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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 야루 산문집
야루 지음 / 마이마이 / 2020년 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403/pimg_7771641482502006.jpg)
오래된 것, 낡은 것을 좋아하는 작가 야루의 에세이집을 읽게 되었다.
작가는 타자기, 재봉틀, LP, 괘종시계 등 오래된 옛 물건을 바라보면 그것들을 통해
가슴 따뜻했던 추억들이 마구마구 샘솟는다고 했다.
그말에 100%공감하는 나는 문뜩 작가의 나이가 궁금해졌다.
아직은 꽤나 젊은 나이일텐데 오래된 물건들의 맛을 알까..싶어서 읽기 시작한 글과 사진에서
추억과 그리움을 끄집어 내는 것들은 모두 각자의 나이만큼의 세월을 입은 것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희를 넘겼건, 지천명을 넘겼건,이제 겨우(?) 30대에 들었건
각자의 나이에 따라 추억 돋는 물건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라는 것.
지금은 구하기 녹녹찮은 LP판,
드르륵 드르륵 태엽을 감아야 돌아가는 오래된 시계,
플로피 디스켓과 늘어지기 십상인 카세트 테이프,
다 큰 자식의 늦은 귀가를 걱정하시는 어머니의 등짝에 남은 부황자국,
허름한 골목 안,어수룩한 가게의 따뜻한 밥한릇,
번쩍거리는 화려함도 세련됨도 없는 그 낡고 투박한 것들이 주는 푸근함을
나는 이 나이가 되어서야 겨우 알게 되었다.
눈을 감았다 뜨면 세상은 한참이나 변해 있고 조금만 주춤하면 유행에서 뒤지고
한물간 구닥다리 취급을 받게 된다. 세상은 너무 빠르고 따라가자니 숨이 찬다.
'변하지 않은 건 있더라고' 이 책은 앞만 보고 달리다가 숨이 턱까지 차서 헐떡이는
사람들에게 쉼표가 되어줄만한 책이다.
이 책은 대단한 격식을 차리며 적어 내려간 책은 아니다.
대단한 필력으로 꼼짝달싹 못하게 독자에게 헤드락을 걸지도 않는다.
담백하고 솔직하게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자 하는 그의 글들은
아날로그적인 감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