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오늘도 자유형으로 살아갑니다 - 세상 속에서 천천히 내 맘대로 유영하기
착한재벌샘정(이영미) 지음 / 더메이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착한재벌샘정 작가의 캘리그라피 에세이이다.

우선 저자의 필명이 참 특이했다. '착한 재벌 샘정'이라는 뜻이 뭘까 한참을 생각했다.

소위 돈이 많은 사람을 재벌이라고 하니 돈이 많으신가 싶기도 하지만(그럼 좋겠지만), 돈보다는 좋은 사람들,

좋은 취미들, 좋은 마음들 뭐 그런 유무형의 선하고 좋은 기운들을 가득 가지고 계시다는 뜻으로

이해해볼려고 한다.


작가의 본명은 이영미 님이고 1987년부터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으니

33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친 교육계의 대모라고 할 수 있겠다.

책도 16권이나 써낸 중견 작가이다. 작가만의 캘리그라피와 함께 짤막짤막하지만

힘있는 글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아낌없이 준다.


기회,실수,여유,자존감,행복,웃음 등의 단어를 자신만의 해석으로

위트와 재치를 담아 그림같은 캘리그라피로 그려내고 있다.


사실 나는 취미로 캘리그라피를 배운적이 있어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캘리그라피가

보기보다 결코 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듯하지만 배우다보면 이쁜 글씨를 쓰기 위한 나름의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쓰도 될듯하지만 왠지 그렇게 쓰면 안될것 같은 무언의 압박을 받았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런지 나의 캘리그라피 수업은 그리 오래가질 못했다.

지금은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 버려서 내심 나와 어울리진 않은 실크 브라우스 같구나..

하고 반쯤 포기하고 있긴 하지만, 입진 않아도 언젠가 입겠다는 일념으로

옷장 속에 고이 모셔둔 옷처럼 나의 캘리그라피에 대한 도전은 잠시 휴식기이며

현재도 ing중이다.

 

 

 

하지만 착한재벌샘정의 캘리그라피는 글씨와 그림의 비중이 2:8 정도로 

그림의 비중이 훨씬 높은 그림으로 본다고 해도 욕먹을것 같지 않은 캘리그라피가 많다.

이 또한 캘리그라피를 쓰는 본인들의 개성이며 작품이므로 그림이 많네 적네하면서

평가를 하고자 하는것 아니니 절대 오해없기를 바란다.

각각의 캘리그라피 속에는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정말 딱 떨어지는 그림으로 그려넣었다. 

센스도 대단하지만 한자한자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 나름대로 얼마나 궁리하였을지..

무엇보다 그 정성이 돋보여서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하였다.


작가의 글에는 그녀가 오랫동안 교육계에서 일을 하면서

최전선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부딪히면서 겪어냈을 인내와 연륜이 보인다.

선생님으로서 어린 제자들에게 전해주는 애정과 사랑을 담은 조언들로 가득하다.


구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무선 이어폰이 없어서 불행하다는 아이.

큰 헤드셋이, 치렁치렁한 줄이 부끄럽다는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요?


타인의 시선에게는 YES가 아닌 NO.

스스로의 선택에게는 당당하게 YES.


자존감은 자석과 같답니다.

밀어낼 것은 밀어내고

끌어당길 것은 끌어당기는 분별력이지요.


-밀어낼 것을 밀어내고 끌어당길 것은 끌어당기고-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하는 조언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어른이지만 어른아닌 

모든 이에게도 찰진 조언들을 많이 던져주고 있다.

읽다보면 그래 맞아. 나도 나도..하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따뜻하고 위트있고 상냥한 말들로 가득하다.

위해요소가 하나도 없는 말 그래도 착한 책인듯하다.


저자는 수많은 청강자들을 위한 강연회를 그만두고 테이블에서 한두명과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와의 만남'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많은 이들과 좋은 글과 이야기로 소통하는것도 좋지만

한두명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하므로써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독자에게 어쩜 평생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자 하는 작가의 사려깊은 배려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작은 테이블을 마주 보고 앉아서 차 한잔을 앞에놓고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어지럽고 난해하고 두렵기조차한 요즘 세상에

맘 맞는 선배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포근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찬바람이 불어 마음까지 스산한 요즘..

작지만 야물진 책한권을 핸드백 속에 넣고 시간이 날때마다 파라락 책장을 넘겨

아무페이지부터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이다.

책읽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도 쉽고 즐겁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므로

권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