼 남아 있던 사랑에 대한 설레임이

충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별히 대단한 것도 없는 소소한 일상이 이렇게나 사랑스럽고 평화롭고

충만하게 느껴지는 것은 작가의 그림과 글에서 느껴지는 진정성때문일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세상을 살며 많은 만남을 가지고 또 그만큼의 이별을 겪으며 살고 있다.

누군가를 만나 신경이 쓰이고 관심이 가고 내 마음을 나도 어째하지 못하는

사랑에 빠지게 되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듯함을 느끼곤 한다.

영원할 것 같은 사랑이 그 빛을 잃고, 믿음이 의심이 되고, 기대가 실망이 되면

미움으로 변해 이별을 할게 되고 세상 모든 것을 멈춰버린듯해서 마음이 아물때까지

한동안 어둠속을 헤매곤 한다.

​다시 사랑 따윈 하지 않겠다고 하나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말라버린 마음에도

사랑이 다시 찾아오곤 하지. 두려운 마음으로 다시 놓치기 싫어서 더 꼭 쥐게 된다.

이규영 작가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알콩달콩한 모습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이번에는 컬러링북으로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우리 인생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드는지를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느껴보게 만들었다.

서랍 속 깊숙히 넣어두었던 색연필과 팬, 그리고 파스텔등을 꺼내본다.

낮보다 더 길어진 겨울 밤에 나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면을 훔쳐보듯 수줍게

색칠을 해본다.



어렸을때부터 꼼지락 거리며 오리고 붙이고 색칠하는 것을 좋아했던 나에게

책을 읽고 그림에 색을 덧입히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꾸지 못하는 즐거움이었다.

그림과 잘 어울리는 BGM도 소개를 해놓았으니 음악을 찾아서 들으면서 커피까지 곁들이면

갈데 없고, 갈수도 없는 코로나 시대에 훌륭한 취미생활이 되어준다.

나에게도 있었던 과거의 한때를 추억하며 페이지를 오롯히 나의 색깔로 채색해 나갔다.

잘 하고 못하고 솜씨가 있고 없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의 사랑은 내가 채워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채워나가고 한장의 그림이 완성되면

뿌듯함이 몰려온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마치 수 많은 톱니바퀴로 연결되어 돌아가는

그 사람 인생 속에

내가 사랑이라는 톱니바퀴가 되어

같이 돌아가는 것 같다.

그 사람의 하루가, 삶이, 인생이

나라는 톱니바퀴로 인해 달라지고

나 자신도 그 사람에게 맞춰진다."

작가의 길지 않은 글을 입 속에서 조금씩 음미하며 그림을 그려나가는 시간은

코로나로 답답하고 지리멸렬한 일상속에서 내가 숨을 쉬고 힐링하는 유일한 시간이 되었다.

그의 그림에는 꽃이 피는 봄, 비내리는 여름, 낙엽지는 가울, 흰눈내리는 겨울이 있다.

그림을 통해 온전히 사계절을 함께 한 느낌이다.

지난 시간 함께 낚시를 가고, 공원을 산책하고, 드라이브를 하고, 소풍을 갔던

추억들을 꺼내서 다시 한번 잘 닦아본다. 먼지를 털고 광이 나게 잘 닦아서 다시

추억 창고에 소중히 담아둔다.

이규영 작가님의 그림은 이번에도 지친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된다.

지금까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이규영 작가님의 작품들은 하나 같이 매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해주었으며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기도 하였다.

나에겐 말 그대로 '믿고 보는 작가'다.


싱글들에게는 염장질이 될 수 있겠지만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채색해 나가면서

앞으로 만나게 될 자신의 사랑을 그려보는 것 또한 의미있지 않을까 싶다.

색칠 같은거 별루야..라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소장하고 있는 것만으로

연애 세포가 간질간질 해질것이므로 소장가치 확실한 책이다.

살다보면 어느날 지금같이, 아니 지금보다 더 세상살기 고단하다 싶을때

혼자인것 같아 외롭다 느낄때.. 슬며서 꺼내들고 아름답게 사랑했던 그때의

모습들을 추억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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