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바꾼 이야기의 순간 -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든 상식과 만나는 시간
이현민 지음 / 북스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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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나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잡다한 얘기들을 하다보면

대부분 인기있는 드라마 얘기나, 연예 뉴스가 단골 메뉴로 올라온다.

드라마도 연예 뉴스도 크게 관심이 없는 나는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지만

들어도 그만 안들어도 그만인 얘기를 하염없이 하는데는 솔직히 질리고 만다.


고상한척 하는건 아니지만 들어두면 피가되고 살이되는 이야기를 하는게

나한테는 훨씬 흥미롭다.

그래서 내방 책꽂이에는 인문지식 분야의 책들이 제법 꽂혀있다.

티슈박스(이현민) 저자의 "일상을 바꾼 이야기의 순간"이라는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잡다한 것들의 탄생의 비화를 역사적인 배경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겸한

소소하고 흥미로운 상식 백과 사전같은 책이다.


식사의 순간, 유행의 순간, 쓸모의 순간, 혁명의 순간으로 4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는데

제목만 훝어봐도 왜? 라는 말이 불쑥 나온다.

가령..


케첩에 꼭 ‘토마토’라는 말을 붙여야 하는 이유 
KFC와 양념치킨
라면 : 교도소의 사회학
빨대는 맥주를 먹기 위해 탄생했다 
비키니와 스폰지밥 그리고 고지라 
충전기가 뜨거워지는 이유는 에디슨과 테슬라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사람을 살린 순간접착제
남자들이 드디어 면도하다가 죽지 않게 되었다  
미국의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핵실험
우주로 간 동물들 
 


이렇게 제목으로 나와 있지 않으면 그 누구가 의문이나 가졌을까 싶기만 한..

생각지도 않았던 내용들이라 호기심은 극대화된다.


케첩의 어원은 아시아 전역에서 즐겨먹던 생선액젓을

중국 남부에서 [꿰챱]으로 발음하는데 이것이 케첩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중국에선 흔하디 흔한 값싼 케첩이 유럽으로 넘어가자 동양에서 온 마법의 소스로 둔갑해

비싼 몸값에 팔렸고 영국에서는 값비싼 케첩대신

앤쵸비, 샬럿, 화이트 와인등을 넣거나 호두나 버섯을 넣은 짝퉁 케첩이 성행하게 이른다.

그럼 토마토 케첩는 어느나라에서 생겨났고 언제부터 케첨에 토마토를 넣어먹기 시작했을까?

(그건 책에서 확인하시길..)


맥주는 수메르문명이 탄생했던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하류에서

(학교 다닐때 세계사 시간에 많이도 들어봤던 낯익는 동네 이름) 보리와 밀의 폭발적인 수확으로

만들게 되었다.빵을 짓이겨 물을 붓고 발효시켜 만든 맥주는 찌꺼기등이 뒤섞여

매우 탁했는데 이걸 걸러 마시는 방법으로 갈대대롱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후 시간이 흘러흘러 갈대,지푸라기 대롱의 특유의 냄새가 싫어서 담배말던 종이로 만든게

종이 빨대의 시초가 되었다는 내용도 참 재미있게 읽었다.

한 여름 해변가를 더욱 뜨겁게 달구는 여성들의 아슬아슬한 비키니,

그리고 애나 어른이나 다 아는 유명 연예인 스폰지 밥,

일본의 괴수영화의 최고봉인 고지라...에는

공통된 점이 한가지 있다. 힌트는 비키니!!

단박에 답을 말하고 싶지만 김빠진 사이다가 될듯하여

꾹 참고 넘긴다.

 

 

 

 

베트남 전쟁에서 많은 병사의 목숨을 구했던 순간접착제!

순간접착제로 어떻게 사람을 구해..?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니

뜬금없는 추억(?)의 필름회사인 코닥이야기가 나온다.


코닥연구소에서 만든건 필름뿐만 아니었다. 시아노아크릴레이트라는

신소재도 만들었는데 이것이 나중에 순간접착제의 발명을 가져오게 한다.

'이스트만910 으로' 명명 되어진 슈퍼글루..는 그 어떤 물건이든 척척 붙게

만들어졌고 가정에서는 기적의 물질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슈퍼글루(순간접착제)의 진가가 발휘된건 가정이나 공장이 아니라

전쟁터였다. 베트남 전쟁에서 수많은 병사들을 구한 순간접착제!!

스포일러가 될까봐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지만 이렇듯 우리 주변의

잡다한 물건들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역사적인 배경과 필연성, 우연성등을 여러 증거자료와

함께 재미지게 서술하고 있어서 읽다보면 어느새 책에 퐁당 빠지게 된다.


​알아두면 언제가 박학다식하다고 한소리 듣게 될듯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때로는 요점 정리를 하는 학생들 마냥 팔랑팔랑 다시 앞쪽 페이지를 들춰서

다시 한번 훝어보고 굵직한 뼈대만 추려서 정리해나가며 읽기도 했다.

(담에 기회가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줄때 정리가 되어있어야 하므로..)

​깨알같은 상식들이 더해져 지식이 된다. 게다가 저자 특유의 유머 감각도

책 구석구석에 숨겨놓았기 때문에 책을 읽다 빵빵 터질 수도 있으니

전철이나 까페등에서는 읽을때 주의를 요한다.

지식을 전하는 책들은 얼마든지 있다. 교양을 전하는 책들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흥미롭고 재미있는 인문지식, 교양서적은 의외로 많지 않은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고 고급지게 만드는 일상의 물건들의 출생의 비밀이 궁금하지 않은가?

막장 드라마보다 더 흥미로운 책일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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