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너라는 계절 - 한가람 에세이
한가람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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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이소라의 FM음악도시> 막내작가에서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최강희의 야간비행>의 작가로

일하다가 드라마 작가로 글을 써온 한가람 작가의 에세이

[온통 너라는 계절]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사랑에 익숙치 않은 이들의

아픔과 쓸쓸함..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조심스러운 손짓이 느껴졌다.

지난날의 참으로 못났던 내가 기특했던 단 하나.

그렇게 상처받으면서도 늘 끈질기게 누군가를 좋아했다는 것.


이 글이 의미하는 것 처럼 이 책은 사랑에 웃고, 사랑에 설레여하며,

사랑에 베이고, 사랑에 분노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두번다시 사랑따위 하지않겠다는  다짐을 해보지만

동토의 땅이 녹고, 파리하게 여리지만 그 무엇보다 강한 새싹이 돋아나듯

사랑도 얼어 붙은 마음을 녹이고 다시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사랑이란 봄 햇살 같이 마냥 간질 간질 부드럽고

한 여름의 짙푸른을 닮은 농염함을 뿜어내고

가을의 넘치도록 가득함을 자랑하고

겨울의 얼음의 칼날같이 날카롭다.

모든 계절에 머물렀던 사랑은 그렇게 우리들을 미친 사람마냥

웃고 울고 화나고 분노하게 만든다.

내 젊었던 그날 처럼..


내가 겪었던 "너라는 계절"은 지구의 공전 주기에 맞춰 일년에

4계절이 차례대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자전 주기에 맞춰진건지 모든 계절이 하루에, 그것도 순서도 없이

봄,겨울,여름, 가을이 지멋대로 오고 갔다.

변화무쌍한 너라의 계절의 변화에 몹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사랑을 겪는 자들만이 느끼고 누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한가람 작가의 [온통 너라는 계절]이라는 책을 읽으며

나는 라디오 작가였던 그녀의 직업답게 마치 깊은 밤 조용조용 나즈막한 목소리로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밤, 잠 못들어하며 홀로 깨어 있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진한 감성을

살살 긁어대는 이야기..지지리도 진부하고 특별할것 하나 없는 사랑이야기지만

그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와 우리들의 이야기인것이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간다.


그래서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가 젊은 날의 추억속으로

강제 소환 당하곤 했다.

혼동과 실패의 연속이었던 나의 젊은 날..

누군가를 어줍잖게 좋아했고, 사랑받는다 자만했고, 비참하게 깨어졌고,

보잘것 없이 나딩굴었던 사랑이라는 파편들..


사랑이 끝나면 죽을 것만 같지?

그 사람을 끈질기게 욕하며 ​한달만 참아봐.

그딴게 전부가 아니거든.


가만가만 돌이켜 다시 생각해 보면 작가의 말 처럼..

내가 참으로 기특하고 대견했었던 것은

그렇게 상처받으면서도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고

늘 온전한 사랑을 갈구하며 찾았다는 것..

멘탈 갑이었던 내가 정말 대견하여 내가 나를 한번 꼭 안아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너와의 사랑이 끝나도 나는 죽지 않고

너를 사랑했던 그 마음은 다른 사람의 이름이 되고

그때 그렇게 행복했다 믿었던 것들도

사실은 별것이 아니었음을

살다 보니 더한 행복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랑에 대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에 대한 이야기​

작기 한가람의 첫 에세이 [온통 너라는 계절]

응원과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는 책이다.

 

 

추신 : 나는 지금 다시 봄을 맞았어. 그래서 지금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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