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잃지 마, 어떤 순간에도 -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나를 사랑하는 일, 나를 안아주는 일
조유미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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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다보면 흔히 생기는 일이 있다.

연애하는 당사자 사이에 주종 관계가 생기는 일 말이다.

좀 더 사랑하는 자가 지는 법이라 했던가, 상대방을 향한 마음으로 더 기울어지는 쪽이

의문의 1패를 얻고, 자리 선점에서  갑의 자리를 내주고 을의 자리로 물러 앉게 된다.


을은 갑의 사랑을 잃게 될까봐, 갑이 원하는 모양새로 자신을 맞추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스스로를 깎고, 쳐내면서 자기의 원래 모양을 잃어간다.

자존감이 낮아진 을은 마음의 상처 입고 사랑 앞에서 힘들어한다.


살다보면 우리는 안타깝게도 이런 을과 같은 사랑을 많이 보게 된다.

갑을 욕하고 탓하기도 하고 을에게 동정표를 던지기도 하며 맨탈 약하네 어쩌네 하며

갖은 훈수를 두기도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어쩌면 우린 우리 스스로 을을 자처하기도 했고

갑이 되어 상대에게 채찍을 내리치기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스스로의 색깔과 향기를 포기하고 사랑을 얻기 위해, 사랑을 받기 위해,

상대가 원하는 모양대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인가..

어느날 무채색 같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에게

환멸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은 이렇게 사랑에 힘겨워 하고 자신 없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유미 작가의

따뜻하고 포근한 애정어린 조언이 가득한 에세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나를 사랑하는 일

나를 안아주는 일


작가의 이 한마디가 이 책을 대변하고 있구나 싶다.

사랑을 하는 건, 심하게 말하면 사람만 안 죽어나가는 싸움과 같다고 하겠다.

음.. 그런데 솔직히 사람이 죽어나가는 일도 아주 가끔 있다.

나도 몇 다리 건너 얼굴 정도 알고 지내던 사람이 자살을 한 경우도 있으니

사랑이란 가장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가

변검처럼 가장 무섭고 잔인한 얼굴로 휘리릭 바꾸기도 한다.


좋아서 깔깔대고 웃다고, 세상 다 가진듯 꿀떨어지는 눈빛을 주고 받다가,

죽일듯이 목소리를 높이고, 무시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온 몸을 데일듯한 용암같은 뜨거움을 내뿜다가

미생물조차 얼려 죽을듯한 칼날 같은 차가움을 내뿜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이란 항상 쉽지 않았다.



사랑 앞에서 멘탈 강한 나 같은 사람도 베이고 상처 받아 쓰라려 하는데

마음 여린 사람들은 오죽할까.. 그런 여린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조언한다.

 

 

 

 

내 사랑의 주인이 되세요.

마음에 온갖 상처를 내는 사랑이라면

그만해도 괜찮아요.

사랑을 하더라도 사라지지 말아요.


따뜻한 격려와 진심어린 조언, 따뜻하고 감성적인 일러스트들과

책 페이지 넘길때마다 마카롱을 닮은 듯한 파스텔 색채들이

사랑에 지친 칙칙하고 무거웠던 마음에 봄 기운을 닮은듯한 화사하고

밝은 색채를 입히는듯 하다.


나는 이 책을 가방 속에 꽤 오랫동안 넣어 다녔다.

까페에서 차 한잔을 마실때, 봄 바람을 쐬러 가까운 야외에 나갔을 때,

가방을 열고 책을 꺼내 짬짬히 읽곤 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지금보다 젊었던 그때 그 시절...내가 갑이었고 을이었던 지난 날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이 나이가 되어 생각해보니..

사랑에 목맬일 하나 없다는 것...

그 당시엔 죽을것 같이 힘든 일도 일년 뒤면 숨을 쉬어지고

삼년이 지나니 피식 웃음이 나더라.

나 자신을 버려가면서 상대방에게 올인 하지 말고 부족하고 모자르지만

내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고 감싸 주는 진짜 사랑을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 마음과 꼭 같은 조언을 하고 있는

"나를 잃지마, 어떤 순간에도"라는 책을 꼭 옆에 끼고 있었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몰라줄때..

내 사랑이 바보 같을때..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때..

이 책을 펼쳐 읽으면 마음 한구석에서 작지만 확실한 위로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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